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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날씨 좋다. 수업 때리쳐불고 . . . .

이동균 9 1016
오랜만에 모든 것을 잊고 상큼한 봄의 생명을 느껴보는 아침이다.
참 지독한 황사이었다.
고비사막 내몽고에서 밀려오는 흙먼지, 중국때문에 못살겠다고 하지만
남중국쪽밀림에서 만들어져오는 산소를 마시며 고맙다고 인사할 여유가 없는 우리는
역시 지구에 환경 재앙을 만드는 잘 사는 선진국과 함께 책임져야할 나라 가운데 하나다.
조용히 살자. 환경 재앙이 다가오면 조용히 반성하며 감수하자.
큰 놈 대학생되어 지나름대로 게으름을 즐기고 있는데 그 꼴을 못보는 게 우리 한국의 부모들인가?
크게 빗나가지 않고 커 주는 게 고맙긴 한데
어디 부모 욕심이라는 게 거기서 머물면 부모라고 할 수 있나?
몇년전 삼 학년 담임을 했지만 벌써 옛날 일 같다.
작년까지 교문 앞에 내려 주면서 함께 아자! 를 외치고 신천동로를 달렸는데,
개나리와 벌써 화려한  옷을 벗어 가는 벚꽃이 싱그러운 봄의 의욕을 자극한다.
혼자 차에서, 평소에 하지도 않는 아침기도를 해 본다
새삼 조물주의 섭리를 생각하며 좀더 잘 살아야지 다짐을 한다,
1교시다 무슨 이야기를 하나 해 주고 싶은데 하다가, 서두를 꺼냈다.
우리 선조들은 서울 과거를 한번 보려면 보름에서 한 달을 걸어서 한양을 갔는데
선생님은 무궁화나 새마을을 지금 KTX를 타면 한시간 반이면 가는 세상을 산다,
얼마나 편리한 세상이냐,
하지만 그 분들이 보름이나 한달을 걸려 한양가면서
삼천리 곳곳의 사람들과 부대끼고 옷깃을 스치면서 느낀 정서적 풍요로움을  담은 가슴을 가졌는데,
우리들은 너무나 빈약하면서 지식만 가득 담긴 머리를 이고 사는
기형아들이 되어버렸다,
그래도 우리들은 톨스토이의 장편소설 죄와 벌을 밤 새워 읽어 냈었던 인내심은 있었지만
너희들은 톨스토이의 죄와 벌을 인터넷에서 검색해서 요약된 자료를 찾아내어 출력하면
내용도 모르는 숙제가 완성되는 세대를 살고 있다.
게임 하나를 위해서는 마약을 맞듯이 밤을 새지만
장편소설 하나 읽지 못하는 인내심으로 세상을 어떻게 살거냐 걱정이다 라고 거품을 물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선생님이 머리가 크고 가슴이 빈약한 기형아라면,
너희들은 스스로 자신을 지키지 못하면,
가슴은 하나도 없는 허상 지식으로만 가득한 머리만 있는 외계인이 될 것이다.
이 봄이 가기 전에 창밖에 돋는 새순들을
아무 생각 없이 멍청하게 바보처럼 바라보는 여유를 좀 가져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고 분위기 잡고,
한 마디 했다 그래도 잘 듣는 것을 보니 물만 잘 주면 가슴에 감정의 싹들이 돋을 듯하다.

참, 날씨 좋다. 수업 때리쳐불고, 어디 야유회라고 갔으면 좋으련만.
9 Comments
바다 2007.04.03 11:28  
  동감이요. ㅎ
 잘 지내시지요?
심우훈 2007.04.03 11:48  
  전 작년에 아들이 고 3이고  올해는 딸이 고 3입니다.
입시 전쟁 중이지요..
내년만 되면  병원 때려쳐불고.어디 야유회 갈려고 합니다.
완전히 동감 이네요
권혁민 2007.04.03 11:59  
  수업을 팽개치고 싶은 마음은 배우는 학생들이나 가르치는 선생님이나 다 똑 같군요.소시적에 땡땡이라는 거 한번도 안쳐 본 저는 매일 생각만으로 하루에도 열두번은 더 칠겝니다.선생님,앞산이라도 한번 휭하니 다녀 오시지요.달성공원이라도 한번 산책하시지요.-악보집들고서.
박성숙 2007.04.03 12:15  
  나도 장사 때리쳐불고 놀러나 갈까? ㅎㅎㅎ
오경일 2007.04.03 14:10  
  내마노회원 모두 하던일 때려 치우고 권혁민님 말씀 처럼 상암구장으로 모입시다.
도시락 쌀까요?
학창 시절에는 자습시간, 휴강이 그렇게 좋았는데
선생님들도 나른 하고 지칠 때는 쉬고 싶으시겠지요.
시원한 물한잔 드시고 힘내십시오.
요즈음 목련꽃이 한참인데 목련화라도 학생들에게 한곡 들려 주심은 어떠실지?
이동균 2007.04.03 17:18  
  바다님 안녕하셨지라?.
심선상님,병원에서 나가는 환자 무도 닫기전에 노래해분지는 일은 없었으면 쓰겠는디. 대구까지 소문이 다 났심더.
권혁민님 숫자가 별로 반갑잖아서 못봤더니만 좋은 아이디어 내쎴지라. 잘못하믄 튀는 놈들 잔치가 되믄 어찌거나?
박성숙님 그래도 이성을 찾읍시다. 돈을 벌어야지라.
오경일님, 할아버지까지나 되실분이 학창시절 휴강이 그렇게 좋았다는 걸, 아서라 손자가 알기나 하마 클 나지요?
5교시 수업에 하도 자불어 싸서,
개똥벌레 노래에 가지마라 가지마라 대신에
자지마라 자지마라 자지말아라 하다가
CD플레이어 고장나서 자지 . . .자지 . . .자지 . . .하다가 돌아가면 다시
말아라 하니까 복도에서 내 뒤통수 대놓고, 자지 말아라 해싸서.
레파토리를 나훈아의 가지마오 가지마오 대신에
자지 마오 자지 마오 나를 두고 자지를 마오
로 해서 못 따라 하게 하니까
그 때는 더럽게 빨리 배우는기라요. ㅎ ㅎ ㅎ ㅎ.
그 정도를 보면 가곡도 다 할 수 있는데 . .
송월당 2007.04.03 19:29  
  이동균님 안녕하세요?
아침에 잠시 읽어 보고 햇살이 유난히 맑아 저도 바깥에
나가고 싶은 충동을 느껴 공감이 갔었는데
지금 다시 들어와 읽고 웃음을 참을 수 없어 큰 소리로 웃었어요.
대전서 뵙고 무슨 일 하시는지 몰랐는데 선생님이셨군요.
화창한 봄날에 하동에서 반갑게 뵙겠어요.
정문종 2007.04.04 06:59  
  장난감을 갖고서 그것을 바라보고 얼싸안고 기어이 부셔버리는 내일이면 버~얼써 그를 준 사람조차 잊어 버리는 아이처럼 돌 보지,,,,
거기에서 판 걸린것과 같은 이야기네요 *^^*
유열자 2007.04.04 11:17  
  지루한 일상속에서 도망치는것은 정말 기쁘고 신나는 일이지요
모두 때리치불고 놀러가면 어떡해하나 걱정 되게 되네
여러 어르신들 자중하셔야 겠어요
그런 나도 같이 바람쐬러 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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