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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부는 날, 신서중학교에서...

노을 9 1474
3월이 다 가기 전,

봄밤이었습니다.

신서중학교 교정에는 하얀 목련꽃이 어둠을 환히 밝히고 있었습니다.

봄날이라고 부르기에는 좀 쌀쌀한 저녁

검은 투피스가 어울리는 맑고 고운 얼굴에

전혀 낯설지 않은 다정한 미소로 반겨주시는 

아름다운 여인을 만났습니다.

아름다운 분이어서 그리도 아름다운 곡을 쓰셨는지

아니면 아름다운 곡을 만드시는 까닭에 그렇게 고운 모습인지

한 번 따져보았습니다만 답이 없었습니다.

아무튼 배우고 부르고 들었던 그 밤의 노래들로

꽃샘추위에 얼었던 몸과 마음이 다 녹았습니다.

푸짐하게 커서 어젯밤 먹다 남긴 시루떡을 지금 떼어 먹어가며

어제 듣던 노래들 다시 듣고 있습니다.

바이올린 반주가 더없이 감흥을 돋우었던 두 분 성악가의 노래와

어린 승연이의 낭랑한 노래 소리, 동회호원들의 열창과

조금은 어설펐지만 그런대로 정감이 넘치던 급조된 듀엣의 화음까지...

아직도 말랑하고 구수한 시루떡의 맛과 더불어 생생하게 살아납니다.

어린애처럼 즐거워하다 돌아온 것 같습니다.

바람부는 날, 신서중학교에서는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사는 사람들이 꽃보다 더 향기로웠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신정 네거리 지하철 역은 지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너무 높더이다.
9 Comments
이경종(유랑인) 2008.03.25 16:10  
오랫만에 아우 노릇 한겁니가?  ^^
淸想 2008.03.25 17:11  
제가 좋아하는 색의 수국을 올려주신 노을님...
봄날은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고향같은 곡이지요.
담에,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때에도
유랑인님의 풍뎅이 방귀뀌는 소리로 듣고싶습니다.
제 욕심으로...
규방아씨민수욱 2008.03.25 19:14  
예쁜 봄밤의 그림이 그려지는군요...ㅎㅎ
산처녀 2008.03.25 23:57  
언제나 행복한 노을님의 후기를 읽으면서
질투아닌 질투를 느끼는 것은 왼일인지?
꽃샘추위도 녹인 봄밤의 향연
정말 그립습니다.
노을님 안녕하시죠?
소녀같은 맑은 미소가 보고 싶습니다.
권혁민 2008.03.26 16:57  
늘 행사가 끝나고 후기가 올라와야 비로서 음식 다 먹고나서 후식으로 감주나 감식초를 마시거나 과일을 나누어 먹거나 하여 포만감을 누리곤 했는데.......
언제부턴가 후기 올리는 분이 한분 두분 소리없이 사라지기 시작하더니만
급기야 이제는 언제 후기가 있었는가 싶다.
그렇다고 자주 올리던 사람이 또 계속 올리는 것도 읽는 이로 하여금 식상할 수도 있겠구나 망설이던 차에
그런차에 올리신 이 후기 참 맛나게 읽었습니다.
감사한 맘으로 읽었습니다.
우리 모두 "모임후기 쓰는 일에 솔선하고 동참합시다."
장미숙 2008.03.27 12:47  
노을 형님께서 올려주신 소식이
반갑고 고맙습니다~
제가 서울이 집이 아니라서 가장 안타까운 날이
내마음의 노래 가곡교실 날이랍니다~^^
노을 2008.03.27 15:01  
글쎄 동생이라도  신세지거나  별로 귀찮게 하고 싶지 않아 하는 편인데
그날은 날씨가 하도 을씨년스러워서 큰 도움 입었네. 고마웠구만, 유랑인~~

청상님,
봄날을 좋아해서 먼저 김현옥 선생님과 연락하여 악보까지 받아놓고
안 나타나시면 좀 거시기 하지 않으시나요?
회개하고 다음엔 동호회 무대에서
봄날을 꼭 불러주시와요.

규방아씨,
추운 봄밤이었지만 아시다시피 가곡의 열기는
항상 그렇듯이 기대 이상으로 뜨거웠답니다.
정말 언제 한 번 안 오시나요? 아무리 규방아씨라지만 문밖 나들이 좀 하시면 좋을텐데...

산처녀님
달랑, 댓글로 인사 드리기 뭐해서 쪽지 보냈는데 읽으셨는지 모르겠어요.
좀 가까이 계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늘곰님은 더 이뻐(?)지셨던데 그 기운 누님 좀 나누어 주지
않고 뭐하는지 모르겠어요.

권혁민님,
저는 그저 그날의 개인적인 감흥에 겨워 몇 자 올린 것이지  '後記'라고 할 수는 없답니다.
일일이 거론하며 스케치 하듯이 그날의 정경을 묘사해야 되는데
에너지도 딸리고 기억력도 좋지 않아 역부족이거든요.
열심히 캠코더에 담으셔서 시청각으로 후기를 대신해주시지요. 

장미숙 시인님
반가워요.
평택은 저녁나들이 하기에 좀 멀지요.
그래도 가끔 오셔서 장미꽃 같이 화사한 모습
보여주셔요.
저는 가까운 곳에 살면서도 개근을 못하니
할 말이 없지요.
여전하시지요?
조성재 2008.03.28 09:16  
이곳에 올려진 글들과 가끔 올려지는 제 글에 답글 올리신 글솜씨를 보면서
어떤 분이실까 참 궁금했었는데 그 날 뵈어서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요.

하지만... 아직 모습 그려지지 않으니
앞으로도 몇 번이고 인사 드려야 할까 봅니다.

몇 번이고 처음 뵌듯 인사 올려도 이해해 주세요 !
노을 2008.03.28 13:36  
조성재 목사님
지난 번 인사드린 게 세번 째 거든요?
제가 특징없고 평범한 사람임엔 틀림없지만
앞으로 몇 번을 더 인사드려야 저를 알아보실지
기대 만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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