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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 빈집

꽃구름언덕 4 3139
두메 산골 기슭에
조그만 집 한 채
아무도 살지 않은
텅빈 집한채

마당은 풀밭
뒷밭도 풀밭
낮에는
맴맴 매미소리
빈집을 지켜주고

밤에는
계곡물이 노래하며
빈 집을 지켜주고

이집 식구들은
언제나 오나
다람쥐도 궁금해
마루에 놀다간다

서쪽 산위에
해는 웃고 있는데

눈 감으면
샛별처럼 떠 오르는
외로운 그집




* 운영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4-01-02 18:42)
4 Comments
가객 2004.01.02 22:10  
  산골의 빈집...
이제는 인적은 다 사라져 가고
풍우만이 그 집을 지키기에 못내 스러져 가는 그 빈집...

二間의 초옥이라 하더라도 차라리 그 빈집에서
여명의 빛살을 받을 수 있도록 남으로 창을 내 놓고
그저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기실 이것마저도
그 빈집과 더불어 한갓 스러져 가고 있는 허랑한 옛꿈이
되어 버린 것같습니다.
평화 2004.01.02 23:14  
  아! 나는 산골 그 빈집에서
사랑하는 사람이랑 밤을 지새며
청마와 정향을 이야기하고
에드가 앨런포우의 애너벨리를 읊고 싶어라

이른 아침 동이트면 논밭에 나가
욕심없이 땀흘리며 일을 하고 새참을 먹고
느티나무 그늘 아래서 사랑의 노래 부르며
캔바스에 사계절의 흔적과 추억을 담고 싶어라

노을이 지는 저녁 무렵이면 일손을 놓고
사랑하는 그이와 손을 맞잡고 집으로와
아랫목에 장작으로 군불을 지피고
굴뚝에 모락모락 하얀 연기를 피어올리고 싶어라....

꽃구름언덕님! 아직 저는 계곡물이 노래하며
빈집을 지켜주는 그곳에 가리라 꿈을 꿉니다.



꽃구름언덕 2004.01.03 19:01  
  세분의 빈집의 대한 상념이 각기 다른 색감입니다.
흘러가 버린 세월과 마음의 공허는
철이 들어가는 어른의 생각이겠지요.

자연으로 회귀하고픈 사람들!
사상이나 신념같은 것으로라도 이제 마음속에 빈집 하나 지을일입니다.
너무 많은 정보와 생각의 과부화속에 사는
현대인들의 마음에 빈집이 있고  그곳에 샛별떠오르고
옹달샘 흐른다면 타의에 의해 밀려 온 것 같은 생각이 좀 흐려질까요?

가객님! 평화님! 권선생님! (닉네임을 바꾸셨으면 해요 ㅎㅎ)
실제 평화님이 얘기하는 그리 아름다운 빈집이던
사상누각이던 마음이 쉴 수 있는  공간 하나쯤은
새해엔 마련하고 살아 가야겠어요.
누구나 마실와도 반갈수 있는......
감사합니다.


장미숙 2004.01.03 19:23  
  그러네요. 시인님의 말씀대로 새해에는 번화한 일상에서 잠시 비켜 쉴 수 있는 빈 집 한 채~ 마음한켠에 지어두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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