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1 2 3 - 박원자
잠 1
밤마다 오던 이
삼경에도 오지 않아
생각에 빠졌는데
왜 잠을 안 자느냐
묻는 이 있어.
그 놈이 아직 안 와
못 잔다고 대답하네
그 놈이 오길 기다리다
그만 잠이 들었네
잠 2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체면도 모르는 놈
천하장사도 다 때려눕히는
이 세상에서 제일 힘이 센 놈
기다리면 오지 않고
쫓아버리고 싶을 땐
떠날 줄 모르는 심술궂은 고놈
눈을 뜨면 저만큼
달아나버린 무정한 놈
잠 3
칠흑같은 어둠 속에 흐르는
루비콘 강도 건너갔다 되돌아오는
아주 용감한 놈
망각의 세계로 인도하고
온 세상을 다 정복하고
천하를 다 주다 빼앗아버리는
간사한 놈
잠은 산(生)자의 무덤
그리고 산자의 끝없는 부활
밤마다 오던 이
삼경에도 오지 않아
생각에 빠졌는데
왜 잠을 안 자느냐
묻는 이 있어.
그 놈이 아직 안 와
못 잔다고 대답하네
그 놈이 오길 기다리다
그만 잠이 들었네
잠 2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체면도 모르는 놈
천하장사도 다 때려눕히는
이 세상에서 제일 힘이 센 놈
기다리면 오지 않고
쫓아버리고 싶을 땐
떠날 줄 모르는 심술궂은 고놈
눈을 뜨면 저만큼
달아나버린 무정한 놈
잠 3
칠흑같은 어둠 속에 흐르는
루비콘 강도 건너갔다 되돌아오는
아주 용감한 놈
망각의 세계로 인도하고
온 세상을 다 정복하고
천하를 다 주다 빼앗아버리는
간사한 놈
잠은 산(生)자의 무덤
그리고 산자의 끝없는 부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