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했던 산 깊은 곳에서 불물이 흘러나왔다.
도저히 그럴 수 없을 것 같은 거의 죽은 거나
마찬가지인 돌로 가득 찬 나무도 나지 않는 산에서
조금씩 새어나오던 불기운이 활활 타올랐다.

조심스레 그 모습을 멀리 숨어서 지켜보던 은색 별이
서서이 흥분의 몸짓을 하고 그 불쪽으로 다가갔다.
잘못하면 불에 타 다 녹아내릴 것만 같았다.
별이 다가오자 불물이 별의 따스함에 맞추어
자신이 뿜어내던 뜨거움의 높낮이를 조절하고
호스에서 나오는 듯한 지하수의 강렬함으로
다가오는 별에게 은근한 제스처를 띠며 소리질렀다.

화산은 뜨거운 불물로 은색 별의 온 몸에 세례를 베풀고,
별은 그에 맞춰 다양한 동작을 취해 기쁨을 서로 나누었다.

그렇게 화산과 별은 하늘과 땅을 오가며 이따금 만나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