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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목소리에 저승사자가 방울을 달았다

김형준 3 771
무슨 일이 있었나 즐거운 크리스마스 여행에서
며칠만에 듣는 목소리에 기운이나 따스함이 없다.
"거의 죽을뻔 했어!"
그 한 마디가 뇌에 쥐가 오르게 하고 말았다.
왜, 어째서?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알 수가 없다.
누군가가 전화 통화를 가로막았다.
더 이상 대화를 나눌 수가 없었고,
그 이후에도 소리와 소리의 만남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 세상에서 떠난 것일까.
알 수가 없다.
달리 뾰족한 수가 없어 그저 막막한 마음으로 시간을 불태우고 있다.
살아 있는 걸까.
쉬이 가지는 않을텐데.
교통사고가 났나.
강도가 들었나.
누군가에게 구타를 당했나.
무슨 일이 있었음은 분명하지만 알 수가 없다.
그것이 나로 하여금 매우 큰 궁금증을 안고 살아가게 하고 있다.

연락이 안 되더라도 괜찮다.
그저 살아만 있으면 한다.
언젠가는 다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겠지.
죽음이 아직 그를 데리고 가지 않았다면.
제발 빛의 세계에서 조금만 더 머물러 있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다.
3 Comments
김형준 2008.01.15 00:30  
있었다. 이승에. 아직은 가지 않고 서성이고 있다.
가버렸다. 몇 초 사이에 자신의 존재만 확인시켜 주곤.
있으나 없으나 마찬가지 였던가. 역시 그랬나!
오지 않을 것이다. 가지도 않을 것이고.
그저 조금 더 그렇게 멀리서 듣다가 안개 속으로 묻힐 것이다.
김형준 2008.01.18 04:11  
보다 강해진 목소리를 들으니 일단 크게 반가왔다.
쉬이 가지 않을 모양이다.
우리들은 늘 무언가와 투쟁을 하기도 하고, 사랑을 하기도 한다.
내가 아프다고 상대방을 미워하면 안 되겠다.
쉽지는 않지만, 아니 아주 어렵지만
상대방의 눈으로, 상대방의 생각으로 각 상황들을 대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것이 나를 넓게 하고, 크게 하고, 깊게 하는 일이다.

조용히 묵상에 잠기어 내 속의 나와 대화를 나누자.
어느 종교에 속해 있지 않더라도 상관 없다.
깊은 곳에서 내게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자.
그것이 우리의 진정한 자아를 일깨울 것이다.
김형준 2008.01.21 12:34  
가야 한다. 어딘가로. 누군가에게로
믿음을 충분히 가질 수 있는 그에게로
믿음을 충분히 줄 수 있는 그녀에게로
파벌을 만드는 사람들은 다 그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외롭지 않기 위해서, 보다 많은 것을 가지기 위해서

보고 싶지 않은 사람을 자주 보는 것도
보고 싶은 사람을 자주 볼 수 없는 것도
다 괴로움이요 슬픔이지만
그래도 이제는 이 모든 것에서 자유롭고
보다 더 넓고 깊은 세계로 나아가기 위해 발버둥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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