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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밤 공원길을 산책하니......

아르보 4 794
11월 첫주의 일요일 저녁 늦은 시간 아내와 함께
우리 아파트 옆 공원을 산책하며 이런 일 이 있었습니다.

== 낙엽 ==

조락의 계절에 접어든
이른 11월의 늦은 밤이
조용히 깊어간다.

파르스름한 가로등 불빛 아래로
떨어지는 낙엽들이
사그락 거리며
저마다의 존재를 알리느라 
실바람에도 아우성이 대단하다.

지난 여름 무성하게 어울려
따가운 햇살도 막아주고
모진 태풍도 이겨내 주던 이파리들을
이제는 미풍에 조차 떨구어 보내고
솜이불 하얀 눈 꽃 송이를 맞을 채비를 
하느라 분주한 나무야.

너는 지금 어떤 심정으로
그 들을 보내고 있니?
시집보내는
어미의 마음일까?
아니면 부모를 떠나보내는
자식의 심정일까?

그냥 나오는 대로 몇 마디 읊으니
옆에 있던 내 아내의
멋지고 기막힌(?) 화답이 들려왔다.

"수북히 쌓인 저 낙엽들이
만 원짜리 지폐라면 얼마나 좋을까"
...........
......중략

그러자 내 눈 속에서는 벌써
공원 오솔길에 예쁘게 쌓이는
낙엽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아무렇게나 거리를 뒹굴면서
청소부 아저씨를 귀찮게 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내일 해야 할 일들과
현실의 고민이 하나 둘 밀려왔다.


거리에 낙엽들이 많이 뒹굴고 있죠?
님들의 멋진 낙엽 단상을 기대해봅니다.

4 Comments
바다 2003.11.03 14:15  
  아르보님의 글을 읽고 금방 샘이 나네요
 
저도 남편과 함께 그런 공원을 걸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저는 어제 남편과 광주 근교 동복댐과
광주댐 주변을 돌고 왔습니다

너무나 화창한 가을 날씨 아름다운 단풍
모두가 하느님이 주신 선물...

아주 멋진 잉꼬보부부이시군요
당연히 그러실 줄 알았습니다.

시월의 마지막 밤도 멋있게 보내시고
가을 낙엽지는 밤거리도 함께 걸으시는
다정한 모습이 너무나 보기가 좋군요

그런데 불행히도 그 낙엽이 지폐가 아니란것...
 
멋진 글 잘 읽었습니다.
종종 이런 글 읽게 하여주시길 빌면서 더욱 더
 두 분의 사랑이 무르익어가시길 빕니다.

장미숙 2003.11.04 20:32  
  아르보님!
너무나 재미있는 글에 덩달아 행복한 마음입니다.
재치있는 사모님의 말씀에 저도 동감이에요^^
가을이 더 깊어지기 전에
행복한 데이트 많이 하세요~

음악친구 2003.11.05 22:42  
  분명 가을은 깊었고 시월의 마지막 밤도 지났는데
난 아직 낙엽을 밟아보질 않았네요
무관심이 아니구 삶의 여유가 없었나봐요

낼 아침 일부러라도 산책을 해야겠어요
이 가을이 가버리기 전에~

아까 2003.11.05 23:04  
  아르보님.
아까 위로 좀 해 주세요.
토요일, 일요일엔 항상 뒷산을 올랐는데. 우리 서방님이 거의 몇주째 꼼짝을 않고 있습니다.
오십견이 와서  산에가서 미끄러지기라도 할까봐 겁을 먹고 나서질 않아요.
전 솔직히 에너지가 많아서 에너지를 좀 발산해야 하는 사람인데.

요즈음 우리 서방님. 새벽 4시면 일어납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엔 3시에 일어나네요.
팔이 너무 아파서.

제일 먼저 내 마음의 노래를 열고 아르보님이 추천해 주신 그대 내 사랑아. 사랑의 노래, 그리운 사람아 등 매일 메뉴를 바꿔 가며 음악을 들려주며 팔, 어깨를 주무르며 아침을 맞이 합니다.

평상시에도 립 써비스는 워낙 잘 하는 남잔데.
새벽부터 맛사지를 받으니 립 서비스에  엄청 신경을 더 쓰네요.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고.
우리 남편 입이 이뻐서 잘 봐주고 있습니다.

정신없이 사느라 낙엽 한번 밟아 보지 못했어요.
내일은 먼 산이라도 바라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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