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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마지막 날에

深穩 10 789
나에게 있어서 11월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지요.
60여 년 전 내가 태어났던 달이기도 하고, 바로 2년 전에는 둘째 사위의 강권으로 받게 된 건강검진 결과, 놀라운 소식을 듣고 위를 절제해야 했던 달이기도 하지요. 공교롭게도 내 생일 전날 수술을 했기에, 회갑 날 새로 태어난 셈이 되었구요. 이렇게 보면 11월은 내가 감사해야 할 의미가 있는 달이지요.
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나에게 커다란 아픔을 가져다 준 11월이기도 하답니다. 새 천 년이 시작되던 해, 너무 일찍 하느님의 부름을 받은, 우리 부부가 아끼고 사랑하던, 착하디 착한 큰 사위(니콜라오) 가 태어난 날도 11월이라는 게 그 이유죠. 그래서 큰 딸에게는 해마다 슬픈 ‘뻬뻬로 데이’가 됐고, 그런 딸과 초등학교 3학년인 외손주를 바라보는 나에게는 마음이 아픈 11월이 될 수 밖에 없었지요.
하지만 흐르는 세월은 모든 걸 희석시키는 마법을 가지고 있는지, 니콜라오의 생일 전날, 그 애의 발치에 나무 두 그루를 심어주고 돌아오는 길은 예전에 비해 한결 마음이 덜 무거웠답니다. 이러다가 언젠가는 아주 까맣게 잊을 수 있게 될지 모르지만, 그렇게 된다면 그것이 축복일지 끔찍한 일일지 구분이 잘 안 되는군요.
아뭏든 이제 나는 건강을 되찾았고, 12월에는 뒷동산을 돌면서 익힌 서툰 솜씨로 우리 가곡을 불러보고 싶어지네요. ‘위를 쳐다 보면서 절망하지 않고, 아래를 내려다 보면서 교만해지지 말고, 오늘 하루의 삶을 감사하면서, 내일의 희망을 품고 사는 것이 행복’이라는 내 친구의 말을 되새기면서……
10 Comments
김형준 2005.11.30 09:01  
  아픔이란 심술궃은 손님이
11월에 님의 삶에 찾아들었었군요.
님에게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또한 생신을 축하드립니다.
제 마음 속의 그림에 케이크를 놓았습니다.
그냥 큰 초 6개만 꽂을렵니다.
님의 마음은 사실 4, 50대 일것 같습니다만
굳이 육체의 연령을 말씀하셔서 그렇게 했습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님의 생일을 축하합니다.!'
이렇게 생일 축하 노래도 불러 드립니다.
이제 소원을 비시고, 촛불을 부드러이 꺼보세요.
좀 기분이 좋아지셨나요?
-------
늘 기쁜 일만 있으리라 믿었는데
행복하기만 하던 나의 삶에
아픔과 슬픔이 왔다.

오랜 시간을 아파했는데
하늘에서 선물을 주셨다.
내가 아프다 보니
다른 이들의 아픔을 이해하게 되었다.

날 아끼고 사랑해주는 이들이
내 곁에서 나의 위로가 되어주었듯
이제 나도 누군가에게
위로 전하고, 따스한 말 나누는
자그마한 나눔 실천하고 싶다.
노을 2005.11.30 13:09  
  심온님에게(획이 잘 안보여 제가 잘 읽은 건지 모르겠어요)
축복과 아픔이 같이 한 11월의 마지막날이군요.
심온님의 글과
진정이 서린 따뜻한 김형준님의 댓글에
오늘 추위가 무색합니다.
늘 바빠서 들어왔다만 가곤 했는데
여기
하도 따뜻해서 동참하고 갑니다.
심온님 힘내세요.
김형준님 제가 다 감사합니다. 
바다 2005.11.30 13:42  
  심온님!
언제나 슬픔과 행복은 공존하는 거 같아요.
이제 슬픔도 점점 희석되다보면 다른 일로 기쁨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내마노도 사랑해 주시고 ...
다음에  또 뵐 게요.
산처녀 2005.11.30 19:59  
  심온님 생신 축하 드려요 .
기쁨 뒤에는 슬픔이 찾아와 항상 공생한다 하더니 심온님의 11월은 그러하군요 .
저도 젊은날에 사랑하는 친구를 먼저 보내고 많은 눈물과 회한에 젖은때가 있었답니다 .
시간이 흐른다고 모두 잊기에는 아쉬움이 크답니다 .그냥 세월에 맞기는수 박에요 .
산처녀 2005.11.30 20:00  
  제게도 11월은 기억의 달이랍니다
深穩 2005.12.01 06:29  
  김형준님 고맙습니다. 따뜻한 님의 마음이 저한테 확연하게 느껴집니다. 가곡 부르기에서 열창하시는 모습 보았지요!!
노을님, 반갑습니다. 모짜르트 까페에서 동요를 부르시던 모습이 눈에 선하군요.
바다님, 28일에는 만나지 못해 섭섭했었는데........ 하긴 제가 징검다리 출석으로 참여도가 저조한 탓에 자주 뵙지 못하지만........
산처녀님 감사합니다. 가끔은 가곡교실에서 마주쳤을텐데...... 요담에 만나서 인사 드릴께요.

사실, 저는 위를 절제한 후부터, 내가 살아가면서 감사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님들께서 염려하시는 것보다는 밝게 낙천적인 사고를 하면서 생활하고 있답니다.
수패인 2005.12.01 09:35  
  항상 긍정적인 자세로 건강을 유지하시고 오래토록 행복하세요.
만일 쌓였던 스트레스가 있으면 가곡부르기로 푸시구요 *^**
해야로비 2005.12.01 09:35  
  가곡교실에서 뵌 모습은...
무척 건강하신 모습으로 기억이 됩니다.
늘....운동도 꾸준히 하고 계신다고 하셨구요.
12.12때 노래 하시고 싶으시다고 하신것 같은데...
우리가곡 애창본부에 신청을 해 놓으세요~~
낙천적인 사고를 하면서 생각하셔서 그럴까요?
밝고 건강하신 모습이 참 좋았습니다.~~
이제....12월이네요~
유랑인 2005.12.01 11:29  
  심온님의 다사한 11월이 지났습니다.
적지않은 세월을 살아오시면서
하 많은 행 불행을 스쳐지나 보내셨겠지요..

그런 세월 속에 낙천적 사고로 귀결된
심온님의 여생에 큰 기쁨이 함께하시길 기원합니다.

활기찬 12월이 열리시기를~~
深穩 2005.12.01 16:23  
  수패인님, 해야로비님, 유랑인님!
고맙습니다.
여러분들의 따뜻한 격려 잊지 않고,
건강한 가운데 밝은 모습으로 자주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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