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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박자 사랑은 가라!

김형준 2 794
                      엇박자 사랑은 가라!     
                      (Go, One-sided Love!)
                                                            김형준

사람은 나이가 들면 들 수록 서로 취미가 비슷하고
성향이 유사한 사람들끼리 시간을 함께 하게 되는 것 같다.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함께 모여 산으로,
사진찍는 것을 좋아하는 이들은 함께 모여 근사한 곳으로
골프 좋아하는 이들은 팀을 짜서 필드에 나선다.
오페라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동호회 만들어 함께 모여
오페라 DVD도 감상하고 실제 공연에도 더불어 가곤 한다.

가곡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함께 모여 발성도 연습하고,
어울려서 즐겁게 가곡을 부르기도 하고 듣기도 한다.
가요를 좋아하는 이들도 함께 수업을 하기도 하고,
노래방에 어울려 가서 즐거운 시간을 부르기도 한다.
함께 어울려서 동일한 취미를 즐기는 것은 보기가 좋다.

다들 좋아하는 것이 일치해서 모여 같은 취미를 즐기는
것이 요즈음 매우 활성화 되어 있는 취미 동호회이다.
애석한 것은 가끔 엇박자 짝사랑을 하는 이들을 볼 수 있다.
유사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엄연히 다른 취미들인데
늘 함께 하기를 요구할 때에는 거절하기가 쉽지 않다.
오페라 동호회는 오페라를 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것이다.
헌데 뮤지컬에 빠진 어느 사람이 그 동호회에 참석하기 시작했다.
오페라를 보기 위해 만든 모임인지라 그 곳에 오는 이들은 늘
오페라를 볼 것을 기대하고 그 모임에 오곤 했다.
어느 날 부터 이 사람은 뮤지컬도 볼 것을 주장하기 시작했다.
물론 이 모임에 나오는 사람들 중에 여러 명이 뮤지컬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허나 대다수의 회원들이 이 모임에
나오는 것은 오페라를 사랑해서 오페라 감상을 위해서였다.
헌데 아닌 밤중에 홍두깨인가. 오페라 동호회에 뮤지컬이라니.
안하무인격으로 뮤지컬을 자꾸 보자고 생떼를 쓰니
참 어쩔 도리가 없다. 게다가 뮤지컬 DVD를 자신이 손수
가져 와서 그것을 틀어달라고 요구한다.
어쩌다 한, 두 번도 아니고 자주.
 
그것은 객관적으로 볼 때 어거지를 쓰는 것이 아닌가 싶다
뮤지컬을 사랑하여 함께 모여 뮤지컬을 보는 동호회들도 있다.
이 사람은 뮤지컬을 사랑하니까 뮤지컬 모임에 가면 될 것이 아닌가.
오페라 동호회에 와서 뮤지컬 보자고 생떼를 쓰면 어떻게 하나.
회원들이 워낙 점잖다 보니 말도 못하고 속으로만 끙끙 댄다.
분명 오페라와 뮤지컬은 크게 보면 둘 다 음악이라는 범주에 속한다.
허나 엄연히 이 둘은 서로 다르다. 고로 동호인들도 다를 수 있다.
오페라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오페라 동호회에 가면 되고,
뮤지컬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뮤지컬 동호히에 참석하면 될 것 같다.
물론 년중 특별 행사로 서로 다른 장르의 것을 취급할 수도 있겠다.
허나 평상시 회원들이 원하는 것과 전혀 다른 것을 해달라고
모일 때 마다 요구하는 것은 곤란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도 뮤지컬은 그나마 좀 나은 편이다.
만일 오페라 동호회에 와서 맨날 록 뮤직이나, 힙합을
틀어달라고 떼를 쓴다고 해보라. 그와 반대로 록 뮤직만을
듣는 동호회에 와서 오페라나 뮤지컬만 틀어달라고 요구하는
모습도 상상해보라. 참 보기가 민망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우리들의 사랑과 우정도 이와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남녀간의 사랑도 상호간에 이해하고 포용할 수 있어야 오래 간다.
하룻밤의 애틋한 장님 사랑이야 서로를 좀 모르면 어떠랴.
그저 외로움에 잠시 만났다 다시 남남이 되어버리면 그만인데.
하지만 만남을 오래 지속하는 관계가 되려면 서로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싫어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파악해야 한다.
처음 만났을 때 취미가 서로 달랐더라도 함께 시간을 자주
보내기 위해서는 공통적인 취미를 개발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한 쪽만 좋아하고 다른 한 쪽은 관심이 없는 것을 자꾸 고집하는 경우
그 만남은 오랫동안 유지되기 어렵고, 함께 즐거움을 나누기도 힘들다.

우정이란 것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아무리 같은 고등학교, 대학교
동기동창이라도 자주 만나게 되는 친구가 있고, 일년에 한 번도
잘 만나게 되지 않는 친구들도 있다. 왜 어떤 친구들은 자주 만나고,
다른 친구들은 그렇지 않을까. 물론 각 개인들마다 다들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서로 마음이 맞기 때문일 것이다.
다른 친구와는 자주 만나면서 자신과는 잘 안 만나 준다고 누군가
하소연한다고 해서 그것이 쉽게 바뀌겠는가. 서로 성향이 다르다면...
늘 만나야 좋은 친구가 있고, 뜨문뜨문 만나야 적합한 친구가 있다.

음식도 그와 똑같은 것이다. 늘 먹는 음식이 있는 반면, 가끔 외식을
하는 음식도 있는 것이다. 클래식 매니아라고 해서 재즈나 발라드
같은 음악을 전혀 듣지 말라는 법은 없다. 허나 클래식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래도 음악을 듣는 경우 클래식을 주로 듣게 되는 법이다.
재즈를 더 자주 듣게 되는 경우 그 사람의 음악에 대한 취향이
바뀌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짝사랑도 박자와 리듬을 맞추면서 해야 그나마 봐줄 수 있겠다.
이루어지지 않을 사랑이라면 자신만이 맘 속에서 조용히 사랑하면
그뿐이다. 사랑하는 대상에게 피해를 주지 않아도 되고, 크게 상처를
입거나 입히지 않을 것이다. 상대방은 아무런, 또는 거의 관심이
없는데 '들이대기식'의 사랑을 일방적으로 강요를 하는 것은
둘 다 곤란한 상황에 빠지게 만들 수도 있다. 서로 사랑하는 것은
너무도 보기에 좋다. 국경을 넘어서, 여러 가지 사회적 편견을
극복하고 이루어내는 사랑은 아름답다. 허나 일방적인 사랑은
잘못하면 '스토커적인' 집착에 빠지게 된다. 내가 사랑하는
그 사람에게 너무도 심신에 괴로움을 주고, 내 자신도 크게
상처를 입고 끝난다. 서로 좋게 시작한 사랑도 하물며 안 좋게
끝나는 경우가 빈번한 데 '스토커식' 짝사랑이야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상대방이 과연 내가 지닌 것과 같은 사랑 내지는
호감을 가지고 있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탱고를 남녀가 같이 추는데 서로 박자가 엇갈려서 엇박자로
계속 왔다갔다 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자. 각자 춤을 잘 추더라도
조화를 못 이루는 경우 그 탱고는 엉망으로 보일 수 밖에 없다.
차라리 솔로 춤을 각자 추는 것이 아름답게 보일 것이다.

엇박자 짝사랑을 하는 사람은 참 안 된 모습을 우리에게 보인다.
말리자니 마음에 상처를 입을 것 같고, 그렇다고 그냥 두자니
삶이 피곤하고 힘들다.

본인이 그것을 잘 깨달아서 짝사랑은 그만 두고, 자신을 사랑해주고
자신도 상대방을 사랑하는 그런 조화로운 사랑을 찾아 떠나면
그것이 최선일 것이다.
 
물론 짝사랑도 때론 참 순수하고 아름다울 수 있다.
또한 그러한 짝사랑이 상호간의 진실된 사랑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시간이 흐르다보면 짝사랑으로 끝날 것인지 아님 서로를 아끼는
따스한 관계로 발전할 지는 본인이 잘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그저 짝사랑으로 끝날 관계인 것으로 판명이 되면,
나 자신을 위해서도, 내가 사랑하고 아끼는 이를 위해서도
조용히 물러나 주는 것이 보다 지혜로운 길이 아닌가 싶다.
상대방이 싫다고 하는데 자꾸 일방적인 사랑을 강요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관심도 없는 사람에게 집착하는 것은 흉하다.
특히 '스토커식'의 '들이대기' 엇박자 짝사랑은 가슴 아픈 일이다.
 
2 Comments
바 위 2006.04.22 02:51  
  엇 박자  順貞 알기  참으로  힘들더니

꿀 벌의 날개소리  부지런함 쏘였다오

앗 따궈  울어도 아픈  그리운맘 세상 사
김형준 2006.04.22 13:37  
  짝있는 사랑 짝사랑
짝없는 사랑 짝사랑
    마음 함께 모아 둘 사랑
  부딪칠 손 없는 홀 사랑

마주 볼 얼굴 속의 미소
빈 허공 봐야만 될 실소
  만나고 또 만나도 기쁜 사랑
  만나면 만날 수록 아픈 사랑
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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