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본다는건..
얼마전 어린왕자를 다시 읽었어요.
조금 나이 어려서 읽을때와는 또다른 매력이 느껴지더군요..
요즘처럼 '보임'이 중요하게 느껴지는 세상에서 마음으로 본다는건.. 쉽지 않죠?
그리고 마음으로 볼만큼 마음에 여유가 있지도 않고..^^
참.. 슬픈 현실이긴 해요.. 사실 보이는게 다는 아닌데..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안보이는건 아닌데..
조금만 마음에 빈공간을 남겨두고 세상을 본다면.. 또다른 새로운
무언가가 보이는데.. 그죠?
결국 사랑이 존재하면 마음으로 보이는게 아닐까요?
"사랑하면 알게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는 것은 전과같지 않으리라"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서문에 있는 글인데..
글쎄.. 마음에 조금씩 여유를 가지고 따뜻하게 살았으면 좋겠네요..
말이 너무 길었네요..^^ 죄송합니다..
밑에 글은 서강대 영문과 장영희 교수가 조선일보 '고전의 숲 문학의 바다'에 쓴 글의 부분을
옮겼습니다.
1943년 출간된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는 장으로 따지면
동화의 범주에 속하지만 내용으로 보아 어른에게 더욱 걸맞은 책이다.
어느날 사하라 사막 한가운데 불시착한 비행사가 이상스러운 복장의 어린 아이를 만난다.
그 소년은 아주 작은 소혹성의 왕자였다.
투정만 부리는 장미꽃을 별에 남겨 두고 여행길에 오른 왕자는
여섯 개의 별 - 각기 명령할 줄밖에 모르는 왕 (남에게 군림하려고만 드는 어른),
남들이 박수 쳐 주기만을 바라는 허영꾼(허영 속에 사는 어른),
술을 마시는 게 부끄러워 그걸 잊기 위해 술을 마시는술꾼(허무주의에 빠진 어른),
우주의 5억개 별이 모여있는 상인 (물질 만능주의의 어른) ,
1분마다 한 번씩 불을 켜고 끄는 점등인(기계 문명에 인간성을 상실한 어른),
아직 자기별도 탐사해보지 못한 지리학자(이론만 알고 행동이 결여된 어른) 가 사는- 을
순례하고 지구에 왔다.
어린 왕자는 우연히 아름다운 장미가 가득 피어 있는 정원을 보고
지금까지 단 하나의 장미를 갖고도 부자라고 생각했던 자신이
초라해져서 그만 풀밭에 엎드려 울고 만다.
너무 쓸쓸한 나머지 여우에게 친구가 되자고 제안하자 여우는
아직 '길들이지' 않아서 친구가 될 수 없다고 말한다.
"내게 넌 아직 다른 아이들과 다를 바 없는 한 아이에 불과해.
하지만 네가 날 길들인다면 우리는 서로를 필요로 하게 되지.
내겐 네가 이 세상에서 오직 하나밖에 없는 존재가 될 거야.
만일 네가 날 길들인다면, 마치 태양이 떠오르듯 내 세상은
환해질 거야. 나는 다른 발자국 소리를 알게 될 거구. 저길 봐!
밀밭이 보이지? 난 빵을 먹지 않으니까 밀밭은 내게 아무 의미가 없어.
그건 슬픈 일이지. 그러나 넌 금빛 머리칼을 가졌어
그러니까 네가 날 길들인다면 밀은 금빛니니까 너를 생각하게 할거야.
그러면 난 밀밭을 지나가는 바람소리도 사랑하게 되겠지.
만약 네가 오후 네시에 온다면, 난 세 세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더 행복해질 거야. "
작별 인사를 할 때, 여우는 선물로 비밀을 하나 가르쳐 준다.
"내 비밀이란 이런 거야. 제대로 보려면 마음으로 봐야 해.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는 보이지 않거든."
어린 왕자는 마음을 쏟아 '길들인' 장미의 소중함을 기억하고
다시 자기 별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