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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 본다는건..

강하라 3 787


얼마전 어린왕자를 다시 읽었어요.
조금 나이 어려서 읽을때와는 또다른 매력이 느껴지더군요..
요즘처럼 '보임'이 중요하게 느껴지는 세상에서 마음으로 본다는건.. 쉽지 않죠?
그리고 마음으로 볼만큼 마음에 여유가 있지도 않고..^^
참.. 슬픈 현실이긴 해요.. 사실 보이는게 다는 아닌데..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안보이는건 아닌데..
조금만 마음에 빈공간을 남겨두고 세상을 본다면.. 또다른 새로운
무언가가 보이는데.. 그죠?
결국 사랑이 존재하면 마음으로 보이는게 아닐까요?
"사랑하면 알게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는 것은 전과같지 않으리라"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서문에 있는 글인데.. 
글쎄.. 마음에 조금씩 여유를 가지고 따뜻하게 살았으면 좋겠네요..
말이 너무 길었네요..^^ 죄송합니다..
밑에 글은 서강대 영문과 장영희 교수가 조선일보 '고전의 숲 문학의 바다'에 쓴 글의 부분을
옮겼습니다.


1943년 출간된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는 장으로 따지면
동화의 범주에 속하지만 내용으로 보아 어른에게 더욱 걸맞은 책이다.
어느날 사하라 사막 한가운데 불시착한 비행사가 이상스러운 복장의 어린 아이를 만난다.
그 소년은 아주 작은 소혹성의 왕자였다.

투정만 부리는 장미꽃을 별에 남겨 두고 여행길에 오른 왕자는
여섯 개의 별 - 각기 명령할 줄밖에 모르는 왕 (남에게 군림하려고만 드는 어른),
남들이 박수 쳐 주기만을 바라는 허영꾼(허영 속에 사는 어른),
술을 마시는 게 부끄러워 그걸 잊기 위해 술을 마시는술꾼(허무주의에 빠진 어른),
우주의 5억개 별이 모여있는 상인  (물질 만능주의의 어른) ,
1분마다 한 번씩 불을 켜고 끄는 점등인(기계 문명에 인간성을 상실한 어른),
아직 자기별도 탐사해보지 못한 지리학자(이론만 알고 행동이 결여된 어른) 가 사는- 을
순례하고 지구에 왔다.

 
어린 왕자는 우연히 아름다운 장미가 가득 피어 있는 정원을 보고
지금까지 단 하나의 장미를 갖고도 부자라고 생각했던 자신이
초라해져서 그만 풀밭에 엎드려 울고 만다.
너무 쓸쓸한 나머지 여우에게 친구가 되자고 제안하자 여우는
아직 '길들이지' 않아서 친구가 될 수 없다고 말한다.

"내게 넌 아직 다른 아이들과 다를 바 없는 한 아이에 불과해.
하지만 네가 날 길들인다면 우리는 서로를 필요로 하게 되지.
내겐 네가 이 세상에서 오직 하나밖에 없는 존재가 될 거야.
만일 네가 날 길들인다면, 마치 태양이 떠오르듯 내 세상은
환해질 거야. 나는 다른 발자국 소리를 알게 될 거구. 저길 봐!
밀밭이 보이지? 난 빵을 먹지 않으니까 밀밭은 내게 아무 의미가 없어.
그건 슬픈 일이지. 그러나 넌 금빛 머리칼을 가졌어
그러니까 네가 날 길들인다면 밀은 금빛니니까 너를 생각하게 할거야.
그러면 난 밀밭을 지나가는 바람소리도 사랑하게 되겠지.
만약 네가 오후 네시에 온다면, 난 세 세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더 행복해질 거야. "

작별 인사를 할 때, 여우는 선물로 비밀을 하나 가르쳐 준다.
"내 비밀이란 이런 거야. 제대로 보려면 마음으로 봐야 해.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는 보이지 않거든."
어린 왕자는 마음을 쏟아 '길들인' 장미의 소중함을 기억하고
다시 자기 별로 돌아간다.



3 Comments
김형준 2005.10.27 01:19  
  어린 왕자야! 네 별에 다시 돌아가서 잘 있니?
내가 한 번 놀러가도 돼? 네가 사는 별에도
이젠 친구가 몇 생겼니? 나도 내가 사는 이
행성에서 사는 것이 피곤하고 힘들 때가 있어.
그렇지만 이 푸른 별에 살고 있는 한 혼자서
살기는 참 어려운 것 같아.

어린 왕자야! 넌 지금 몇살이니? 너는 나이도
안 먹니? 내 마음은 사실 그냥 10년 전이나
20년 전이나 마찬가지인데 내 육체의 나이는
들어가고 있단다. 옛날엔 내 모습과 목소리를
듣는 사람들이 내게 '목사'나 '학교선생님'
아니냐고 묻곤 했는 데 요즘은 '화가', '예술가',
또는 '성우'가 아니냐고 묻는단다. 내 삶의
모습이 바뀌니 내 얼굴과 내게서 뭍어 나오는
분위기조차 바뀌나 보다. 불평하는 것은
결코 아니란다. 늘 감사하고 있어.

외로울 때만 슬쩍 뺄 수 있으면 좋으련만
그게 좀 쉽지 않구나. 너는 혹시 미카엘
엔데라는 글쟁이가 쓴 글에 나오는 '모모'도
가끔 만나니. 좀 너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더러 든단다. 글쎄, 모모가 요즘 몇십년만에
다시 서점가에서 대히트를 치고 있어.
너도 늘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지.

작은 왕자야! 나도 언젠가는 누군가에겐
왕자였었는데. 지금도 그럴까? 누군가의
마음 속을 내가 멋진 말 탄 왕자처럼
울렁거릴 수 있는 힘을 지금도 지니고
있는 걸까? 에이, 그런 생각은 좀
유치한 거겠지. 나는 그저 내 멋에 살래.

너하고 가끔 만났으면 좋겠다.
너의 '어린 아이'와 나의 '어린 아이'
단 둘이서 말이야.

다음에 또 만나자, 사랑해!
잘 있어! 그리고 심심하면 또 내가 사는
별로 놀러와. 말없이 함께 있어줄 께.

네가 있다는 것이 나를 기쁘게 한단다.

영원 속에서 사라지지 않는 내 친구
어린 왕자에게

또 다른 어린 왕자가 씀
서들비 2005.10.27 09:55  
  오늘도 마음으로 만나는 어린왕자가 되기위해..............  ^^
해야로비 2005.10.27 20:19  
  내가 길들여지기 보단....상대가 내게 길들여 지기만을 바라는것이
요즘의 나인것 같다.
그만큼 이기적으로 되어 가는 것이겠지?
눈에 보이는것도...믿지 못하는 세상...
마음의 눈을 뜰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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