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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길 떠난 님, 맑은 종소리 여운으로 퍼지고 있다

김형준 5 756
시인이었던 당신은 이미 떠났다.
당신이 걸었던 길을 깊이 생각해 보고 있다.
당신이 떠나신 그 날이 다가오고 있다.
인간으로 태어나 가치있는 무언가를 남기고 가야하는데.

당신은 나를 남겼다.
아내도 자녀도 있고,
많은 제자들도 키우고 갔다.
나도 당신의 제자로서, 동행인으로서 함께 있었다.

당신이 썼던 시를 나도 쓰며
당신이 실천했던 사랑을 나도 실천하며
당신이 사랑했던 것들을 나도 사랑하며 살아간다.

오래 사는 것은 나의 관심사가 아니다.
삶을 살아가는 목적을 깨닫고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최선을 다 하는 것이 중요하다.

길고 가늘게 사는 것이 대부분의 사는 방식이다.
짧고 굵게 사는 것도 때론 필요하다.
나의 삶은 과연 어떤 식으로 전개될 것인가.

당신은 아직도 내 혼 속에서 자리하고 있다.
하늘나라에서 평화로운 삶을 살고 계심을 확신하지만
순진하고, 올곧기만한 내가 애처로우신 것인지
늘 내 안에서 나와 숨쉬고, 나와 함께 생각하는 것을 느낀다.

지혜롭지 못한 선택을 하면
"얘, 그렇게 하면 안돼.
내가 전에 말해 주었잖아.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렴."

늘 자상하게 내가 가야할 길을
보여주려고 애쓰시는 당신.

고마워요!

당신의 그러한 안내를 받으며
나는 오늘도 짙은 안개길을 걷는다.
한 치 앞도 잘 보이지 않는 인간의 삶
그래도 늘 희망을 잃지 않고,
기쁨을 가지고 살아 나간다.
그것이 당신이 바라는 것일 테니까.

언젠가 훌륭한 시인이 되면
그 공로를 당신과 나의 신에게 돌릴 것이다.

신의 뜻을 전에는 잘 몰랐다.
허나 이젠 조금이나마 알 수가 있다.
이 세상이라는 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오라고 보내신 것이다.

지금 나는 시인학교에 등록해 있다.
딱히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학교가 아니다.
많은 시들을 즐겨 읽고
자유로이 시인들을 만나고,
시낭송을 사랑하는 이들과 만나는 공간들,
그것들이 모두 나에게는 소중한 시의 배움터인 것이다.

또한 나는 음악학교에도 다니고 있다.
이곳 저곳에서 열리는 가곡교실, 음악 모임..
작사가, 작곡가들과의 만남,
노래를 사랑하고 노래에 미친 동지들과의 만남
그런 곳에서 나의 음악이 살아 숨쉬며 커나가고 있다.

내가 전공한 것은 영어영문학과 언어학.
이전에 그런 분야들을 전공을 한 것이
현재 공부하는 시와 수필, 음악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이젠 조금씩 이해를 하기 시작했다.

모든 것은 신의 뜻에 따라 진행이 된다.

배우는 것은 늘 아름다운 것이다.
귀를 열고 눈을 열고 입을 닫고
마음과 영혼의 문을 활짝 열고
하나 하나 모르는 것을 배워나가는 것이
내겐 더할 나위가 없는 최고의 행복이다.

배움을 얻으라고
신이 내려보내셨으니
나는 타고난 학생 내지는
학자라고 보면 틀림이 없겠다.
내가 들고 다니는 가방 속에는
늘 책과 공책들로 가득 차 있다.
마치 막 중학교에 입학한 학생의 그것처럼.

언젠가 하늘 나라에 가면
시와 노래와 순수한 나의 혼으로
내가 사랑하고 존경하고 기뻐하는
나의 신을 영원히 찬양하리라

이 세상이라는 배움터에서 배운 것들을 가지고
기쁘게, 진실되게 나의 스승과 더불어 신을 찬양하고프다.

조금씩 서투르게, 상처 입으며 배워나가는
사랑이란 귀하고도 신비한 보물도
나눔과 배움, 가르침을 실천하는데
매우 요긴하게 쓰이고 있음을 깨닫고 있다.

사랑의 꽃은 아직 활짝 열리지 않았다.
성숙한 사람의 마음밭에서만
사랑이 완전하고 영구히 피어오를 수 있다.

나의 마음밭은 아직 숙성이 되지 못한 상태이다.
그래도 내 삶에서 한 송이 순결한 사랑의 꽃을 피우기 위해
오늘도 기쁨과 헌신의 노래라는 물을 때에 맞춰 정성껏 주고 있다.

시와 음악과 언어들이 가진 풍부한 영양분과 더불어.....
늘 떠나간 나의 님을 그리워하며 흘리는 뜨거운 눈물도 섞어서.
5 Comments
이종균 2006.11.19 12:00  
  간절한 사부곡을 배경으로
마음의 꽃을 피우시려는 임의 소망이
절절히 내가슴에도 전해 옵니다.
김형준 2006.11.20 01:55  
  만인이 사부가 됩니다.
모든 이의 얼굴에서, 말에서, 행동에서
길 떠나신 내 스승의 얼굴을 봅니다.

왠일인가 깜짝 놀라 생각해보니
떠나가신 날 다가 오고 있습니다.

한 편 부끄럽고, 또 한 편 그립습니다.
스승만 같아라
스승을 반 만 닮아라
제 스승은 그토록 큰 분이셨습니다.

겸손하셨고, 속 사랑 크셨고,
늘 못난 제 생각에 노심초사하셨습니다.
그토록 일찍 가신 것도
제가 너무 속 썩여서 그런 건 아닐까 죄송스럽습니다.

스승님 가신 길에 저도 들어섰습니다.
어찌 그분만 하겠습니까만,
사랑하고 존경하는
스승의 이름에 먹칠하지 않으려
한 글자 한 글자 써내려 갈 때마다
정성과 사랑을 담습니다.

님 가신 길 열심히 따르다
언젠가 저도 그 길을 떠날 때
또 다른 누군가가 제가 걷던 길을 걷게 되길
간절히 바라며 그 훗날 오실 님들을 위해
보다 매력적인 길로 가꾸어 나가렵니다.

시는 강이 되어 흐르고,
음악은 숲이 되어 푸르르며
사랑은 산이 되어 메아리 칩니다.
김형준 2006.11.21 04:29  
  아, 길 떠난 이는 이젠 말이 없다.
살아 생전에 조금만이라도 더 함께 있어 드릴 걸.
후회한 들 시간의 말은 뒤로 달릴 수 없다.

가자, 앞쪽의 목표를 향해.
당신이 못 다 가신 길 내가 쫓아 가리라.
비록 바다 게와 같이 걸을지언정
우리의 공동 목표를 향해 걸어간다.

당신의 용기와 정의감을 본받아
오늘도 선비로서 부끄러움 없도록
가진 자, 권세 쥔 자와 불의의 타협 않도록
앞뒤, 안팎을 늘 살펴 조심스러이 행하려 한다.
김형준 2006.11.26 03:41  
  늦게 시작한다고 늘 늦는 것은 아니다.
관련이 없는 다른 분야에 있는 듯이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모든 것이 준비 작업의 일환일 수가 있다.

집중과 열정이 모든 것을 변화시킬 수 있다.
사랑도 한 곳에 쏟아부어야 한다.
이곳 저곳에 조금씩 흘리고 다니는 사람은
어느 누구도 진지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김형준 2006.11.30 23:59  
  오늘도 선생님이 내 마음 속에서 말씀하신다.

'용서하거라!
그리고 너의 길을 걸어가거라!'

용서는 쉽게 되지 않는다.
얼굴 앞에 보이지 않으면
그저 시간을 따라서 잊어라도 보련만
자꾸 보이는 그 모습이 밉다,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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