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커뮤니티 >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
연주.감상후기, 등업요청, 질문, 제안, 유머, 창작 노랫말, 공연초대와 일상적 이야기 등 주제와 형식, 성격에 관계없이 쓸 수 있습니다.
단, 영리 목적의 광고성 정보는 금지하며 무단 게재할 경우 동의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기존의 회원문단은 자유게시판으로 통합되었습니다.

[re] 파우스트 박사와 메피스토펠레스

정우동 1 786


우리 인간의 사고구조는 대응적으로 되는 경향이 있는것 같습니다.
그래서 일상 언어는 단독적인 것이 아니고 짝을 이루는 것이 많습니다.
낮:밤 밝다:어둡다 높다:낮다 길다:짧다 더위:추위 선:악 미:추 성:속
논제의 지킬박사와 하이드씨, 파우스트와 메피스토펠레스도 그렇습니다.

파스칼은 그의 빵세에서
인간이 이성적이라고 하지만 개와 더불어 같은 땅을 밟아 살고 있듯이
개처럼 비이성적-본능적이고 다만 땅을 디뎌 섰을때 개보다 키가 큰 그
만치 하늘을 그리는 쪽으로의 이성적 성향을 가졌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천사같은 선행도 하지만 때로는 개수준 이하의 짓거
리도 마다하지 않나 봅니다.

선악 미추 성속의 개념은 이들의 절대고유영역이 있어서 엄격하게 구분
되지 않고 선악들간의 더하고 덜하는 정도의 차이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인간 이해에 있어서도 대우-상반적 요소를 선미성쪽으로 가져가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악추속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인간의 한계이며
이러한 제요소들의 무질서한 혼돈 혼재가 인간의 실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이나 세상의 모순 불합리에 대한 좋은 처방은 없을까 고민하다가
희랍신화에 이런 대목을 보면서 아주 절망합니다.
어떠한 사냥감도 놓치지 않는 개가 어떠한 사냥개에게도 잡히지 않는
여우를 쫒고 쫒기게 할때의 이 모순을 제우스는 개가 여우를 잡기 직전
에 이둘을 돌로 변화 정지시켜 버림으로써 난국을 벗어났듯이 지킬박사
에게는, 행복한 파우스트박사와는 달리, 오직 자살만이 운명적으로 예고
된 비극적 사례일 것입니다.



 
1 Comments
동녘새벽 2004.09.07 16:06  
  인간관에 대한 여러 님들의 탐구가 한참 진행된 뒤에 오늘에야 위의 글들을 읽고 문득 떠오른 생각입니다:
'선한 인간'과 '악한 인간'으로 구별지어 인간형을 고정된 것으로 보는 기계론적 인간관(지킬박사와 하이드의 은유에서처럼)과는 대조적으로 '가변적 인간관'이라고 일컬을 수 있는 관점도 있겠습니다. 어제의 악한 인간이 오늘엔 선한 인간으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이죠. 그 변화에는 삶의 조건(환경, 사회제도, 자원)과 해당 인간이 감지하는, 충족시키고자 하는 욕구와 활용가능한 지식, 정보 등등이 작용할 것입니다. 자신의 욕구충족행위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평가(이건 앞의 '사회제도'에 포함돼있다고도 볼 수 있겠죠)의 기준도 한 요인일텐데 이 기준도 시간과 공간에 따라 변할 것입니다. 곧 선악 판단의 기준이 변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니 이런 다양한 변수들의 변화들의 어느 시점과 공간에서 해당 인간의 삶과 행위가 일어나는가를 봐야겠죠. 어느 경우에나 미리 단정짓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제목
게시물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