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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

칸타빌레 2 935
첫 눈

              솔뫼  정 태 준


그렇게 내릴 거라면
오지나 말지

밤 사이에 도둑고양이처럼 와선
해 뜨자 떠나버린 여인아

그렇게 스러질 거라면
가슴에 남지나 말지

한 방울 눈물로
아득히 잊혀진 사람아

풋풋한 첫 입맞춤처럼
아릿한 첫 이별처럼

그렇게 와야 되는 것을
그렇게 스러져야 되는 것을

문 닫고 귀 닫고


삼백예순 날을 기다린다
첫눈을 기다린다
2 Comments
정영숙 2007.11.26 18:08  
밤사이 도둑고양이 처럼 왔다간 눈이라도 왔으니 하얀 행복을 느꼈을 것입니다. 여기 마산은 몇년이 되어도 고양이 꼬리도 보이지 않습니다. 참 좋은 시 재밋게 읽었습니다.
칸타빌레 2007.12.03 20:05  
60년대에 잠깐 마산에 있었지요.
그때는 마산 앞바다가 깨끗했었는데..... 가끔 눈발도 날리고....
지금도 마산을 생각하면 싸아 - 한 아품으로 다가옵니다.
바닷가 부두를 걸으며 <가고파> 노래를 많이 불렀었지요.
먼 옛날을 언뜻 불러다준 님에게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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