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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노초 드시러 오세요

현규호 10 1019
요며칠 나라 전체가 불가마다. 평창 사시는 김메리님이 수가솔방의 분점을 대한민국 전 국토에 쫙 깔으신 모양새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등줄기를 타고 땀이 흐른다.
정겨워야할 매미 소리가 발악을 한다. 어느 아파트에선 애엄마가 경비아저씨께 우리 아가가 자고 있으니 저 우는 매미를 어떻게 좀 해달라고 부탁했단다.
첫눈에 반한 올리비아에게 청혼키 위해 초대 받은 그녀의 집에서 나와 마차를 타는 순간에 일부러 떨어져 팔을 부르뜨린 마크 트웨인은 결혼에 성공하고 뒤미쳐 올리비아가 빙판에서 미끄러져 전신마비로 여생을 보내게 된다. 어느날 그는 아내가 자는 모습을 보며 창밖에 새들에게 '새들아! 울지마라, 사랑하는 아내가 자고 있단다.고 했단다.
가곡교실이 열린 날은 아침에 소나기 훗쁘리더니 기온이 많이 누구러들어 여간 다행이 아니였다.

그동안 낯을 익혀온 분들의 모습이 눈에 띄질 않는다. 그러나 새로운 얼굴들로 모짜르트 까페 안은 화사했다. 눈을 끄는 옷 색갈도 여름임을 실감케 한다. 위는 흰 건반을 아래는 검은 건반으로 차려 입으신 오숙자 본부장님께 베스트 드레스 상이라도 드려야 할까보다.
서로 반가히 인사들을 나누는 모습에선 마치 오랜 동안 서로 떠려져있다 만나는 정인들 처럼 애틋하다. 가곡의 힘은 대단하다. 서로의 장벽을 걷어내고 이렇게들 속마음을 훤히 드러내도록하니 말이다.

오늘은 '님이 오시는 지'(박문호 작시)의 작곡자이신 김규환님을 뵙는 영광을 누렸다. 80 연세에도 아직도 정정하시다.
내 마음의 노래 소식지에서 오숙자 본부장님의 인사말 '가곡을 부르면 왜 아름다워질까?'에서 가곡 부름이 나쁜 세포를 죽여 젊음을 샘 솟게하는 명약중에 명약임을 강조하신다. 음악하시는 분들의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 있나보다.
'님이 오시는 지'에 얽힌 사연도 들려 주셨다. kbs에 근무하실 때 담당 pd에 맘에 들지 않아 휴지통에 구겨 버려진 악보를 보시는 순간 노래말이 어찌도 아름다운지 본인 것으로 해버리셨단다. 영원히 묻혀버릴 수도 있었던 노래말이 만인의 입에 오르내리게 되였으니 크디 큰 업적이 아닐 수 없다.

노래말의 흐름을 따르고 웃음을 띠고 노래하라시는 가르침은 고운 음을 내게하고 높은 음을 자연스럽게 나오게도 한다. 노래하는 사람이 전혀 부담을 느끼지 않고 노래가 나오도록 유도하신다. 정말 훌륭하신 가르침이시다. 박자가 틀렸느니 음정이 틀렸느니 하는 시비도 없으시다. 올커니 선무당이 북채 나무란단다. 바리톤 임준식님은 진정한 프로시다. 흥을 아시는 분이시다.
'고향  그리워'를 부르면서는 다같이 악보보다 한 소절이나 먼저 나오는 해프닝도 있었지만 위트로 넘길 줄도 아신다. 늘 말씀하시듯이 노래하면서 즐거움이 따르면 그걸로 좋은 것이 아니냐고 하신다. 얼마나 멋드러지신가?

특별 연주로 바리톤 임준식님의 tosti작곡 non t'amo Piu! (이젠 너를 사랑하지 않아)를 감상했다.
 - 기억하시나요, 우리들 만난날
  그대가 내게 준 언약을.
  미친것처럼 서로사랑했지...

배신당한 사랑의 감정이 이태리 말을 모르고도 그대로 전달 되는 듯 하다. 정말 훌륭한 연주였다.
여지껏 들은 가수 중에 우리나라에선 최고의 바리톤으로 인정해주고 싶은 것이 나의 평가다.
언제나 공식무대에서 임준식님의 노래를 마음껏 들으려나... 11월 독창회가 무척 기다려진다. 앙콜곡으로 지난달에 이어 이번에도 '그리운 금강산'을 들었다. 언제 들어도 부담감이 없어 좋았다.

가곡 교실의 백미는 뭐니뭐니해도 동호회원들의 연주다.
유랑인님이 속한 '한 사랑' 효자동 합창단 회원님들, 광진구 문화회원님들, 1958년 결성된 '성진' 가곡 클래식 모임의 김효식님, 이런 분들이 가곡교실에 참석하셨고 이중 몇분은 연주에도 참여해주셨다.
출연하시는 동호회원 수준이 날로 나아간다. 이제는 왠만한 프로 뺨이라도 붙일 수준이 되었다. 배주인님의 김효식님에게 바치는 '그대 창 밖에서(박화복 작시/임금수 작곡)'는 가슴을 설레는 애잔함이 있어 별미였다.
지난 달 가곡교실이 끝나자 나도 노래해야겠다던 노을님은 시종일관 손사레로 끝을 내시었다. 다음달로 미루시나보다.

지난 가곡교실에서 빙수를 사시겠다고 약속하신 강하라님은 오늘이 중복인것을 아시고 KFC로 메뉴를 바꾸는 재치를 보이셨다. 해오라비님이 해오신 절편과 노을님의 바나나와 아주 궁합이 잘 맞아 진수성찬이 되었음을 말해 무엇하랴!




10 Comments
바 위 2005.07.27 17:09  
  永生草 주신다니요...

선생님 건안 하시지요...
편하신 선생님  글향을 맡아오다 .
안부 문안 드립니다 .
많이 부러운거 아셨나요.
내마노 좌장 이시지요 멎이 이런거라
선생님 한테 숨어 배워갑니다.
삼고초려 마다 하지않고 그기품 배우고자 합니다.
흥으로 웃음으로 베품으로 삶이 가히 불노초란 발씀에 공감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영원한 아마추어 평화전도사
내마노합창단 이끄시고 세계 우리 동포있는 곳곳마다
공연투어하는 날이  어서 오면 참 좋겠습니다.
 尊 글 감사드립니다.

 *****

 안 부

종이는 천년
비단은 오 백년 사는지라

내 임께 비단 옷 보단
백운 같은 서화지 년년세세

사모한다
먼 사연 하나 적어 보내지요
 

  고맙습니다. 
                                    권 운 드림 -
Schuthopin-yoon 2005.07.28 02:17  
  불노초가 여기있음을 이제야 알았네...

감사합니다.....현선생님..
그리 불노초를 많이 드셔서 그리도 멋지시군요..
이제야 알았습니다...^^
요들 2005.07.28 07:05  
  미소년 같은 현선생님..
세세히, 현장 중계하시듯 표현해 주시니,
그 날의 흥을 다시 더듬습니다.  행복한 날이었습니다.
8월의 가곡교실에는 더 많은 분들이 참여하셔서
이 기분을 같이 나누고 싶습니다.  ^^*
해야로비 2005.07.28 09:24  
  이제나...저제나...언제 현규호선생님이 가곡부르기의 후기를 써 주시려나......
읽으면서....새록 새록 그날의 장면들이 생각나고...읽을수록 입가의 미소가 번지는 이 글을 읽을까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음....술은 오래 익어야 맛이 있다고 하던데...
선생님의 글도 더 맛나라고 몇일 묵혀 두었다가 이제사 꺼내 주시네요.

목이 긴 사슴모냥...길게 빼고 있다가...
어휴~~이제사 가곡부르기의 모든 행사가 끝난듯 합니다.

선생님...전...해오라비가 아니어요.  ㅎㅎ
이참에 나도 해오라비로 바꿔?

다음달에도 멋진 중계...부탁드립니다.
오숙자.#.b. 2005.07.28 10:05  
  조물주님이 어느날 말쌈하시기를...

" 고운 목소리로 다함께 노래하는데 너는 왜 입만 벌리고
소리를 안내는공...? "
하시기에
" 예, 저는 목소리가 가운데 음부터는 제게 너무높아 전혀 나오질
안사옵니다 "

" 그래..?" 방법이 있느니라
그렇다면 고운 노래라도 많이 쓰거라 "

그리하야 작곡이 천직이 되었습니다.

아름다운 가곡 부루기 행사에  '운동본부장' 으로서 목소리는 제데로 들을 수 없음을 양해 드리오며 어쩌다 베스트 드레스상을 주신다면 그것으로라도 큰 위로가 되겠습니다.

현규호님 !

감사! 감사!!
서들비 2005.07.28 14:41  
  그거 진짜 약발 잘 받어요  ^^*
사무국 2005.07.28 15:59  
  생생한 현장의 모습이 사진보다 더 상세합니다.
핑크빛이 잘어울리는 만년소년 현선생님의 불로초...
다음에 더 많은 분들이 드시러 오실겁니다.
노을 2005.07.30 15:54  
  지난 번 모임 후기 너무 잘 써주셔서 이번에도 기다렸는데 어째 잠잠타 하다가 잘 들어오지 않는 동호회 코너로 들어오니 여기 숨어 계시군요.
저는 이 코너가 내마노 합창단 전용인 줄 알고  출입을 삼가거든요.
장난꾸러기 같기도 하고 세상을 멀찌기서 바라보는 여유로움 같기도 한 그 웃음의 색깔 그대로인 후기, 드디어 읽게 되어 시원합니다.
아무도 더는 부르지 않으실 그 때, 그 시간에 저도 한 곡조 뽑을테니 귀 무장이나 단단히 하시옵소서.
현규호 2005.07.30 17:03  
  지금 보니 오타가 많았네요.
불노초가 아니고 불로초고,
베스트 드레스 대신에 베스트 드레서로,
해오라비님이 아니라 해야로비님으로
박화복작시가 아니라 박화목작시로 바로 잡습니다.

예전엔 편지를 발송하기 전에 잘못된 것이 없는 지 점검하는 절차를 반드시 거쳤다는 데...  우를 범했읍니다. 슬그머니 고치고도 싶었는 데. 이렇게 해야 한번 더 봤다는 메타도 올라갈테고. 용서하세요.

바위님, 슈토팽님, 요들님, 해야로비님, 旼暎오숙자님, 유랑님, 노을님, 고맙습니다.
모든 분들 늦여름 고뿔 조심하시고, 몸 건강히 계시다 8월 가곡교실에서 뵈어요.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바다 2005.07.30 20:15  
  현규호 선생님의 글을 읽으며 내내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음은 무슨 이유일까요?
바로 불로초의 비밀이 거기에 들어 있는 것 같네요.

행사후기를 멋지게 써주셔서 마치 그 자리에 함께 한 듯합니다.
애창운동본부의 가곡부르기 행사는 앞으로도 더욱 발전할 것이며
한번 참석해 보신 분은 어쩌면 한달 동안 그 날을 기다리는 생각을
하시게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친구에게 불러주는<그대 창 밖에서> 가슴아린 아름다움을 같이
느껴봅니다. 늘 건강하시구요.
8월 15회 때에 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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