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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 그리고 용기

노을 10 711
밤 늦은 시간
버스의 냉방이 너무 잘되어 많이 추웠습니다.
내 두 손으로 번갈아 가며 팔을 감싸 덥히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옆에 앉아 있는 남자가 '추우시죠?' 하고 묻기에
'예, 많이 춥네요' 했더니
운전기사에게 '너무 추워요' 하고
큰 소리로 얘기해 준 덕분에
겨우 한여름의 이상한 추위에서 벗어났습니다.
'많이 추워하시더군요'
아마 두 손으로 자꾸 팔을 감싸는 모습이
안되어 보였던 모양입니다.
갑자기 내 가방 속에 들어있는 내마음의 노래 팜프렛 생각이 났습니다. 
(이 사람에게 이걸 전해주면 어떨까?)
(혹 너무 엉뚱한 짓이 되는 건 아닐까?)
혼자 생각하다가 몇 마디 얘기를 나눈 것을 기회로
팜프렛을 주었습니다.
'가곡 좋아하세요? 이 책자 한 번 보시라구요'
'듣는 건 좋아하는데 노래를 못해서요...'
그 사람은 좀 당황해하면서도 받으며 멋쩍어 했습니다.
'그거 보시고 사이트 들어가시면 가곡이 나와요. 클릭하시면
들으실 수 있어요'
내 보기에 그 사람은 그다지 음악을 좋아할 것 같지는 않았지만
그 사람의 친절에 나도 쑥스럽지만 용기를 내보았던 것입니다.

혹시 차안에서 전도지를 나누어주는 사람처럼 보였을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뒤이어 우리 노래, 우리 가곡을 마치 전도하듯
알리게 된 작금의 현실이 조금 서글퍼졌습니다.
임준식 선생님의 말씀도 생각났습니다.
이태리 가곡이 모든 이태리 사람들에게 불리우고 사랑받듯이
왜 우리 가곡은 그런 대중성이 없을까 궁금하기도 하구요. 

지난밤 열대야로 인한 불면의 피곤함을 잊게 해준
마법같은 가곡교실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며
혹 가곡의 불모지일지도 모르는 한 사람에게 씨앗 하나를
심었습니다.
'덕분에 춥지 않아서 감사합니다' 인사와 더불어....
 
10 Comments
자 연 2005.07.26 12:57  
  열대야 ...
세수대야 바쁜 한밤도
정열의 노울님도 떠시다니요.
대을 통해 가곡을 사랑치 않으면
안될 사명을 타고 나신거 그냥 먼저 봅니다.

천년 뒤 노을은 기억할겁니다
확 퍼진 가곡은 님을 잊지않을거네요
버릇 만큼  좋은 일 하신겁니다
고맙습니다 ~!!
김경선 2005.07.26 13:04  
  노을님과 버스 옆자리의 손님과의
짧은 나눔의 시간이
우리들을 그리운 고향으로
실어다 주는 듯 하네요.
 
Schuthopin-yoon 2005.07.26 13:31  
  이 글에 저절로 머리가 숙여집니다.

지금 하신일처럼 편하게 한분 한분에게 소개하는 일...
이것이 진정한 가곡운동이지요..
가곡교실후 남은 소식지를 그리쓰시라 더 드렸지요...^^

노을님의 용기?에 다시금 박수를 보냅니다...짝짝짝...

참 가곡교실에서 노을님의 노래를 못들어 아쉬움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요들 2005.07.26 14:10  
  노을님의 용기는 어디서 부터 오나요?
본 받고 싶습니다.
사랑합니다...  ^^*
philip 2005.07.26 16:12  
  역시 용기는 인간관계에서 나온다니깐요...^^
김메리 2005.07.26 19:43  
  미모의 여인이 꼬셨으니
아마 그 남자분 설레는 가슴안고 잠 못 이뤘을텐데...ㅎㅎ
나두 따라해야지~~

황덕식 2005.07.26 22:53  
  오숙자 본부장님이나 저가 해야 할 일들을  대신 하고 계시니 머리가 숙여집니다.  존경합니다
노을 2005.07.27 11:30  
  무척 쑥스러웠지만 맘 단단히 먹고 했다해도  뭐 그리 큰 일은 아닌데
모두 격려해 주시니 그저 민망합니다. 
틈 있는대로, 천천히 물 스며들 듯이 가곡을 잃어버린 이웃들에게 전할 수 있었으면 하고 혼자 생각해 봅니다.
서들비 2005.07.28 13:18  
  큰일을 하셨으니
노을님 노래 못 들은거
용서해 드리께요 ^^
노을 2005.07.28 14:32  
  노래 못 들은 게 복입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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