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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오페라 완성도 높인 '동방의 가인 황진이' 평

탁계석 6 808
<공연리뷰> 문화타임즈

                     

                창작오페라 완성도 높인 ‘동방의 가인 황진이’

                                                                                                              탁계석(음악평론가)

 




오페라 동방의 가인 황진이가 우리 창작오페라의 완성도 높인 중요한 디딤돌 하나를 놓았다. (7월 1일-3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캄머 21 오페라단(단장, 최태성)) 우선 오페라어법이 충실해졌다. 난제 중의 하나인 레치타티보가 생경함을 극복한 것이다.


이태리 오페라가 유럽에 정착할 때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여러 나라들도 이 문제에 오랫동안 고심했다. 프랑스 궁정에 머물며 루이 14세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던 륄리는 프랑스 서법을 개발의 방향을 제시했다. 레치타티보가 잘 해결되면 자연스런 오페라 흐름이 전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대본이 중요하다.


그간 연극 대본과 오페라 대본이 어떻게 다른지 구분이 모호했는데 음악성 있는 대본이 나왔다. 즉 노래 만들기 좋은 운율과 美感의 정서를 자극하는 ‘창작 씨눈’을 가진 대본이 그것이다. 내면의 잔잔한 극적 울림과 탐미를 추구한 작곡가의 창작 세계가 조화를 이룬 것이다. 그 결과 극적 긴장을 유지하면서도 격조 있는 자유 여성 캐릭터를 만들었다.

그간 문제였던 아리아 부재도 해갈이 되었다. 작곡가의 오랜 드라마 구조의 이해와 바탕에서 나온 결실이리라.성악과 관현악의 관계도 잘 정립되었다. 어느 정도 작곡의 깊이 면에서 손실을 가져오더라도 오페라의 대중적 어법을 중요하게 생각한 작곡가의 판단은 설득력이 있었다.


전체 구도 역시 균형적인 짜임이다. 관객의 흥미를 유발하는 아리아, 합창, 중창의 적절한 배치는 지루한 오페라에서 극에 빠져드는 오페라로의 전환을 가져왔다.

오숙자 작곡가는 멜로디 라인이 풍부하고 관현악법에 능숙하며 섬세함과 스케일을 동시에 가진 오페라 전문 작곡가다. 전체 오페라는 탐미적이었다.

무대제작에서 예산의 한계가 부분적으로 나타나긴 했다. 현재의 진흥기금에서 창작 지원금을 대폭 늘려야 한다. 뮤지컬의 홍보 전단비도 안되는 창작지원은 소모성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이제 그간의 실습을 끝내고 창작오페라가 본격 시대에 접어 들 것으로 보인다. 결국 작곡가 2-3년에 한 작품만 써도 생활이 보장되는 지원정책이 ‘작품’을 만들 것이라 확신한다.


필자가 본 3일 날의 배역진은 황진이 역의 소프라노 이수경이 내면화된 황진이 캐릭터를 잘 살려 관객의 열띤 호응을 받으면서 새로운 오페라 스타로 부각되었다. 서경덕 박성도의 격조 있는 톤 칼라, 이사종 김승철 등 조역들도 탄탄해 무대를 장악했다.

1막의 유연성 확보, 황진이 테마 아리아의 부각, 조역의 아리아 분산이나 무대 제작에 더 예산이 투입되어야 하는 등의 진행상의 아쉬움이 없지 않지만 모처럼 보는 秀作이었다.


이제 바야흐로 창작오페라 실습의 서막이 끝나고 본격 오페라의 막이 열릴 것이란 기대감을 심어준 것은 동방의 황진이의 또 다른 성과가 아닐까 한다.

 
6 Comments
이종민 2005.07.29 10:46  
  한때는 음악학도로서 탁선생님의 논평을 많이 접 할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의 예리하신 평과 우리 오페라의 완성도를 높인 디딤돌---
그리고 모처럼 보는 秀작이란 말씀에 이번 공연에 관해
많은 짐작을 해 주었습니다
다음 공연때는 만사를 제치고 공부하는 자세로 반듯이 봐야하는 사명감을 얻었습니다.
노을 2005.07.29 12:29  
  오페라는 몇 편 안 보았고
그저 좋아하는 아리아나 서곡, 간주곡을 들으려 할 뿐 전체적으로 보는 눈은 없지만 '황진이'를 보면서 무언가 감으로만 잡히던 느낌이 이 평론을 봄으로써 정립이 되는 것 같습니다. 
장미숙 2005.07.29 13:35  
  선생님께서 오페라 <동방의 가인 황진이>의
전체적인 느낌을 탐미적이라 정의 하시는군요.
모든 예술이 아름다움의 완성도를 향한 고행인 것처럼..
우리의 인생사도 최고의 아름다움을 향한 행보이겠지요.
그러고보면 살아가는 일이 참으로 아름다운 일이라는 생각이에요.
공연 때 객석에서 울고,웃게 하던 장면들이
탁계석선생님의 오페라 해설을 보면서 다시금 되살아납니다.
슬픔도..아픔도..고뇌도.. 아름답기만 하던 그 날 !!




旼暎 오숙자 2005.07.29 14:22  
  탁계석 선생님,

안녕하세요,

문화타임스지에 올리신 평 잘 읽었습니다.
이번 공연을 통해서 디테일한 여러 문제들을 많이 느꼈고
문화 진흥 정책도 국가적인 차원에서 보장 되어야 함이 절실한 이 때입니다.

음악 문제도 노래뿐 아니라 순간 순간 연기의 공간에 관해서도 많은것을 생각하게 했습니다.

경험이 축적되면 완성도도 더욱 깊어지리라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마음은 언제나 순수한 자아로 돌아가기 위해
말끔히 비어두려 합니다

다음에 차지해야 할 작품을 위해서 입니다.

예술 진흥 정책을 위해서도 많은 힘이 되어 주십시요.

감사합니다.
자 연 2005.07.29 16:16  
  明 평론에 붙입니다

땀 흘리는 자 있으면
부채 들고 부쳐주며 큰 흐름을 북돋아 주는이 가 기다려진다.
그래야 조화로운 공간은 채워져 더 큰 발걸음 놓테 자신이 붙지요
기다린 탁견에 공감하며 첨부드림은
큰 틀에서 선생님 같으신 重人님들의 분위기 조성과 바람이
새로운 지평을 여는데  얼마나 큰 모티부가 되는줄
알만한 사람은 다알지 않겠나요 !
어느 분야든 마찬가지 이겠으나 문화 창작분야에서 이미 짚으신
대로 문화인들의 함일이 반영이돼 요로에 반영되는 계기가 되는
바램이 (현창작 지원금) 실화되길 기대합니다 .
본인 같은 무뇌한이 배움에도 부분 부분 놀라움과 아쉬움이 병존
했으니 敍唱 얼마나 중요한가요 !!
선생님 평론에서 배워 현실과 미래를 염두에 두지요.
심오한 연구와 지인들의 산속에 모여 며칠이든 토론해 이끌어내
이끌어내는 문화가 보고싶습니다.
이 쯤이라 하셨으니 풍구 아시지요. 아궁이 불 일게하는 풍구가
그립습니다.....
존 글 고맙습니다 !!!

바다 2005.07.29 22:39  
  탁계석 선생님!
공부할 수 있는 좋은 자료를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오페라 공연으로 <동방의 가인-황진이>가
새로운 모습으로 오페라를 즐기는 분들의 가슴에 부활했다는 것은
대단히 의미깊은 일입니다.

앞으로 이런 그랜드 오페라가 극장무대에서
마음껏 공연될 수 있도록 기획하는 분들이나
작곡하시는 분들에게 아낌없는 지원을 해줄 수 있는
정책이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램과 또한 그에 걸맞는
후원자가 많이 나타나면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그리하여 관객이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어 앞다투어
오페라를 관람하는 날이 오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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