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오페라 완성도 높인 '동방의 가인 황진이' 평
<공연리뷰> 문화타임즈
창작오페라 완성도 높인 ‘동방의 가인 황진이’
탁계석(음악평론가)
오페라 동방의 가인 황진이가 우리 창작오페라의 완성도 높인 중요한 디딤돌 하나를 놓았다. (7월 1일-3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캄머 21 오페라단(단장, 최태성)) 우선 오페라어법이 충실해졌다. 난제 중의 하나인 레치타티보가 생경함을 극복한 것이다.
이태리 오페라가 유럽에 정착할 때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여러 나라들도 이 문제에 오랫동안 고심했다. 프랑스 궁정에 머물며 루이 14세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던 륄리는 프랑스 서법을 개발의 방향을 제시했다. 레치타티보가 잘 해결되면 자연스런 오페라 흐름이 전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대본이 중요하다.
그간 연극 대본과 오페라 대본이 어떻게 다른지 구분이 모호했는데 음악성 있는 대본이 나왔다. 즉 노래 만들기 좋은 운율과 美感의 정서를 자극하는 ‘창작 씨눈’을 가진 대본이 그것이다. 내면의 잔잔한 극적 울림과 탐미를 추구한 작곡가의 창작 세계가 조화를 이룬 것이다. 그 결과 극적 긴장을 유지하면서도 격조 있는 자유 여성 캐릭터를 만들었다.
그간 문제였던 아리아 부재도 해갈이 되었다. 작곡가의 오랜 드라마 구조의 이해와 바탕에서 나온 결실이리라.성악과 관현악의 관계도 잘 정립되었다. 어느 정도 작곡의 깊이 면에서 손실을 가져오더라도 오페라의 대중적 어법을 중요하게 생각한 작곡가의 판단은 설득력이 있었다.
전체 구도 역시 균형적인 짜임이다. 관객의 흥미를 유발하는 아리아, 합창, 중창의 적절한 배치는 지루한 오페라에서 극에 빠져드는 오페라로의 전환을 가져왔다.
오숙자 작곡가는 멜로디 라인이 풍부하고 관현악법에 능숙하며 섬세함과 스케일을 동시에 가진 오페라 전문 작곡가다. 전체 오페라는 탐미적이었다.
무대제작에서 예산의 한계가 부분적으로 나타나긴 했다. 현재의 진흥기금에서 창작 지원금을 대폭 늘려야 한다. 뮤지컬의 홍보 전단비도 안되는 창작지원은 소모성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이제 그간의 실습을 끝내고 창작오페라가 본격 시대에 접어 들 것으로 보인다. 결국 작곡가 2-3년에 한 작품만 써도 생활이 보장되는 지원정책이 ‘작품’을 만들 것이라 확신한다.
필자가 본 3일 날의 배역진은 황진이 역의 소프라노 이수경이 내면화된 황진이 캐릭터를 잘 살려 관객의 열띤 호응을 받으면서 새로운 오페라 스타로 부각되었다. 서경덕 박성도의 격조 있는 톤 칼라, 이사종 김승철 등 조역들도 탄탄해 무대를 장악했다.
1막의 유연성 확보, 황진이 테마 아리아의 부각, 조역의 아리아 분산이나 무대 제작에 더 예산이 투입되어야 하는 등의 진행상의 아쉬움이 없지 않지만 모처럼 보는 秀作이었다.
이제 바야흐로 창작오페라 실습의 서막이 끝나고 본격 오페라의 막이 열릴 것이란 기대감을 심어준 것은 동방의 황진이의 또 다른 성과가 아닐까 한다.
창작오페라 완성도 높인 ‘동방의 가인 황진이’
탁계석(음악평론가)
오페라 동방의 가인 황진이가 우리 창작오페라의 완성도 높인 중요한 디딤돌 하나를 놓았다. (7월 1일-3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캄머 21 오페라단(단장, 최태성)) 우선 오페라어법이 충실해졌다. 난제 중의 하나인 레치타티보가 생경함을 극복한 것이다.
이태리 오페라가 유럽에 정착할 때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여러 나라들도 이 문제에 오랫동안 고심했다. 프랑스 궁정에 머물며 루이 14세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던 륄리는 프랑스 서법을 개발의 방향을 제시했다. 레치타티보가 잘 해결되면 자연스런 오페라 흐름이 전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대본이 중요하다.
그간 연극 대본과 오페라 대본이 어떻게 다른지 구분이 모호했는데 음악성 있는 대본이 나왔다. 즉 노래 만들기 좋은 운율과 美感의 정서를 자극하는 ‘창작 씨눈’을 가진 대본이 그것이다. 내면의 잔잔한 극적 울림과 탐미를 추구한 작곡가의 창작 세계가 조화를 이룬 것이다. 그 결과 극적 긴장을 유지하면서도 격조 있는 자유 여성 캐릭터를 만들었다.
그간 문제였던 아리아 부재도 해갈이 되었다. 작곡가의 오랜 드라마 구조의 이해와 바탕에서 나온 결실이리라.성악과 관현악의 관계도 잘 정립되었다. 어느 정도 작곡의 깊이 면에서 손실을 가져오더라도 오페라의 대중적 어법을 중요하게 생각한 작곡가의 판단은 설득력이 있었다.
전체 구도 역시 균형적인 짜임이다. 관객의 흥미를 유발하는 아리아, 합창, 중창의 적절한 배치는 지루한 오페라에서 극에 빠져드는 오페라로의 전환을 가져왔다.
오숙자 작곡가는 멜로디 라인이 풍부하고 관현악법에 능숙하며 섬세함과 스케일을 동시에 가진 오페라 전문 작곡가다. 전체 오페라는 탐미적이었다.
무대제작에서 예산의 한계가 부분적으로 나타나긴 했다. 현재의 진흥기금에서 창작 지원금을 대폭 늘려야 한다. 뮤지컬의 홍보 전단비도 안되는 창작지원은 소모성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이제 그간의 실습을 끝내고 창작오페라가 본격 시대에 접어 들 것으로 보인다. 결국 작곡가 2-3년에 한 작품만 써도 생활이 보장되는 지원정책이 ‘작품’을 만들 것이라 확신한다.
필자가 본 3일 날의 배역진은 황진이 역의 소프라노 이수경이 내면화된 황진이 캐릭터를 잘 살려 관객의 열띤 호응을 받으면서 새로운 오페라 스타로 부각되었다. 서경덕 박성도의 격조 있는 톤 칼라, 이사종 김승철 등 조역들도 탄탄해 무대를 장악했다.
1막의 유연성 확보, 황진이 테마 아리아의 부각, 조역의 아리아 분산이나 무대 제작에 더 예산이 투입되어야 하는 등의 진행상의 아쉬움이 없지 않지만 모처럼 보는 秀作이었다.
이제 바야흐로 창작오페라 실습의 서막이 끝나고 본격 오페라의 막이 열릴 것이란 기대감을 심어준 것은 동방의 황진이의 또 다른 성과가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