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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타인 데이의 어느 연주회

정우동 1 1127
ㅡ 피아니스트 김주영님과 테너 유승범님의 연주회에 다녀와서 ㅡ


어제는 청소년들이 사랑을 고백하는 발렌타인 데이입니다.
로마때에 황제의 뜻을 거슬러 발렌타인 사제가 선남선녀의 사랑을 결실
시켜주고 그것 때문에 순교당한 것을 기리고 기념하는 날입니다.
그러나 오늘날은 사제의 그 숭고한 희생과 사랑의 뜻은 퇴색해 버리고
그 열매의 단맛만 즐기고 누리는 연인들이 초콜렛을 선물하는 날로
전락되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이런 지경에 어제 2월 14일 명동성당의 코스트 홀에서
숭실의 OB인 젊은 예술가 두 친구가
기만적인 상업주의의 거대소비경향을 반성하고
허랑방탕 먹고 마시고 즐기는 말초의 쾌락주의를 순화시킨다는
뜻 깊고 신선한 시도로 한데의 넘쳐나는 인파중에서도
조용히 묵상하며 기도하는 성전에서 아름다운 연주회를 개최하고
초대하여 주신 고마움에 대한 작은 인사로 후기 몇자를 적습니다.

이날 연주회의 주인공은
매스 미디어에서 클라식 대중화에 큰 몫을 하고 있는
인기 피아니스트 김주영님과
새로운 장르를 개척코자 가곡의 크로스오버 활동을 펼치고 있는
성악계의 유망주 테너 유승범님과
유학에서 갓 돌아와 곧 오페라 리골레토에 주역으로 출연준비중
바쁜중에 우정출연하여 주신 소프라노 강혜정님들입니다. 
 
이날의 연주회는
김주영님의 딴 클래식 대중화 프로그램과 대동소이하게 진행되었는데
여느 때처럼 자신의 피아노 연주에 이은 해설과 다른 연주자에게 연주곡의
해설을 부탁하는 형식이었습니다.
위의 프로그램에 소개되었다시피 연주곡들은 베토벤의 고전곡에서 부터
오페라의 하이라이트, 인기 뮤지컬의 친근한 곡들을 망라하였습니다.

유승범님이 들려준
베토벤의 ich liebe dich 는 김청자교수의 번안가사로 불러 주었는데
똑 같은 이곡에 내가 제일 좋아하는 김춘수 시인의 < 꽃 >을 가사로
노래 불러본 나의 시도가 무모한 짓만은 아니라는 느낌도 얻었습니다.

미성의 강혜정 소프라노가
푸치니의 오페라 쟈니스키키중의 o mio babbino caro 를 부를때
김주영님은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오 나의 사랑하는 아버지라는
제목때문에 가사의 내용이 결혼을 허락하지 않으면 강물에 투신 하겠다
고 협박하는 딸의 노래를 어버이날의 효도노래선물로 신청할 때는
고소를 금할수 없다는 말을 들으면서 외국노래를 제대로 알자면 우리
팬들도 공부를 많이 하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앵콜송은 시크릿 가든에서 들려 준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를
무대에 올라 연주하는 이달 2월의 어느 멋진 날에로 개사하고
유승범 테너와 강혜정 소프라노가 이중창으로 아주 달콤하게 불러주며
상큼하게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연주회에 참석하였다가 잘된 일은
권유에 못 이긴척 연주자들과 스탭진들의 뒷풀이자리에 함께 하여
대화중 자연스레 이들 세 연주자가
올해중 우리가곡부르기 행사에 출연해 주겠다는 확약은 아니래도
그런 언질을 받은 것이 소득이라면 소득이 되겠습니다.

연주학박사 김주영님 !
테너 유승범님 !
소프라노 강혜정님!
세 분의 앞으로의 음악활동에 큰 영광이 있기를 손모아 빌면서
우리 내마음의 노래 무대에의 출연과 재회의 날을 손꼽아 기다립니다.


 


1 Comments
저녁노을 2007.02.18 06:43  
  발렌타인사제와 초코렛,
정선생님의 참신한 음악회 후기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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