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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I

가스미 3 804

(아버지와 아들)

땀을 뻘뻘 흘리며 늦게까지 일하는 환경미화원 아저씨 곁으로 소년이 다가왔다.
“어떻게 왔어?”
“배달 나왔어요. 아버지, 이것좀 잡쑤고 하세요.” 아들이 내민 것은 피자 한판이 었다.
“나 - 생각없어”
“아니에요 아빠 드리려고 하나 더 해온 거란 말이에요.”
아버지는 대답대신 뒤굽이 다 해져 너덜거린 자식의 신발을 바라보고 한숨을 뱉더니 
“정말이니? 고맙다.”
아들은 피자 한쪽을 아버지와 씹으면서 처음으로 효도가 이런 거구나 하면서 뿌듯해 했다.
돌아가면 하루 종일 호통만 치는 지배인이 쥐꼬리 월급에서 반품을 제할 생각도 났지만….
 “애야, 오토바이 쌩쌩 달리지 말고오.”
“조심 할께요.” 아들은 오랜만에 아버지 입김에서 나오는 치즈향에 혼자서 해죽거리며
 다시 멀어져 갔다.




3 Comments
유랑인 2006.04.11 10:47  
  어제는 대학다니는 아들놈 둘이 제 특수 안경
(실은 난시 교정 안경인데... 쓰면 먼거는 똑똑히 보이는데 가까운 거는 잘 안보였죠, 한번 제 엉덩이에 깔려 비틀어지고..알이 하나 빠지니까
먼것도 그런대로, 가까운 것도 그런대로 보여서 그냥 쓰는..  ^^)
이 보기 안 좋았던지 ...
저녁에 저를 안경집으로 잡아끌어 안경을 새로 맞춰주더군요~~~
물론 고장난 그 안경도 알 다시끼고...

아르바이트로 제 용돈들 충당하고 있고 저녁에 여가라고 없는
아이들에게 그런 선물을 받고 보니..
여러 생각이 들더라구요~~
우리 아이들도 멀리보면서 찌그리는 얼굴을 안할 저를 생각하며 해죽거렸겠지요?

저희들도 부쩍 어른스러움도 느꼈겠구요~~

사소한 것으로부터의 관심이 사랑인 듯 해서 작고 큰 행복이 있던 저녁이었습니다.
요들 2006.04.11 17:05  
  마음속의 행복을 제게도 전해 주시는 군요...
님들의 글을 보면서 저를 다시 돌아봅니다.  ^^*
가스미 2006.04.12 07:09  
  효자 아들들을 두신 유랑인 그리고 수정같은 물방울처럼 마음이 고운 요들님 댓글 감사 합니다..
험한 세상에서 작은 일로도 행복 느끼며 살수 있다면 우리는 그것만으로도 부자인 것같아요..
이럴땐 꼭 가곡이 아니래도 "Bridge over the troubled water-" 합창을 연주 해보고 싶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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