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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1

바다박원자 8 1120
어머니

바다/박원자

한밤에 불어온
한줄기 메꽃 바람
까맣게 잊었던
내 어머니로 오셨네

허리춤에 감춰둔
사탕 꺼내 주시며
내 강아지하고
엉덩이 토닥이시고

쓸쓸하고 한 많은
 젊은 날이 무거워
등짐도 못 지고
기역자로 꺾인 허리

님 그리워
문고리 설 잠그고
바람소리에도 놀라
잠 못 이루시던  내 어머니

 손수 지으신
 수의 소매 끝에
빛바랜 사진 한 장
감춰두시고

이제야 맘 놓고
님 계신 곳에 가시니
슬퍼말라시며
 마지막 가시던 그 날

차마 못다 한 사랑
못다 산 삶이 가여워서
깊은 한숨 쉬시고
마지막 잠 청하시던 내 어머니

어머니
이 밤 지나면 언제 다시
한줄기 메꽃 바람으로 오시렵니까

( 이 글은 2003년 3월 23일
메꽃 바람(송문헌 시/ 권오철 곡)을 듣다가
친정엄마 생각이 나 울면서 썼던 글로
 오늘 장미숙 시인님 친정어머님이 별세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삼가 위로를 드리며 이 글을 올립니다.)
8 Comments
노을 2007.04.04 14:48  
  바다님, 다른 이의 슬픔은 또 내 슬픔을 생각나게 하지요.
모든 어머니들과 그 어머니들의 이야기는
다 똑같이 가슴저립니다.
마치 내 어머니의 일처럼....
바다 2007.04.04 21:31  
  어머니는 누구에게나 우주보다 더 큰 존재라서
남의 어머니 이야기도 다 제 어머니처럼 생각되더군요.
아니 무엇보다도 세월을 어느 정도 살았기에 더욱 그러나 봅니다.
 좋은 봄날 되셔요^^*
이종균 2007.04.04 23:08  
  낮에 피었다 밤이면 지는 메꽃
그 향 머금어 오는 바람은
분명 어머니의 살 내음이고

나실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잊혀져가는 가락에도
어머니의 숨결은 담겨 있습니다.

장미숙 2007.04.05 12:06  
  지난 3월26일.. 하늘나라로 떠나신 저희 어머니의 소식을 아시고
멀리에서 전화까지 주시고 이렇게 또 위로를 주시는
바다선생님 감사합니다.
노환으로 누워계신 동안 가셔야 할 길이라 여기며 지켜 보았지만
정말 영영 이별이고 보니 날이 갈수록 어머니 생각 뿐 이에요.
이 세상에 어머니가 안 계신 모든 분들을 위로해 드리고픈
마음이 되는 봄날입니다.
바다 2007.04.05 16:14  
  이종균 선생님!
메꽃 바람.
그 향기는 정말 그윽한 어머니의 향기이지요.
어머니.. 이제야 철들어 한없이 그립습니다.
 감사합니다.

장미숙시인님!
누구에게난 이별은 있지만 어느 시기에 왔느냐가 아니라
어머니를 어떻게 보내드렸냐가 중요한 거 같아요.
그래도 그만하면 장미숙 시인님은 어머님께 효도를 잘 하시고
 이별의 준비를 잘 하시고 보내신 거 같네요.
마지막까지 화목하라 일러주신 장 시인의 어머니 말씀이
바로 제 어머니의 유언으로 들리더군요.
어서 마음 추스르시기 바랍니다.
이종균 2007.04.05 22:07  
  70이 다된 내 지기 하나
9순을 넘긴 양친을 여의고
"이제 나는 천애의 고아가 되었다"며
허탈해 하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자식들의 마음 아닐까요?

장미숙 선생님!
부지중에 간과하여 위로말씀 드리지 못한점
결례되었습니다.
시와사랑 2007.04.06 11:36  
  누님! 오랜만에 들어왔습니다.
건강하시지요?
좋은 시 잘 읽고 감상합니다.
어머니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이 절절이 묻어 나는군요.

장미숙 시인님의 모친 상에도
애도의 마음을 표합니다.
바다 2007.04.06 23:46  
  이종균 선생님!
천애의 고아...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천애의 고아가 되는 것
그리고 그 다음이 내 차례가 되어 더욱 허탈하겠지요.

시와 사랑님!
정말 오랜만이군요.
가까이 살아도 만나지 못했으니 그저 미안하네요
저는 건강히 그리고 바쁘게 잘 지내고 있어요
시와사랑님도 늘 건강하시고 좋은 글 많이 쓰시고
하시는 일에 늘 축복 있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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