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커뮤니티 >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
연주.감상후기, 등업요청, 질문, 제안, 유머, 창작 노랫말, 공연초대와 일상적 이야기 등 주제와 형식, 성격에 관계없이 쓸 수 있습니다.
단, 영리 목적의 광고성 정보는 금지하며 무단 게재할 경우 동의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기존의 회원문단은 자유게시판으로 통합되었습니다.

고무신

산처녀 8 1188
고무신



세상을 얻은듯 예쁜
어머니가 사주신 고은 고무신
닳을 새라 신지도 못하고
두 손에 움켜 쥔 채
만지고 또 만 진다

선반에 얹어 놓고
바라보고 또 바라보니
신발도 나를 바라보고 웃는다

어머니 따라 재넘어 밭에
목화송이 따러 가면서
신발 닳을까 두 손에
쥐고 가다 신 고 가다

달 큰 한 목화송이 목 너머
넘기는 재미에
어머니 치맛자락 붙들고
돌아오니 맨발 이였네

맨발로 갔다 맨발로 돌아왔으면
없는 것을 탓하지 않으련만
갖일것도 버릴것도 없는
미련에 나는 오늘도 매달린다





8 Comments
김경선 2005.09.07 07:30  
  그 고무신은
무슨 색이었을까?
선반에 모셔 놓고
맨발로 다니다
어느새 발이
더 커져 버리지는 않았나요?
해야로비 2005.09.07 09:03  
  에고....안타까워라~~
다시 찾으러 가야겠네요~~역시...입성보단, 먹성인가봐요.^^

가질것보다.. ...버릴것 보다...놓치고 사는게 저의 삶인것 같습니다.
단암 2005.09.07 15:10  
  검정고무신은 평상용으로, 흰고무신은 외출용 맞지요.  선생님 고무신은 꽃그림이 있는 신발 같네요. 읶지 않은 목화를 다래라고 했습니다. 남의 농사 망치는 일인줄 알면서도 고픈 배에 다래를 따먹곤 했습니다. 중매장이가 목화밭 주인이 누군지 살폈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필시 과년한 딸이 있을 것으로 추측하고요.
장미숙 2005.09.07 15:50  
  목화솜을 따는 어머니를 따라 둑머리에 앉아  먹던
딸딸하고 달작지근하던 목화다래 맛...
지난번 과천 시민회관에서의 연주회 때 뵈온
산처녀형님께서는 요 때의 순수한 모습 그대로이셨어요~
장삿갓 2005.09.07 17:30  
  우리는 고무신을 안고 자던 그 초심을 잃어버렸습니다.
스스로 만든 기준에 매달려.... 기웃거리고 애달퍼합니다.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산처녀 2005.09.08 15:15  
  어릴적 저희는 지까다비를 신던 그런 시절이였죠 .
어머니가 꽃신을 사다 주셨는데 잠이 안올만치 가슴이 설레던 옛이야기입니다 .
4학년때에 운동화를 사주셨는데 전교에 한나뿐인 운동화구경을와서 몇일간 풍경이 되였었죠 ,그리운 추억입니다 .
임승천 2005.09.10 20:26  
  어린 추억을 노래한 향기로운 시입니다. 아련하고 설레이던 마음의 자락에 보듬은 꽃신의 자리가 무척 아름답게 보입니다.
산처녀 2005.10.07 19:13  
  임승천 선생님 ,
적은 글에 마음 주셔서 감사합니다 ,
제목
게시물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