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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던 길 멈춰 서서

강하라 3 757

처음엔 제목이 좋아서 오래전에 신문에서 오려놓은 글이예요.
조선일보 <문학의 숲, 고전의 바다>라고 책을 이야기하는 칼럼이 있는데
서강대 영문과 장영희 교수가 쓴 글을 옮겼습니다.
이 글을 읽고나서 가던 길을 멈추고 하늘을 한번 더 보던가 아니면 달을 보세요
참! 어제 초승달이 너무 곱게 떴었는데.. 우아~하고 요염하게.. ^^
오늘 뜬 달도 고울거예요 왜냐? 내마음의 노래회원님들은 마음이 다 고우시니까.. 그죠?

걸인시인으로 알려진 영국시인  WH 데이비스(1871~ 1940)는
어렸을 때 부모를 여의고 조모밑에서 가난하게 자랐다.
열세 살 때 친구들과 도둑질을 하다 체포된 후 퇴학을 당하고 액자공장에서 도금 기술을 배우지만,
그 일을 혐오해서 몰래 책을 읽다가 들키기 일쑤였다. 조모가 죽자 그는 고향을 떠나 일정한
직업 없이 걸식을 하면서 방랑한다. (후에 그는 이때의 생활을 "문학을 하고 싶은 야망으로 저주받지
않았다면 나는 죽는 날까지 거지로 남았을 것"이라며 걸인 생활에 대한 향수를 토로한다)
그러나 28세 되던 해 그는 금맥이 터졌다는 소문을 듣고 미국으로 가서 서부로 가는 화물기차에
뛰어오르다가 떨어져서 무릎 위까지 절단한 장애인이 된다. 다시 영국으로 돌아온 그는 외다리로는
걸인생활을 하기 힘들어지자 시인이 되기로 작정, 서너 편의 시를 종이 한장에 이쇄해 집집마다
다니며 팔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자비로 출판한 '영혼의 파괴자 외(外)' 를 계기로 그는 특이한 삶을 산
방랑걸인 시인으로 서서히 관심을 끌기 시작하고, 작가로서의 입지를 굳히게 된다.
그의 대표작 '가던 길 멈춰 서서'의 전문은 다음과 같다.

'근심에 가득 차, 가던 길 멈춰 서서/ 잠시 주위를 바라볼 틈도 없다면 얼마나 슬픈 인생일까?/
나무 아래 서 있는 양이나 젖소처럼 한가로이 오랫동안 바라볼 틈도 없다면/
숲을 지날 때 다람쥐가 풀 숲에/ 개암 감추는 것을 바라볼 틈도 없다면/ 햇빛 눈부신 한낮,
밤 하늘처럼 별들/ 반짝이는 강물을 바라볼 틈도 없다면/ 아름다운 여인의 눈길과 발/
또 그 발이 춤추는 맵시 바라볼 틈도 없다면/ 눈가에서 시작한 그녀의 미소가/
입술로 번지는 것을 기다릴 틈도 없다면/ 그런 인생은 불쌍한 인생, 근심으로 가득 차
가던 길 멈춰 서서 잠시 주위를 바라볼 틈도 없다면.'
3 Comments
장미숙 2005.09.12 11:54  
  강하라님~
저도 감명 깊게 보았던 글이라
멀리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 보내주기도 했었는데...
좋은 글 다시 읽을 기회를 주시어 감사해요.
어제 저녁미사에 가면서 보니 성당 뒤편 목련나무 가지 위에
이쁜 모습의 반달이 살며시 웃고 있더라고요~
호기심여인 2005.09.13 08:39  
  산책길에 휙휙 지나쳐 버리느라
잠시 주위를 한가롭게 둘러볼 여유도 안갖고 살고 있었던거 같군요
오늘은 한가롭게 들꽃의 유혹에 일부러 빨려들어야징~~
靜 軒 2005.09.16 00:07  
  강하라님  안녕하세요?  며칠전,  전에 올리신 사진 <데이지 따는 여인들> 을 보았습니다.  밀레와 바르비종파 거장전에서 보았던 코로의 작품이라 반갑더군요.  혹 그 전시회를 가셨었는지요?  저는 나이가 들면서는 그림의 취향이 풍경화에서 사람들의 삶을 담은 그림으로 바뀌어졌습니다. 그래서 이즈음은 밀레의 <이삭줍기> 를 제일 좋아합니다.^^ 그 전시회도 밀레의 그림을 보러 간 것이었는데  코로의 그림들을 보고 많은 감동을 받고 돌아왔습니다.  요즘도 책을 많이 읽으시나요?  좋은  글귀 있으면 소개해 주세요.  안녕히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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