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가는 길이 아주 아름답군요.
제가 초등학교를 다니던 길을 창포로 흐르는
조그만 내가 흐르고 강변 밭을 지나 논 속에 둠벙이 있고
벼논의 물고에 붕어들이 떼지어 노는 모습들을 종종 볼 수가 있었지요.
신작로엔 키 큰버드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었고
비가 오면 흙범벅이 되는 그런 길이었답니다.
제가 처음 1,2학년을 빼먹고 들어갔던 학교인데
40여년이 넘었어도 123학년 한 교실456학년 한교실
이렇게 자그만 집한채같이 남아있어요.
달라진건 그때는 까만 콜타르를 입힌 지붕이고
지금은 서양동화에 나오듯 하얀색으로
리모델링을 잘 해서 노을에 비껴 보이는 것이고
아이들도 몇 명 안되는(예전에도 그랬지만) .......
그냥 가만히 그림 같았어요.
학교옆 냇물에서 멱을 감고 운동장을 둘러선 벗나무에서
버찌를 따먹고 입술이 새파래져서 혼나던 생각나구,
비만오면 도시 살던 제가 무서워 나무 다리를 건너 가는
학교를 자주 빼먹곤 했던 들꽃들이 유난히 많던 길이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