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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지막히 <가을을 보내며>를 들으며 적어 본 ........ 삶 (2)

靜 軒 5 932


<추운 얘기 때문이었을까요?>
지난 번에 말씀을 드리고 나서 바로 한 이틀 꼬박 앓았어요.
한기가 들어서요.
온 몸이 얼마나 춥던지 때 아니게 내복에다 털조끼를 입고 지냈어요.
손이 시려 잠시도 주머니에서 꺼낼 수가 없을 정도였어요.
그래 이런 엉뚱한 생각이 들더군요.
시어머님 얘길 세상 밖으로 내 보내 그러나 보다고....
정말 그럴 것도 같지요?^^
         
          사실 누구를 위해? 왜? 하는 의문도 들었어요.  아닌게 아니라....
          그러나 결과가 좋고 그렇기 때문에 시작한 것이니 조금만 더 기다려 주세요.
          로라 잉걸스의 작품에 나오는 한 장면을 연상하시면 어떨까요?
          혹한의 추운 겨울, 세차게 몰아치는 평원의 눈보라 속을 한 대의 썰매가 달렸어요.  말의 입김이
          금새금새 얼어버려 썰매를 끄는 사람은 연신 썰매를 멈춰 그것을 떼어내야 하는 아주 추운 밤이
          었지요. 그런데 썰매를 끄는 사람은 곁에 탄 사람이 그 추운 밤에 자칫 졸다가 목숨을 잃을까 그
          의  이름을 열심히 불러요.  그러면 또 이름이 불리운 그 사람은 반응을 나타내려고 계속 몸을 움
          직이구요.  이런 노력과 격려 끝에 마침내 아늑한 그들의 집에 도착했다는...참 행복한 장면을
          요.^^ 

이렇게 오실오실 떨면서....이번엔 <가을을 보내며>를 듣고 또 들었어요.




<가을을 보내며>

마른 풀잎 맴돌아 피어오른 물안개라서
반짝이는 바람으로 흩어진다 나의 사람아
밤새도록 밤하늘 기대어 선 나무들 물든 잎새
가쁜 숨 몰아쉬며 저만치 가을은 떠났느냐
어디 가야 지친 영혼 편히 쉬일까
언제쯤이야 지친 마음 편히 쉬일까

차운 비에 매달려 흔들리는 잎새라서
파르라니 별빛으로 떨어진다 나의 사람아
눈이 부신 억새꽃 밀려오는 바람에 나는 꽃잎
놀란 가슴 쓸어안고 가을은 그렇게 사라졌나
어찌해야 얽힌 인연 쉬이 풀릴까
아무렇지도 않게 내 맘 곱게 접을까

(이향숙 작시 이안삼 작곡 소프라노 김영미)

올 봄에 대전에 다녀와야 하는 일이 있었어요.
그때 차 안에서 이 노래를 처음 들었는데 멜로디가 아름다워 마치 반가운 사람을 만났을 때 처럼 반갑더군요.  시를 정확하게 알고 싶어 휴게소에 들러 음반 안에 끼워져 있는 책자를 꺼내 보았어요.  역시나 아주 아름다운 시였어요.

 
   

<어디 가야 지친 영혼 편히 쉬일까 언제쯤이야 지친 마음 편히 쉬일까
        어찌해야 얽힌 인연 쉬이 풀릴까 아무렇지도 않게 내 맘 곱게 접을까>
사람이라면 누구나 어떠한 일로든 한번쯤은 이런 감정과 마주쳐 볼 거에요.
..................
아침에 눈을 뜨면 언제나 제가 있는 곳이 너무나 낯설었어요.
서울이라는 장소가 주는 지리적인 생소함을 포함해서 저를 둘러싼 환경이 너무 낯이 설었어요.
어느 날은 마치 기억상실증에 걸렸다 이전의 기억과 현재의 모든 것을 동시에 기억하게 된 사람과 같은 그런 느낌이 들더군요.  이전으로 돌아갈 수도 없이 당장 엉클어져 있는 눈 앞의 현실에 막막하고 답답하고 절망스런 그런 느낌이.......




<채울 수 없는 욕구 그리하여 온전히는 결코 만족하게 할 수 없는 사람의 뜻> 
어떤 게 못미처 불만이실 때 그것을 채워보려 노력했어요.  그것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자 다른 불만을 가지심을 알게 되었지요. 다시 그것도 잘해서 칭찬을 들었다 싶으면 또 다른 요구가 일어나고....
저는 깨달았어요.
사람의 뜻을 따르고 기쁨을 드리려 함에는 결코 한계가 있음을.




<마음으로부터 함께 하고 싶은 마음>
그러나 모두와 마음으로부터 진정 함께 하고 싶었어요.
제가 발을 딛고 있는 곳에서 손길이 닫는 곳에서 눈 앞에 펼쳐있는 모든 상황에 마음을 두고 또 주면서.....있어야 할 곳에서 해야 할 일을 하는 가운데..... 평화롭고 싶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밤 하늘을 보니 바로 제 마음과 같은 장면이 그곳에 있더군요.


구름과 달

창을 열고 내어다 본 하늘엔
달 아래 구름이 지나고
구름 그 위로 달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잠시 후 다시 바라 본 하늘엔
달을 떠난 구름이 한가롭고
구름을 보낸 달이 의연히 빛나고 있었습니다.

함께하면 조용히 아름답게 어울리고
따로여도 여유롭고 의연한
저 구름과 달을 닮았으면 좋겠습니다. 

(1980. 5.)
5 Comments
김형중 2005.09.30 16:48  
    정헌님, 쾌차하셨는지요?

 위 글월을 매일 한번씩 음미하였는데도,소생은 이해할듯 말듯...  ... 섬세한 필치가 우아합니다.

  -석가모니께서 제자 사리자에게 하신 설법-

      -반야심경-

  행심반야바라밀다시
  조견오온개공 도일체고액

  색불이공 공즉이색 색즉시공 공즉시색
  수상행식 역부여시

  시제법 공상  불생불멸 불구부정  부증불감
  시고공증 무색  무수상행식

    ......    ......    ........

  고등학교때  "생활불교회"에서  위 반야심경과 육조단경을
설법을 들은이후 지금까지 새겨 왔지만...  ....

  "근원을 알지도 못할 곳에서 나서 돌뿌리를 울리고
  가늘게 흐르는 작은 시내는 구비구비 누구의
  노래입니까? "-한용운_


  "이명자님"의 시를 드립니다.

    -존재-

  바람에 뒹글며 물흐름 따라 살아온나날들
 그 안에서 벗어나려 온갖 애를 썼었네.

  그러나 내 존재가
  한낱 바람에 흩날리는 낙엽의 존재임을
  이제야 알았네.

  돌이 되려 돌을 삼키고 또 삼켰네
  점차 자신의 중력을 느끼며
  세찬 바람에도 견딜 수 있게 되니

  이제하늘의 폿대를 향해
 한 걸음 두 걸음 제길 찾아 달려 가건만
 앚ㄱ도 폿대는 멀고 희미하게 보인다네,
靜 軒 2005.09.30 22:04  
  김형중님 안녕하세요? 
무슨 그리 소상히 읽으실 거리가 된다고 매일같이 읽으시는지요?  어느 분께도 웃으며 말씀드렸지만  그저.. 한 여성이 살아오며 이런 생각들을 하며 살아왔나부다 ..시며 "그까이거 대충대충" 읽으시옵소서.^^  진심입니다. ^^

또...제가 워낙에는 글이나 말에 숨김을 두는 사람이 아닌데 직설적인 표현이 너무나 송구스러워 좀 휘 둘러간다는 것이 아리송하게 말씀드렸나 봅니다.

부끄러운 맘이지만 조금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먼저는 가곡 사이트에  며느리로서 살아 온 그간의 경험담을 올리고 있지만 도대체 무엇때문에 제가 올리고 있는지 누구를 위해 올리고 있는지 저 자신에게 자문을 해 보았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지금도 잘 모르겠습니다. ^^ 

그리고 시어머니 얘기라 혹 불편한 맘을 느끼시는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지만 좋은 결과를 들려 드리려 하고 있으니 기다려 주십사는 말씀이..다음이었습니다.

이제 가곡 가사와 관련된 뜻은....
....서울생활과 가정생활 모두에 적응이 잘 되지를 않아 너무 힘들고 슬플 때가 많았던 저는,  자고 일어났을 때 예전의 제 모습으로 돌아가 있기를 무수히 바랬었습니다.  그러나 잠이 깨어 둘러보면.....^^  그래서 그때의 아득했던 마음을 회상한 것입니다.  그때 실제로, 바다를 보면 마음이 풀릴까 지하철을 타고 제물포역에 내려 한없이 바다를 향해 걸어보기도 했었지만...그때의 경험으로는 어디를 간다고 풀리는 게 아니었고 그저 제가 마음의 방황을 접고 사는 것 밖에는 도리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참 철이 없었지요? ^^

채울 수 없는 욕구....운운...은 역시 시어머님과 관련된 얘기입니다.  시어머님이라는 단어를 적기가 쑥스러워 뺐었습니다.^^  어머님의 태도를 보면서 저는 많은 생각을 해 보게 되었습니다. 세월이 흐른 후 과연 어머님 때문에 이러구 저러구, 이랫구 저랬구 라는 핑게가 용납이 될 것인지를.  아니었습니다.  제 삶의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은 결국은  제가 지게 되어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저는 더 이상 어머님의 눈치를 보는 삶 또는 어머님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삶,  흔들리는 삶, 맞춰지는 삶, 마지못해 끌려가는 삶을 살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게 아니라 의논은 하되 결국에는  저가 계획하고 준비하고 실천해 나가는 그러므로 책임감있는 생활을 하는 자세로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앞서의 글에서 어머님께서 저로 인해 많은 나날 참으셔야 했다는 말씀은 바로 이런 연유에서 나온 것입니다. 

그리고 끝으로..비록 뜻은 그렇다 할지라도 가족들과 조화를 이루며 살고 싶었던 제 마음이 마지막 노래에 담겨 있습니다.

저 이렇게....마음이 (또 외모도) 그저 허름하고 남루한 아낙일 뿐입니다.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靜 軒 2005.10.01 08:36  
  김형중님. 
안녕하신지요?  아침에 다시 들렀습니다.  간밤에 인사를 빠뜨렸습니다.  적어주신 좋은 글에 감사드립니다.  존재의 마지막 구절의 앞부분..혹시 타이핑이 잘못된 것인지 아니면 제가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해서인지...설명이 필요합니다. ^^
오늘 하루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그 누구, 그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는 정신의 소유자로,  한없는 자유를 누리며 사시길 바랍니다. ^^
안녕히계십시오. ^^
 
김형중 2005.10.01 17:36  
    정헌님,죄송하나이다.


 검토도 안하고 "작성완료"  빵.  아참, 이게왠일?

 잘보시면 아실텐데, "ㅣ" 가 빠진 것을, "아직도 푯대는 멀리 희미하게



보인다네"



  소생은 mail을 받아 읽기는 하여도 보낸 적이 없는 컴맹이고, 어쩌다
운 좋게 "내 마음의 노래"사이트를 알았습니다.

  소생이 글월 한번 올리려면 얼마나 진땀을 흘리는지. typing은
살아 생전 정헌님에게 보낸것이 처음입니다.

  한자는 어떻게 치는것인지? 이 코멘트 란이 작아서답답한데 해결 방법이없는지? 궁금합니다.

 이곳에 오니 어르신 들도 젊은이 못지 않게 지식도 정열도, 또한
Typing 실력도 대단하셔서, 소생은 입 벌어져 감탄에 감탄하고
있습니다.

  같이 늙어가는 세대 정헌님의 글이 마음  속에 다가와  소생이 용기를
 낸겻 입니다.

  이왕 왔으니  한말씀 드리고 갈까요?

 감사한 말씀 "그 무엇에도 얽메이지 않는 소유자로, 한없는 자유를?"
 누가 이처럼 살 수 있을까?ㅡ 무릉도원 저멀리 피안의 세계에서?

소생은  찟기고 밟히고 살아온 56살의 삶을  너무 서럽고 원통해서
신에게 물어 보았습니다. 그러나 신은 대답이 없었습니다.

  그것은 인간 스스로 깨닫고 살라고.
 
靜 軒 2005.10.01 20:22  
  김형중님.
사려깊지 못했음에 대해 사과드리고 싶습니다.
말씀처럼 이해도 되었는데.....마음 편히 생각해 주십시오.
컴맹이라 하셨는데 익숙해 지기 전에는 모두들 서툰 법이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자유와 관련된 말씀은... 제 글을 하루에 한번씩 읽으신다기에 크게는 저를 염두에 두고 드린 말씀이었습니다. 그 모두에서 자유로우시라고.  그러나 지금 다시 보니 빠진 단어 때문에 의미전달이 부정확하였습니다.^^
다시한번 적으면 이렇습니다.
 
"그 누구, 그 무엇도 김형중님을 <부당하게> 얽매이도록 허용하지 마십시오.  그러므로 한없는 자유를 누리며 사시길 바랍니다." 

여러가지로 어려움이 많으신듯 합니다.
모쪼록 하시는 일이 잘 되시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깊어가는 가을과 다가올 겨울이 부디 따뜻한 계절이 되셨으면 합니다. 

건강하십시오. 

안녕히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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