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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원 풍경

이종균 5 1168
    이용원 풍경
                 

형광등을 밝혔어도
오히려 답답한 동네 이용원

젊은 손님 모두
미장원에 빼앗기고
늙은이만 드문드문 찾아와도
천직이라 이를 지킨다는
염색으로 백발을 가린 이용사,

그를 깍듯이 사장님이라 부르던
고운 때 가신 중년의 여인,

그녀의 손에 들린 시퍼런 칼날이
쓰윽 쓰윽 핏줄 솟은 목 줄기를 스쳐도
저리도 안락하게 코를 고는 손님,

그들 사이엔
오랜 동안 믿음이 맺혀있다

겨자씨 한 알만큼만
마음속에 있어도
명하여 산을 옮긴다는 그런.
5 Comments
바 위 2007.09.18 15:08  
  회장님

이발소 이용원 문화도
참 많이 변했네요.

그럼요.우공이산 일겁니다
금호동 고개 오르기전 문화동 희망이발관 생각입니다.

고맙습니다...
단암 2007.09.21 10:12  
  손님과 면도사의 대단한 신뢰관계입니다. 권부의 면도는 어떤지 물어 보았더니 그곳에서는 안전면도기를 쓴다 합니다. 권력과 신뢰는 반비례 하는가 봅니다. 건강하시고 좋은 추석되십시오. 좋은 시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정영숙 2007.09.21 10:12  
  이용원에서 깍은 머리는 선이. 각이 선명하여 어쩌면 딱딱할 것 같은데 깔끔해 보이고 미장원에 깍은 머리는 그 반대인데 ----남성들이 미장원에 와서 머리를 깍으니까 조심이 되던데요. 건의인데 이용원에서도 미장원처럼 머리 스타일을 그렇게 하면 고향으로 되돌아 올것 같은데요. 아참 ! 시가 사실적이라 맘에 쏙 듭니다.
노을 2007.09.21 12:31  
  달라진, 그리고 사라지는 풍속들이 아쉬움처럼, 활동사진처럼
눈앞을 스쳐갑니다.
우리는 너무 빠르게 옛 것을 버리고 사는 건 아닌지...
이종균 2007.09.22 11:33  
  바위 선생님 !
90세의 愚公이 그의 가솔들과 함께
몇백년, 아니 몇천년이 걸릴줄도 모르는 산을 옮기려하자
하느님이 감동했다던 그 큰 의지보다
겨자씨만한 믿음이 우리 사회에...

단암 선생님 !
예리한 관찰이십니다.
건강하게 사는 것은 본인의 의지이지만...
사람은 죽을 자리에서 꼭 죽었다고 역사는 증언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정영숙 선생님 !
미에 대한 감각도 어찌 발랄한 젊은 세대를 따르겠습니까?
굳어버린 관념을 바꾸기가 어려운가 봅니다.
한번쯤 미장원에 가 산뜻하게 머리를 자르고 싶은 충동이 없지않으나
ㅋ ㅋ ㅋ...

노을 선생님 !
그렇군요,
子曰 溫古而知新
      可以爲師矣 라 했거늘 지금은 모두 잊혀져 가는 용어들입니다.
"빠르게 버려져 가는 옛 것" 기성세대들의 마음의 고향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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