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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집

별헤아림 2 1208

              그녀의 집
                            권선옥(sun)
 
    그녀는 맘 속에 두 채의 집을 지었네
    사람들이 희망의 돛을 높이 달고
    소리 높이 외치던 새 천년 그 늦은 겨울
    고개 숙인 그녀는 희망 없는 작은 집을 지었네
    그 집에는 오랫동안 비밀스레 세 사람이 살고 있었네
    그녀는 또 다른 집을 지었네
    세련된 그 집에는 사람들이 들락거렸네
    오가는 사람들을 위해 그녀는 집을 넓혔네
    푸른 잔디에 피어나는 예쁜 꽃들
    무성한 나무에는 새들도 우네
    불타던 여름이 지나고
    더 이상 뜨거워질 수 없는 날
    계절은 가을로 겨울로
    그리고 다시 봄이 돌아왔네
    그녀는 더 이상 꽃 나무를 심지도 않을 것이며
    길을 넓히지도 않을 것이네
    사람들이 돌아가도 그녀는 빗장을 열지 않네
    세 사람이 사는 비밀스런 집에 갇혀
    더 많은 이야기를 쌓아가네
    한 착한 사람만 잠시 다녀 갔을 뿐
    벚꽃이 분분히 날려도
    더 이상 마중 나오지 않을 그녀의 집 앞
    한창이던 조팝꽃이 저만치서 지고 있네

                                      <2004. 3. 26.>
2 Comments
바다 2004.03.29 08:46  
  권 선생님!
저도 제 안에 여러 채의 집을 짓는 일이 종종 있답니다.
사람들은 겉으로는 한 채의 집만 잘 갈고 닦는 것 같지만
내면 깊숙한 곳에 날마다 새로운 집을 지었다 부수었다
 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녀의 집은 바로 우리 모두의 집이 아닐까요?
의미를 생각케 하는 님의 글 감사합니다.
별헤아림 2004.03.29 12:04  
  졸시에 늘 풍성한 감상을 주셔서
자꾸만 쓰게 되나 봅니다.

바다님 언제 도 뵐 날 있을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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