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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단풍/이한별

이한별 1 1561
가을 단풍


이 한 별

삼천리 자락에 시나브로 단풍들었다
산산한 바람 산득산득한 가으내
붉고 노란 꽃 무더기의 함성

아직 초록을 채 밀어내지 못한
육손이 단풍잎들은
섬뜩한 바람에 질끈 감은 눈을
부비적 부비적거렸다
끝내 단풍 물 들이지 못하면 어쩌나
저린 심장은 두근거린다
나는 안다
초록이 익어가는 든든한 흔들림을

꽃을 피워내지 못한 나무들이
잎으로 꽃 피었다
꽃보다 진한 울음이었다

눈서리 내릴 때 까지 있지 않아도 좋겠다
늦가을 곱이 곱이에 내리내리 선연하니
얼마나 아름다운가
해마다 한 번씩 그렇게 필 수 있다니
이파리의 마지막이 그렇게 찬란할 수 있다니
1 Comments
바다 2003.11.02 08:20  
  이한별님!
좋은 시 잘 읽었습니다.
.......
꽃을 피워내지 못한 나무들이
잎으로 꽃 피었다
꽃보다 진한 울음이었다


이파리의 마지막이 그렇게 찬란할 수 있다니
..............
정말로 단풍이 든 이파리들이 꽃보다 아름다운 가을입니다
님의 글을 읽고 우리 사람도 마지막이 가을 이파리처럼
찬란한 삶이 되었으면 하는 소망을 가져봅니다.

늘 건필하시고 읽는 기쁨을 자주 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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