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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을 건너온 남가주님의 사랑

바다 7 1032
태평양을 건너온 남가주님의 사랑

오늘은 퇴근길에 여러 가지 짐이 많아 낑낑대며 현관 앞에 서서 잠시 숨을
고르는데  조그만 쪽지하나가 내 눈길을 끌었다.

‘박원자님 국제소포 경비실에 보관’

누구일까 짐작은 했지만 미국에 계시는 남가주님의 소포였다.

상자는 제법 크나 너무 가벼워 무엇일까?
어린 아이처럼 궁금한 마음에 외출복도 벗지 않고 그대로 서서 열어보니
<나이키>신발 케이스에 가득한 하얀 스티로폼 조각 속에 립스틱 하나와 머풀러가 들어 있었다.

+ + + + + + +

남가주님을 알게 된 것은 금년 2월초순경 동호회게시판에<한잔 걸치고 싶다>라는
글과 <존경하는 오숙자 교수님께>라는 글을 올리면서부터였다. 오 교수님께 올린
글이 너무나 감동적이었다는 쪽지를 받은 뒤로 어쩌다 가끔 한 번씩 쪽지를 나누게
되면 비록 몸은 조국을 떠나 미국에 살고 있지만 조국을 사랑하고 가곡을 남달리
좋아하시며 또 신앙 깊은 그 모습에서 저절로 존경심과 언니 같은 마음을 갖게 하였다. 

가끔씩 음악가의 방 오 교수님의 홈에 남기신 글이라든가 게시판에 올리신 글들을
보면 예사분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특히 오 교수님의 음악을 너무 좋아하시는
 분이라  공감대를 형성하기 시작 하였다.
 
오 교수님이 병원에 입원하셔서 문병을 다녀온 후 쓴 글<카네이션 한 다발을 들고>가
계기가 되어 그 뒤로 다정한 언니처럼 다가와 언니로 아우로 부르며 지내오던 어느 날
새 사제를 위한 첫 미사 때 불렀던 노래<나와 함께 하시는 주님>을 미국에 있는 성당
에서도 불러보고 싶다는 리플을 읽게 되어 언젠가 보내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여름 동호회 때 부를 신청 곡을 받는다고 회장님이 공고를 하자 비록 함께 하지는 못하
지만 <고향의 봄>을 불러달라고 하셨고 나는 그 시간에 남가주님을 위하여 국제 전화를
 할 테니 함께 부르자고 제안하였다.

그런데 그 날은 공교롭게도 막내딸이 하버드 대학교 대학원에 풀장학생으로 입학하여
떠난 뒤 부부가 오랜만에 10일 간 여름휴가로 이태리 여행을 떠나는 비행기 안에 있을
거라고 소식을 전해 오셨다.

안타깝지만 그래도 신청 곡은 같이 인쇄를 했고 우리 회원들은 과천 서울 대공원 숲 속
에서 남가주님을 그리며 그 노래를 불러주기도 했다.

그 뒤로 약 한 달이 지났을까?
오랜만에 홈에 들어오셨기에 인사를 드렸더니 몸이 좀 불편했었다고...
그 때는 정말 가슴이 뭉클함을 느낀 게 사실이었고 오 교수님의 미사곡과 가곡집을 보내
드리고 싶어졌다.

그 먼 미국에서 우리말로 된 미사곡과 우리 가곡을 부를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내가 구할 수 있고 가지고 있는 것이라면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누구에게라도 보내드려
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몇 분에게는 보내기도 했다.

앞으로도 특히 해외에 거주하는 교포들이 필요로 한다면 악보를 받아보고 기뻐하는 모습을
생각하고 어디라도 보내드리고 싶다.

+ + + + + + + + +

남가주 언니!
오늘 언니 선물 받고 너무나 감사해 할 말을 잊었습니다.
그 선물 고르시는 모습 눈에 선하고 마음도 아주 따뜻하게 느꼈습니다.
정말로 감사드리고 늘 건강하시고 기도 속에 만나요.
자주 소식 드릴게요

이 소중한 인연들은 오 교수님께서 가객 은현배 회장님의 답시로  <임진강Ⅱ>를 작곡하신 일로
이루어진 것들이다.
머지않아 <임진강Ⅱ>가 우리 동호회원들의 아름다운 기다림 속에서 발표된다고 한다.

그 날은 남가주님이 보내주신 이태리제 머풀러를 두르고 미제 립스틱을 바르고 또 누군가가
주신 아껴둔 프랑스제 향수를 뿌리고 공연장으로 달려 갈 것이다.
 
어쩌면 그 날  무안의 아무개(???~@#%*)가 동행할지도 ....

7 Comments
오숙자.#.b. 2003.10.31 07:39  
  가곡 사랑하는 마음이 시발로
동호인들 간에 우정과 사랑을 키워나가는
정겨운 모습입니다.

바다님이 구석구석 세심한 사랑과 인정이
이처럼 태평양을 넘나드는 사랑으로...

우리 동호인들도 아름다운 시선으로 바라보며
그 따듯한 우정이 함께 전해옴을 느낍니다.

아름다운 가곡 사랑은
이처럼 인간사랑으로,
나아가서 평화로운
삶을 창조시키는 모습이지요.

"내마음의 노래"의 우정과 사랑은
영원하여라.
정우동 2003.10.31 08:08  
  야 !  멋지다 !!  너무 멋있다 !!!
내가 회원이긴 하지만 우린 너무 멋진 모임이다 !
이런 사김, 나눔, 인정은 진작 천연기념물로 지정 받았어야 마땅하다 !
너무 상쾌해서 세상에다 대고 고함치며 자랑하고 싶으다 !

립스틱 짙게 바르고, 설뫼 라인으로 머플러 날리며
프랑스 향수의 엘레강스를 전령삼아 등장할 바다님의
국산품 향적봉의 그 부군님도 그때 뵙기를 학수고대 하겠습니다.
음악친구 2003.10.31 10:01  
  남가주님께 악보를 부치시는데 보통으로 하면 15일 걸리고 특급으로 하면 5일 걸린다고 해서 특급으로 부쳤다는 바다님 말씀을 듣고  좀 늦게 받아보면 되지 값도 몇배나 비싼 특급으로 왜 보냈냐고 했더니 하루라도 빨리 받아보게 하고 싶으셨다는 바다님 말씀에...
그 마음을 남가주님이 고스란이 아셨네요

두 분 사이에 오간것은 악보와 머플러,립스틱만이 아닙니다
사랑~
바로 그 아름다운 사랑의 마음씨~

이 아침, 이 글을 읽는 저도  매우 해피합니다

근데, 전 역시 식충인가봐요
무안의 아무개가 난 향적봉 부군님이 아니고  거시긴(???~@#%*)줄 알았는데...
아르보 2003.10.31 10:34  
  바다님이 우리회원들을 꼼꼼히 챙기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닌듯.
챙긴다는 것은 결국 나를 낮추고 사랑의 마음을 담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 아닌가.
가곡 싸이트지만 이를 매개로 서로 사랑을 서로 나눈다는 것,
그것으로 이미 우리는 행복하다.

바다님,
SES라는 그룹아시죠?
거기에 리드 보컬이 바다인데 요즘  솔로로 전향하나봐요.
TV에서 언듯 보니 파격적인 변신을 했더군요.

우리 바다님도 무언가를 보여 주실듯 한데
설마 SES의 바다처럼은 아니겠죠?
아무튼 기대됩니다.  그리고 이 아침 행복했습니다.

동심초 2003.11.01 01:51  
  제가 즐겨쓰는 인삿말 아시죠~

 우리 가곡 사랑방은 따스함이 있고^*^ 정겨움이 가득 넘치고
 삶의 진솔한 모습들이 훈훈하게 피어나는 사랑방이지요

 구석구석까지 세심하게 배려하고 사랑을 나누시는 그 모습에
 늘 감동을 받고 도전을 받지요

 바다님의 진솔한 삶의 모습들 때문에 우리까지 이 추운 날씨에
 훈훈하게 만들어 주셔서 너무나~~ 감사드려요

 아름다운 선율속에 아름다운 인간애까지 함께하니
 더할나위없이 아름다워지는것 같아요
 그래서 저두요 이 글을 읽으며 마음이 훈훈해져서 미소가 절로 나네요

 그런데 칭구야~~~~
 난 무안의 아무개가 향적봉 부군님이시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디
 우찌 돌아가는지 니는 아나?  무안의 아무개가 누군교?
 

평화 2003.11.01 22:05  
  참으로 소중하고 아름다운 모습인것만 같습니다.
아름다운 남가주님의 세심한 정성과 사랑에
바다님의 감격이 눈에 선하게 그려지네요.

바다님! 저는 스무해도 전 크리스마스날에 친구에게
책 한권을 선물 받은적이 있었지요.
아직도 우리집 책꽂이엔 누렇게 빛바랜 채 있습니다.
가끔씩 그 친구의 정성과 사랑을 생각하며 보석보다 소중하게
평생을 간직할 그 책을 어루만지며 추억에 젖어봅니다.

오늘은 퇴근하고 집으로오니 꽃구름피는언덕님께서
책을 보내셨더군요. 책 표지에 가을 단풍이 꽃구름피는언덕님
마음만큼이나 아름다워 수채화로 그려볼 요량입니다.

바다님! 얼마전 바다님께 악보를 받으면서도 우체국에서
우표지를 부칠 아름다운 모습에 참 흐뭇하고 행복하였습니다.
늘 지금처럼 아름다운 마음 나누시며 평화롭게 사시길 기원합니다.
남가주 2003.11.02 03:41  
  보고싶은 바다님!

작은 마음을 크게 받아주신 바다님,
바다님의 정성이 얼마나 큰가를 많은 분들이 다 아시고 계시지요
오교수님의 성가 악보 꾸러미를 안고 즉시 성가대 지휘자님께 드렸지요
성가 대원들도 함께 기뻐하며 열심히 연습 할겁니다.
바다 아우님,
이곡을 부를때 오교수님의 예술성과 바다님의 정성이 함께
거륵한 그분께 높이 상달 되리라 믿습니다

Thank you, a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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