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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詩

바 람 4 750
 
녹는 그릇 - 조창환(1945~ )


촛불은 불타지 않고

몸 맑게 가라앉힐 뿐

제 몸이 녹는 그릇인 줄을

알면서도 맑은 영혼은

고요한 시간에 샘이 된다



고요한 시간에 샘이 된 초는

피멍든 흔적 가라앉혀

빛을 만들고

그 빛으로 이슬 떨군 사람

길 비추어줄 뿐

 
 
4 Comments
김형준 2005.11.27 06:55  
  바람님!
좋은 시를 올려 주셔서
즐겁게 감상했습니다.

촛불의 희생적 사랑과 헌신을
노래하는 시 같군요.

우리의 삶도 그와 같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어차피 모든 인생은 그렇게 주어진
시간을 보내며 살다 가는 거겠지요.

우리에게 하나님이 주신 시간을
과연 거의 우리들 자신들만을 위해
쓰다 갈 것인가 아니면 보다 많은
사람들과 가치있는 나눔을 실천하며
갈 것인가가 관건이리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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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이 노래한다.
처음에는 잔잔히 콧노래 부르며
바람이 스치면
포르테 포르테를 외치다가
바람이 다른 친구를 찾아 떠나면
피아노 피아노시모로 잦아든다.

촛불은 우리 삶의 증인이다.
그 앞에 서면
우리 삶이 명명백백히
누드 사진처럼 드러난다.

착하고 고마운 친구의 모습도
정겨운 가족의 방 안 풍경도
촛불이 밝혀주는 것 만큼
보다 선명하게 우리의 마음에 남는다.
홍양표 2005.11.28 20:39  
  주례를 설 때 마다 점촉,
"자기 몸을 태워, 녹여, 비추어 주는 사랑"
"이런 희생적 사랑"을 말했습니다.
고요하게 샘이되는 초! 이런 사랑은 어머니 사랑이겠지요.
이런 어머니를 기억도 못하는 저입니다.
네살때 가셨습니다.
노래모임에 가면 모두를 손잡아 줄 수는 있습니다.
아니 잡아 줄 겁니다.
김형준 2005.11.29 01:36  
  홍양표님!
네 살때 돌아가신 어머니!
저는 그런 형편은 아니지만
마음이 아프고, 눈에서 눈물이 나려합니다.
그 그리운 마음으로 다른 이들을
더 안아주시과, 또 그들에게 안기시면서
보다 더 깊은 행복과 기쁨을 누릴 수 있으시길.....
엄지 2005.11.30 22:14  
  시 만큼 꼬리말들이 따뜻하고 애절합니다
그래서 내 마음의 노래가 더 아름답고
시린 겨울에도 따뜻한
모두의 안식처가 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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