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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 방울이가 남긴 쪽지

바다 5 827
 
 
방울
 
 선생님 안녕하세요
 
 2007년 06월 04일 19시 43분
 
 안녕하세요
6학년때 1반이었던 최지은입니다.
벌써 중3이 되었네요
곧 고1이 되는데
지금까지 헛되이 보냈던 시간들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이 사이트를 찾아온 이유는
학교에서 음악시간에
'언덕에서' 라는 노래를 가창시험으로 보는데
보니깐 가곡이더라구요.

'가곡' 하니깐 바로 선생님이 생각나서
예전에 선생님께서
너희들이 중학교 올라가면 그 노래들이
여기 오면 다 있을거라고 하신 말씀이
생각나 찾아왔습니다.

주소를 잊어버렸었는데 초등학교때 쓰던
수첩들을 다 뒤져보니
이 주소가 적혀져 있는게 있었습니다.

정말 '언덕에서' 노래를 찾아보니
있네요..
노래가 쉬운것 같으면서도
은근히 지킬것도 많고 어렵네요

선생님 덕분에 노래 잘 부를수 있을것 같아요
지금 선생님이 계시면 좋앗을 건데..
이 메세지 꼭 받으시길 바래요

그럼 다음에 또 들어오겠습니다
안녕히계세요~!

아차, 유안초에 이지혜 라는 선생님 계시죠?
제 친척언니예요..ㅋㅋ

 방울
 
지은아, 안녕^^*
 
2007년 06월 04일 22시 04분
 
잊지 않고 찾아왔구나 .
벌써 중 3 그리고 곧 고등학생이 되는구나.
넌 일기를 참 잘 쓰는 어린이였지
그리고 동시도 잘 썼고...
공부도 물론 잘 했고.

지금까지 헛된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하는 우리 지은이가
그야말로 알찬 생활을 하고 있는 거 같다.
지은이의 생각이 이렇게 건실하니 선생님은 지은이가
정말로 앞길을 잘 헤쳐나가리라 확신한다.
공부 열심히 하면서 우리의 아름다운 가곡을 사랑하는 멋진 학생이 되기 바란다
너희 반 친구들에게도 이 사이트 많이 소개해주고..
그 동안에 선생님의 노래도 여러 곡이 작곡되어 많은 사랑을 받고 있구나
이지혜 선생님은 착하고 능력있고 예쁜 선생님으로 인기 짱이란다.
 너의 친척이라니 더욱 기쁘구나.

 자주 오너라
올 땐 선생님께 쪽지 보내는 거 잊지 말아라. ㅎ

지은아!
사랑한다^.*

******지은이의 동시 ********

 토마토                     

광주유안초교 6  최 지은

학교에서 키우는
귀여운 내 토마토
가져갈 때는
손톱만큼 작았지만,
지금은왕방울 처럼 커졌네.

내 토마토는
귀여워인기가 많아
친구들이 서로 가지려 하네.

물 한번 안줬다고,
시들어 버리는
얄미운 내 토마토.

그래도 그래도
내 토마토는 내겐
가장 소중한 친구.

오래 쳐다보고 있어
부끄러워 그런지
볼이 빨갛게 익었네.

비행기                 

광주 유안초교 6    최 지은

길을 지나가다
본 푸른 하늘.

비행기가
하얀 솜사탕 같은
똥을 싸며 날아가네.

잡으려 해도
잡히지 않는 세상속으로.

.잡았다!
에이~ 놓쳤네..
요것 정말
잽싼 생쥐같네

손가락을 동그랗게 하고 보면
내 손안에 든 비행기가 된다


손목시계                 

 광주 유안초교 6    최 지은

내 손목에
항상 붙어다니는
분홍색 예쁜 내 시계.

내 시계가
하루라도 안보이면
내 한쪽이 허전하지요.

혼자 제 귀여움을
독차지 하려는
투명하고 예쁜 내 시계.

왼쪽 팔 손목은 내 시계구역
팔찌가 껴 있으면
얼른 내 쫓아버리네.

오래되어
상처가 많이 나
버릴려 해도 정이 많아
버릴수가 없는 예쁜 내 시계.


비오는 날 이면..                           

광주 유안초교 6  최 지은

비오는 날 이면..
아무도 없는 곳에서
혼자 걸어보고 싶다.

비오는 날 이면..
고요한 곳에서
혼자 깊은 생각에
빠져보고 싶다.

힘들었던 일,
슬펐던 일
모두 던져버리고,

바람의 노랫소리를 들으며
깊은 잠에 빠져보고 싶다.

빗물에 흠뻑 젖어
나쁜 일 들을 싹 쓸어버리고
우리 모두를 지켜주는
작은 천사가 되고싶다.


 
5 Comments
요들 2007.06.05 05:59  
  사제지간의 아름다운 모습
보기 참 좋습니다....ㅎ
권혁민 2007.06.05 09:56  
  저도 박원자선생님이 계신 학교로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들 셋을  죄다 전학 시키고 싶은 심정이 님의 글을 보면서 든다.
수업시간에 틈틈히 제자들에게 들려 주실 우리의 가곡과 시들.
그 시를 그 노래를 듣고 자라날 선생님의 제자들 그들의 정서가 봉숭아 씨방이요,그들의 감정이 민들레 씨앗일 거 같다.가곡 사랑을 손수 실천하시는 그 모습에서 감동 많이 받았습니다.
바다 2007.06.05 12:39  
  요들님과 권혁민님 두 분께 감사드립니다.
지은이를 담임하던 시절 주니어 사이트에 아이들에게
시를 올리도록 하였는데 그 때 지은이의 작품 몇 작품을 소개합니다.
우리 지은이는 이런 아이였답니다.
너무 사랑스러운 아이였어요.
권혁민님도 주니어 사이트에 아드님들의 동시를 올려 보셔요.
훗날 좋은 자료로 또 추억거리가 될 것입니다.
지은이는 이 일을 잊고 잊는지도 모르겠네요..

지은이의 동시를 본문 안에다 붙여둡니다.
Schuthopin 2007.06.05 15:09  
  이쁜 지은이...^^

저도 예전에 바다님같은 선생님이 계셨지요..
평생을 잊지 못합니다.

요즘 절실하게 스승과 제자의 정이 필요한 시기라 생각합니다.
고맙습니다..
바다 2007.06.05 19:01  
  우리 지휘자님의 선생님은 저보다 훨씬 좋은 선생님이셨겠지요.
과연 저를 기억하고 있을 아이들이 몇이나 될지...
부끄러워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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