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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행복했습니다.

화지 4 765
작년 초 돌아가신 교황 요한바오로 2세께서 이 세상에 남기신

마지막 말씀입니다.

"나는 행복했습니다, 여러분도 행복하십시요"

가끔 이 말이 생각날 때면 가슴 한 구석이 아려오는게 있습니다.

내가 남길 이 세상 마지막 말은 무엇일까?

그리고 무엇이고 싶을까?

나 역시 그럴수만 있다면 "나는 행복했습니다" 이런 말을 남기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정말 희망하기를 내가 사랑했고 나를 사랑했던

사람들을 향해서 긍정적이고 축복된 말을 남기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예를 들면

" 잘 먹고 잘 살아라" 라든지

" 화장실 빼 놓지 말고 다녀라 " 라든지

" 술좀 작작 마시고 몸 생각좀 해라" 머 그런말요. ㅎㅎㅎ


호스피스 봉사자들의 말을 빌면 사람이 죽어갈 때 참으로 여러가지 형태라고 합니다.

그 사람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는 마지막 모습에서 다 나타난다고 합니다.

누군가를 절대로 용서하지 못하겠다고 눈을 부릎뜨고 분노에 치를 떨다 가는 사람도 있고

누군가에게 너무 잘못한것이 있다고 용서의 눈물을 흘리는 사람도 있고

자기 삶을 차분히 정리하는 사람도 있고

대체로 호스피스의 보살핌을 받는 사람들은 죽음을 잘 수용하고 간다고는 합니다.



내가 살다 가게 되는 마지막 세상은 아름답기를 희망합니다.

부족하고 부족하지만 생명으로 살다간 이 세상에서의 마지막 말은

"나는 행복했습니다"

이 말이기를 희망하여 봅니다.

그러기 위해서 나는 제일 먼저 나를 사랑하려고 합니다.

때로 내가 맘에 안들어도 수정해서 변화하고 기다려 주고

내 못된 성질머리가 나를 치밀고 올라와도 또 다른 내가 나를 다독이며 기다리고

그래도 힘들면 죽을 힘을 다해서 내가 나를 안아줄 겁니다.

미운 나를 끌어 안기...

때로 참 힘든 일이지요.

하지만 사랑은 그리 쉽게 얻어지는게 아님을 나는 잘 압니다.

용기있게 내가 내 부족함을 용서하고 안았을 때 비로소 남이 아닌 내가 행복해 질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나는 행복했습니다" 오늘 밤 잠자리에서 내가 하고 싶은 말입니다
4 Comments
sarah* 2006.08.23 17:07  
 
사랑하고픈..  꼭 안아 주고픈 화지님...
얼마나 사랑스러운지요.....
글을 읽다가 눈물이 났어요...  이처럼 소박하고도 설득력있게 스스로 통찰할줄 아는 아름다운 영혼의 속삭임을 감동깊게 읽노라니요....
글은 글쓴이를 비춰주는 거울이지요....
화지님의 소망인 마지막 남기고픈 고백  "나는 행복 했습니다 "
"그리고 여러 분도 행복 하십시요".....
매일 매일의 고백이 되도록... 생명있는 그 순간까지 품어야 겠습니다
수패인 2006.08.23 17:17  
  죽음을 품위있게 맞이하거나 잘 죽는것도 큰 福 이라죠.
저는 그동안 너무 힘들었어,이제 편히 쉴게.하겠는데요.
말을 할 수 있다면 ...
 제 옆지기가 저보다 나중에 가기를 간절히 희망합니다.
확률상으로 그럴 가능성이 높겠지만.
해야로비 2006.08.23 19:29  
  오드리 햇반```````` 화지님~~
당신은 진정.....매일 매일 행복하고 살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죽을때 그말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면....매일 매일 행복하게 살고 있기에 그런말을 할 수 있을거예요~~
신은희 2006.08.23 22:11  
  죽을 떄 꼭 말을 해야 하나요?
말없이 간다고 해서 행복 하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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