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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Samuel 4 824
신혼 시절   
맑은 개울에 예쁘게 떠다니는 나뭇잎을 보았다
그 모양은 아주 앙증맞았으며 소리는 맑고 고왔다

아이가 자라서 학부형이 될 무렵
실개천에 구르는 자갈, 모래들을 보았다
그 모양은 좀 식상했으며 소리는 투박하면서도 때로 거칠었다

어느 날 반백의 가장이 늦게 퇴근해 돌아왔을 때
예전처럼 달려와 안기지도 않는 외동딸의 모습을 보았다
늦가을 새벽 공기만큼이나 서늘한 서운함이 가슴을 파고들었다
 
그 때
스르륵 방문 여는 소리가 들렸다

“어서와!”
“밥은 먹고 다니는 거야?”

맑은 개울 나뭇잎의 작고 고운 소리가 아닌
실개천의 투박한 자갈, 모래의 소리지만
중년 가장에게 너무 익숙하고 편안한 소리였다
4 Comments
노을 2007.04.21 19:39  
  도무지 그냥 읽고만 나갈 수 없는 글이네요.
아내의 변모하는 모습을 시냇물에 비유하셨어요.
예쁘고 싱그러운 모습도 좋지만 익숙하고 편안한 것처럼
좋은 게 어디 있을라구요.
그 새삼스러운 발견의 기쁨 오래 오래 이어나가시기를...
바리톤 2007.04.22 22:35  
  저의 아내가 더욱 더 소중해 짐을 느끼게 됩니다. ^^
최기섭 2007.06.04 01:03  
  그 때는 몰랐던 것들.
나이가 쬐금씩 들어가면 아내가 소중한 것을 조금은 알수 있대요.
늘 행복하세요.
Samuel 2007.07.03 23:32  
  선생님들의 충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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