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잎의 여자
한잎의 여자(女子) 1
오규원
나는 한 여자(女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한 잎같이 쬐그만 여자(女子),
그 한 잎의 여자(女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그 한 잎의 솜털,
그 한 잎의 맑음,
그 한 잎의 영혼,
그 한 잎의 눈,
그리고 바람이 불면 보일 듯 보일 듯한
그 한 잎의 순결과 자유를 사랑했네.
정말로 나는 한 여자(女子)를 사랑했네.
여자(女子)만을 가진 여자(女子),
여자(女子) 아닌 것은 아무것도 안 가진 여자(女子),
여자(女子)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여자(女子),
눈물 같은 여자(女子),
슬픔 같은 여자(女子),
병신(病身) 같은 여자(女子),
시집(詩集) 같은 여자(女子),
그러나 영원히 가질 수 없는 여자(女子),
그래서 불행한 여자(女子).
그러나 영원히 나 혼자 가지는 여자(女子),
물푸레나무 그림자 같은 슬픈 여자(女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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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신문에서
시인 오규원(吳圭原)의 부음을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