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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넉넉함 그대로였어요

규방아씨(민수욱) 1 1615
팔월이라 한가위...
누가 한가위라 추석이라 이름지었을까요???
말자체만 들어도 풍성함과 넉넉함이 베어나오는거 같아요...

도시에서 자라 시골이라고 시집을 왔어요
학교때 가장 부러운게 제사지내는 집이였어요
규방아씨라 불리는 우리 일곱친구는 아무도 제사를 지내지 않았지요...
그러나 그중 한 친구가 큰집이 가까이 있었지요..

우린 우루루 몰려가 애기씨라고 친구를 불러주는 그 언니에게
제삿밥을 얻어먹었어요...
밥도 맛있었지만 애기씨라 불러주던 그 언니도 너무 좋았구
친구들이랑 그렇게 몰려다니는 것도 너무 좋았지요...

그랬는데 지금은 모두가 제사때문에
힘들어 하고 있어요...ㅎㅎㅎ

팔월이 되면
밤이 있는 집에서는 밤을 나누어주고
감이 있는 집에서는 감을 ..배가 있는 집은 배를...
그렇게 서로 서로 나눈답니다..

그러고 나서도 차례를 지내기 위해 장엘 갈라치면
조기는 사지마라...내가 사서 보낼테니...
그렇게 인정을 나누어 준답니다.

감,배 ,밤..농사 짓지 않아도
농사짓는 집처럼 여기 저기서 주었기에 늘 풍족함이 있어요..

그런가 보아요
시골이라는것
서로 서로 담 너머로 나누어주고
그렇게 정을 내면서 사니까 모두가 다 한가족 같은가 보아요...

풍성함의 가을에
어른신들은 아랫사람을 향해 미소 가득 사랑을 주시구
아랫사람은 어르신들 만나 공손히 인사함에 존경심을 배우고....


이렇게 가을이 깊어가네요...
1 Comments
가객 2002.09.23 22:23  
 
정말로 사람사는 모습입니다.
담 넘어로 정을 주고 받으며 오손도손 살아가는 그 아름다운 모습...
그 모습은 언제나 내 가슴 속에 살아 숨쉬는 고향의 모습인데
규방아씨가 그렇게 살고 계시니 부럽기만 합니다.

하나님은 농촌을 만들고 인간은 도시를 만들었다는 말이 웅변하듯
모름지기 살아야 할 곳은 예가 아닌데도 그냥 눌러 살고 있네요.
그 것이 오늘의 군상들의 삶인지 모르지만
규방아씨의 삶이 한없이 아름다워보이는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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