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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콘써트는 어떨까요?

권혁민 6 832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장모님을 모시고 온 가족이 모두 영종도에 있는 해수탕에 가서
한 해의 묶은 때를 말끔히 씻고
어시장에 들러서 싱싱한 조개와 생선회를 그리고 매운탕거리를 사서
팬션으로 가서 난로에 불 지펴놓고 

지글지글~~~~~~
보글보글~~~~~~~
쩌-억!! 쩌-억(조개입 벌어지는 소리)!!

행복을 실컷 요리하고 돌아 왔다.

영종도는 서울에서 가장 빨리 바다가 보고 싶을 때-
혹은 낙조가 미치도록 그리울 그때-
바지락 칼국수와 조개구이가 먹고 싶을 때 -
가장 최단 시간에 달려가는 거리(강서구/염창동에서 30~40분)라서 즐겨 이용하는 저는
뜨거운 해수탕에 몸을 깊이 담그고 저 혼자 이런 생각을 해 보았지요.

해수탕속에서 음악회.

인간이 최초 태어 날 때의 그때 그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 관객은 모두 탕안에서 혹은 눕거나 앉거나
자기 편안한 자세로 출연하는 연주자의 음악을 감상한다.

웬만한 콘써트장보다도 훨씬 더 넓고 층고가 높은 목욕탕안.

공명 또한 너무 좋아서(목욕탕에서 노래하는 것처럼 부르면 누구나 다 가수 안 될 사람 한사람도 없다.)조그맣게 불러도 오페라 가수거 부르는 노래 소리처럼 귀에 쩌렁쩌렁하게 들려온다.

출연자들 또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목에 나비 넥타이만 두르면 된다.

노인도 어린이도 함께 할 수 있고
잘난 자도 못난 자도 드러나지 않고
가진 자도 그렇지 못한 자도 홀라당 벗었으니 티나지 않아서 좋고
로얄석도 VIP,A,B,C자리도 따로 구분할 필요 없으니 품격도 같고.....
여러모로 굉장한 퍼포먼스가 될 것도 같다.
평생 이런 음악회는 생각만 하다가 단한 번도 참석 못할 수도 있으리라.

그런데,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가 하나 있다.

수증기가 너무 많아 피아노가 견디어 내지 못 할 것 같다.

이런 기가막힐 착상을 4아이들에게 들려주니
큰 녀석이 냉큼 이런 말을 내게 한다.
"아빠는 어떻게 그런 아이디어를 생각해 냈어요?"
난 웃으며 속으로 그랬다.
"이 놈아, 너도 누굴 미치게 사랑해 봐,그러면 그때 알 수 있으리라~~~~"

내마노.
올 한해  너무 늦게 만난 나의 연인.
내가 너무 이 연인에게 빠져던다는 생각을 한시도 떨쳐 버릴 수가 없다.

얼마남아 있지않은 2006년
모두들 행복한 시간 가지세요.

 
   
6 Comments
수패인 2006.12.28 13:18  
  늦게 피우는 바람이 무섭다는데 내마노에 푹 빠지셨군요.
현실적으론 찜질방에서 땀복 입고 하는건 가능 하겠네요.
내마노 회원님 중 찜방 하시는 분 계십니다.
dodo 2006.12.28 13:31  
  저도 성탄전야에 해수탕은 아니어도 정동진 해돋이보고 소나무땔감 속에 고구마 구워먹고 .. 황토방에서 땀 한바가지 와 흥얼흥얼 ~ ~
제가 해보니 역시 가곡은 찜질방에서도 구수하고 정겨운게 좋더라구요
김경선 2006.12.28 14:46  
  피아노는 해수탕과는 유리로 분리된
옆방에 두고 탕 안의 사람처럼
걸치지 않은 상태로 소리는 교환하며
연주하면 되잖아요.
멋진 권혁민님을 내년 4/14(토) 예정인
"섬진강 벚꽃의 노래"행사의 자문으로
모셔야겠네요.
 
산처녀 2006.12.29 10:55  
  잘난 자도 못난자도 모두가
일색인 목욕탕 콘서트
부라보 부라보 !!!
Schuthopin 2006.12.29 14:32  
  헐~~
쩝~~
유열자 2007.01.29 02:51  
  난 목욕탕안에서 노래불러봤어요
가수,성악가안될 사람없다는것 그때알았어요
정말 멋진 음아회가 될꺼예요
그 기막힌 발상에 공감하는 아드님두셨으니 행복이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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