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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밭에서.....

옹달샘 0 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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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짝 솔내

시. 강희창

어려서부터같은마을에살던솔내와나는단짝이어서소꿉놀이를해도꼭그애는엄마나는아
빠를맡았지국민학교몇학년어느늦여름날소꼽놀이열중하던우리는이파리축축늘어진옥
수수밭으로들어가서는비료포대를깔아놓고둘이잠을잤다엄마와아빠처럼그곳은은밀하
고도서늘하여더위를피하기에는너무좋아이파리서로몸부비는소리는나른한자장가였지
그날솔내는울면서집으로돌아갔고나는깔짐지고오시던아버지한테들켜작데기로다섯대
를맞았다다음날절뚝거리며학교가던나를멀찌감치뒤따라오던솔내의하얀얼굴이아직도
뇌리에생생이살아있는건왜일까작데기열대맞기싫어서가아니라솔내엄마가무서워말붙
이기는커녕아예그애근처엔얼씬도못해봤고어쩌다밤주우러가는척하며두어번그집근처
를지나치기만했을뿐열달이못되어우리집은삼백리나떨어진인천으로이사를갔기때문에
그후솔내소식은전혀들은바가없다사십년훌쩍지난지금어디서어떻게사는지알수없지만
그때소꿉놀이하던모습으로봐선살림잘하고알콩달콩재밋게살거라는짐작만할뿐이다아
마도솔내가나와같은최씨만아니었어도어떻게든연락이닿았으련만단한번도그런기미는
없었고앞으로사는동안그리되기는힘들것같다오랜만에고향에갔더니옥수수밭자리에는
이층짜리마을회관이들어서있고둘이잠을잤던바로그자리에는덜렁솟대두개가서있었다

* 김영태-바람(하모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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