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讀南華眞經 ㅡ 장자서를 읽고

鄭宇東 2 1434
古言男兒須讀五車書 : 옛말에 사람은 다섯수레의 책을 읽어야 한다고
至望七今朝讀莊子書 : 일흔을 바라는 오늘 아침에야 장자를 읽으오
一俯吾知古今往來宇 : 구부려 책을 보니 고금미래를 다 왕래하고
一仰吾識十方天地宙 : 우르러 눈을 들어 천지공간을 다 살피는구나

北冥鯤魚鵬鳥無限大 : 북명바다의 곤어와 붕조는 한없이 크서
燕雀安知鴻鵠之大志 : 연작이 어찌 그런 홍곡의 큰 뜻을 알리오
壬公釣能養天下萬物 : 임공자는 낚시물로 천하만물을 다 기르니
小人安度公子之經綸 : 소인이 어찌 공자의 그 큰 경륜을 헤아릴까

段束金庫豫防小竊盜 : 금고를 단속하면 작은 도둑은 막지만
大賊盜小庫連大國土 : 큰 도적은 금고도 나라땅까지도 훔치오
盜小物賊盜大國帝王 : 나라 훔치는 역적이 성공하면 제왕이라
善惡吉凶不依大小規 : 시비선악길흉은 대소규모에 따르지 않을터

祀堂樹不用棟而保身 : 사당의 나무는 들보감이 안돼 보신하고 
鵝不鳴而設賓客盤床 : 거위는 울지 않아 손님의 접대상에 오르오
不用同一安分離生死 : 소용 없기는 같은데 어째 생사가 갈리는고
世上萬事在思惟聽見 : 세상만사가 다 보고 듣고 생각하기에 달렸소

雕陵栗林莊周追異鵲 : 조릉 밤숲에서 장자가 멍청한 까치를 쫓으오
短見近視鵲執着蟬螳 : 까치는 당랑을, 당랑은 또 매미를 바투만보고
林主人詰辱栗盜莊子 : 밤나무 숲주인은 장자를 밤도둑으로 욕하네
眞地愚者也周乎鵲乎 : 진실로 어리석기는 이 장자일가, 저 까치일가

八百彭短命比開闢年 : 팔백년을 산 팽조도 개벽의 세월에 비해 단명하고
不忘埋親胸夭兒反壽 : 어버이의 가슴에 묻은 요절한 아이가 더 오래 살아라 
盜拓持義儒不行其德 : 도척도 지키는 덕을 일삼아 닦는 유자가 못 지키고
叫愛信人不如尼采篤 : 사랑 외치는 신자보다 불신 니체가 더 신앙적이어라

醉中無心落傷常輕易 : 취중의 허심 낙마는 경상이고 오히려 치유도 빨라
無人虛舟不歸責衝突 : 주인없는 빈배에 부딪혀도 책임을 물을 데가 없고
人爲助長却萬物毁損 : 만유는 인위조장에 자라지 않고 외려 망가지려 하오
保身攝生在自然順理 : 보신섭생책은 무위자연 이치와 시류에 따를뿐이다

産防盾卽勿産貫通矛 : 다 막는 방패가 있으면 다 뚫는 창을 만들지 말았어야
出狩光狗卽勿造狡狐 : 다 잡는 개 냈으면 다 도망가는 여우를 내지 말았어야
造翁失乎人之失手乎 : 선천 조화옹의 실수인가 후천 중생의 시행착오인가
宜俟止宇宙運行度數 : 모순이 없기는 우주운행이 멈추기를 더 기다려야 할터

影子綠水浸衣裳無濕 : 그림자가 녹수에 잠겨도 입은 옷은 젖지 않고
夢中踏靑山其脚不苦 : 꿈속에 님 찾아 청산을 걸어도 다리 안 아프네
蓮荷生穢泥花淨香遠 : 연꽃은 더러운 진흙에 나나 꽃 맑고 향기 멀리 가
隨處作主立處皆眞如 : 각 입장에 따라서 주체적으로 살면 다 진여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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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자 연 2009.02.11 15:23  
내 정선비님 독서 광인이심
늘 부러워함 이시지요

      尙友千古 라

飛去去來之字  相鳴相和之書  다산님 글이 떠울림니다.
讀南華眞經 되잃으며 며...
반갑고 왜 가슴이 시원해 지는지 ...

고맙습니다.
고진숙 2009.02.22 22:04  
정우동님의 '讀南華眞經'을 읽고

정우동님은 독서량이 생애 절대량을 읽은 대독가임을 알 만하다.이 한문의 저자 장주(莊周)가 칠십을 바라보는 나이에(실은 그 이전에도 읽었겠지만)이르러 장자(莊子)를 읽는다고 쓰고 있는 걸 보면,
 
정우동님은 한글 세대이자 한문 문화권에서 자란 사람도 아닌데,이를 새삼 읽고는 혼자 읽기엔 너무 아까워 독서의 기쁨을 나누어 주고 싶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아니면 '나도 이제 칠십을 바라보는 때에 莊周의『南華眞經』을 다시 한번 더 읽어 보고 싶었을지 모른다.

이 글이 올려진 지 며칠이 지나는 동안 많은 이들 이를 찍어 읽은 흔적은 있지만 하나의 댓글, 자연 님만이 의견을 표했을 뿐이기에,
나도 그냥 슬쩍 지나가려 하다가 체면이 있지 읽은 바에는 어떻다라고 기적거려야 하지 않겠나 하여 한문과 번역 한글을 번갈아보며 글월을 읽었다.

조금 힘이 들었다. 그것은 한문의 문장 구문이 우리와 다르기 때문에 영어식 어순을 살피면서 하나하나 따져 읽자니 그러했다.

한 가지 예로
'虛舟不歸責衝突'에서 虛舟가 주어로 생각하기 쉽고 그렇게 되어야 하지만 여기에서는 주어는 글 속에서는 숨겨져 있고 객체만으로 의미를 보이고 있다.한문에는 이러한 것이 예사임을 알고 있지만.
 
생활 또 마음에 양식이 되는 지혜를 배울 수 있어 좋았고,심도 있는 진리가 내장되어 있는 한문의 넓은 포용성을 발견하게 된다.

끝으로 오늘날의 인류에게 주는 잠언,나아가서 경고로서 꼭 알맞은 글을 옮겨 놓으며 자판 일을 그쳐야겠다.
'人爲助長却萬物毁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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