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은 사랑을 말로 잘 표현할 줄 모릅니다.
맘 속에 깊이 감추어 두고, 상대방이 그저 느끼고
이해해 주길 바랄 뿐입니다. 말로 너무 자주 '사랑해!'라고
하며 너무 쉽게 마음을 보여주는 것은 가벼운 행동이라
믿는 것입니다. 때론 그렇게 하고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러고 싶을 때마다 쑥스럽게 느껴져서
차마 그렇게 하지를 못하는 것이지요.

결국 사랑을 눈으로 밖에 표현을 할 수 없습니다.
연극 배우 기질이 별로 없다보니 제스처나
그외 다른 행동을 통해서는 그렇게 하기가 어려운 것입니다.

우연을 가장해 이루어 지는 스킨쉽,
아무도 없을 때 큰 결심해서 이루어 지는 손잡음
이것이 이 아저씨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랑 표현이랍니다.
아, 참! 또 있군요. 노래하는 것입니다.
우리 가곡을 아주 사랑하는 이 아저씨는 노랫말에
담긴 의미들을 잘 이해합니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나가는 모임에서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가곡을 부릅니다.
그 사랑하는 이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담은 노래를.....
자신이 좋아하는 이가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고르고 또 고른 뒤 연습에 연습을 거듭해서
간절하고 애틋한 심정으로 부르는 것이지요.

아저씨는 다른 사람이 어찌 생각하는 것에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 만으로도 만족하기 때문입니다.
참 곰처럼, 소처럼 무던한 성격의 사람이지요.
즐거움도, 슬픔도, 분노도 그리 쉽게 나타내지 않고,
점잖게만 세상을 살아가는 이 아저씨는 때론
매우 답답하게도 느껴집니다.

그래도 이 아저씨는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고,
누군가에게서 진심으로 사랑받으며 살아갑니다.
수십억의 사람이 이 지구를 공유하며 살고 있지만
순수한 사랑을 주고 받으며 살고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지 궁금할 때도 있습니다.
그리 많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이 아저씨는 아마도 행복한 사람이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도 전철을 타며 우리 가곡 곡조를
흥얼거리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이에게 들려주기 위해서입니다.
얼굴에는 아름다운 미소 꽃이 가득 피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