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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와 아마츄어

이원일 2 1370
서양화가 이원일의 書帖과 畵帖에서...

 


Cosmic_Spirit-A[1].jpg


 


프로와 아마츄어


 


그림은 무엇으로 그리는가? ●연필로도 물감으로도 다른 많은 미술재료로 그린다. 준비된 재료가 있어야만 그림을 그릴 수 있다. ●그림은 손으로 그린다. 손이 없으면 발로도 입으로도 얼마든지 그릴 수 있다. 이것은 표현력을 말한다.‘솜씨, 손재주’ 라고 하는 이 표현력은 끊임없는 연습과 훈련을 통하여 얼마든지 길러진다. ●그림은 눈으로 그린다. 흔히‘눈썰미’라고 하는 이것은 관찰력이다. 눈으로 정확하게 보아야만 사물과 대상을 제대로 그릴 수 있다. 모양도, 색채도, 거리도, 구조도 다 잘 보아야한다. 제대로 볼 수 없는 사람은 절대로 그림을 잘 그릴 수 없다. ●그림은 머리로 그린다. 이것은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생각과 인생및 예술철학, 지식과 경험, 판단력, 상상력, 창조적 아이디어 등등이 여기에 해당 될 것이다. ●그림은 가슴으로 그린다. 이것은 느낌과 감정이다. 감정이 풍부하고 살아있어야만 생명력있는 진짜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이 부분은 훈련으로 조금은 발전되지만 타고 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 부분이 사람들의 눈을 잘 속이고 잘 꾸민다. 만능박사 컴퓨터도 아직까지 이것만큼은 가지지를 못했다.


 


●그림은 영혼으로 그리는 것이다. 여기에서의 영혼이란 영감(Inspiration), 예술혼(Art Spirit) 즉 예술정신, 작가정신이다. 그리고 작품에 최선을 다하고 온갖 정성을 기울이는 것(Do Best)을 말한다.열정, 끈기, 집념, 고집, 정신력, 도전심, 자존심, 노력 등등이 여기에 해당 될 것이다. 예술혼은 작품에 생명을 깃들게하는 것이다. 기도와 명상으로 자신을 가다듬고 수양하여 영혼 깊은 곳에 숨어있는 자신의 본성을 바라보고 찾아내고 끌어내는 아주 중요한 것이다. 이것을 빼 놓은 예술가는 스포츠맨쉽 없이 힘이나 길러 폭력이나 휘두르는 깡패들과 다름이 없다. 잘못하면 예술인이란 이름표 붙은 야바위가 되고야 만다. ●그림은 발로도 그린다. 이것은 경험과 지식을 축적하기 위해 여행을 많이하여 견문을 넓히고, 도서관과 서점을 서재로 삼아 앞서간 이들이 남겨놓은 가르침을 배우고, 예술혼이 충만하게 흘러넘치는 전시장과 공연장을 자주 찾아 자극을 충만하게 받아야 한다는 말이다.


 


이렇게 온 몸과 마음과 정성과 혼신(魂神)을 다하여 겨우 그림 한 장을 그려내는 것이다. 문학이나, 음악, 연극, 무용도 용어만 몇군데 바꾸면 모두 같을 것이다. 예술작품은 예술가가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바쳐 이루어 표현해 놓은 삶의 종합적 결론이다. 내 것이 아닌 것은 모두 남의 것이다. 시를 음악을 표절하고, 그림을 모방하고, 논문을 도용(盜用)하고 대필하고, 대학 입학과제를 대신 해주고 남의 것 가져다 자기 것처럼 사용하는 이들은 모두 도둑놈이요 그 자식인 것이다. 누구라도 넓은 길로 쉽게 가려고 하면 이렇게 되고야 마는 것이다. 밴쿠버에도 요즈음 이런 일들을 거리낌없이 하는 사람들이 여럿 있다고한다. 옳은 자리를 찾아 돌아가던지 그 자리를 떠나는 것이 자신의 참된 삶을 위해서 좋을 것이다.


 


그림 그리고, 연극하고, 춤추고, 노래하는 일들 모두 우리의 삶속에 윤활유 역할을 해주는 아주 즐겁고 보람있는 일들이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희곡 쓰시고 배역 정해주시고 무대를 차려주시고 마음껏 놀아 보라고 만들어 주신 삶이란 예술의 현장. 예술이라고 이름 붙여진 예술보다 더 크고 중요한‘인생 예술’을 하고 있으면서도 사람들마다 현실의 삶속에서는 모두가 바쁘고 힘들어하고 재미없어 한다. 살아 숨쉬는 사람들은 모두 하나님을 찬양하라고 하는데도 노래는 커녕 괴로움으로 한숨만 내쉰다. 아무 것도 하기가 싫다. 하고 싶은 마음도 없다. 해보았자 결과는 뻔하다. 앞날보다는 현재 당면한 의사소통의 문제,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문제, 경제적인 문제, 부부간의 문제, 자녀교육의 문제, 대인관계에서 오는 문제, 신앙생활에서의 문제 등등. 어느 곳, 어느 때, 어느 것 하나 쉽게 재미있게 보람있게 살 수 있도록 제대로 척척 풀리는 것이 없다. 답답하다. 힘들다. 마지못해 하나님께 매달려보기는 하지만 확신이 없어 하나님의 손을 잡았다 놓았다 하기를 되풀이한다.


 


눈을 감고 보면
귀를 막고 들으면
입을 닫고 말하면
알지 못하던 세계의 신비가 환하게 드러난다.


 


五感의 작용을 제거하면
六感의 능력이 솟구친다.
이것이 신비다.
돌/처럼/ 되는 것이 아니라
돌이 되어야 한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많은 일들로부터 관심을 끊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만 몰두해야한다. 보고 싶은 것도 쓸데없는 것이면 참고 안보고, 들어야 할 것도 내게 필요 없는 것이면 듣지 말아야하고,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입 꾹 다물고 묵묵히 자기의 갈 길만을 꾸준히 참고 가야만 한다.‘精神一到 何事不成’정신이 흐트러 지면 아무 것도 안된다. 정신을 한 곳에 집중하면 기적과 같은 상상도 못할 능력과 자신감이 생기고 그 결과는 믿을 수 없을만큼 놀라운 것이 된다. 하는 둥 마는 둥, 하는 척 마는 척이 아니라 무엇이든지 확실하게 해야한다.


 


프로의 척추는 정신이다. 한마디로 정신이 무너진 프로는 프로의 자격이 없다. 정치, 경제, 국방, 외교, 교육, 종교, 문화 등등 세상이 왜 이렇게 시끄러운가? 기본도 기초도 정신도 갖추지 못한 아마츄어들이 몇가지 옅은 지식과 서투른 기술만으로 너무 날뛰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누구의 잘못이냐? 프로들의 잘못이다. 프로들이 자기들이 해야만 할 일을 이 타령 저 타령, 이 핑계 저 핑계나 대고 거드름 피우고 잘난체 으시대며 게으름 피우는 동안에 야금야금 자기자리를 다 빼앗기고 자리를 모두 내주고 만 것이다.‘호랑이 없는 곳에 토끼가 왕노릇 한다’고 아마츄어들이 펼치는 서투른 연기를 보면서 비난과 불평만 해대는 세상이다. 이런 까닭에 세상은 어설프게 돌아가고 삐걱삐걱 소리만 더욱 시끄럽게 낸다. 무엇을 어떻게 왜 하는가에 따라 프로와 아마츄어는 확연하게 구별되어진다. 과연 누가 프로이고 누가 아마추어인가? ●불을 피우는 주도적인 사람과 불을 얻어 쬐는 의존적인 사람 ●뚜렷한 목표가 있고 책임감이 있는 사람과 목표도 없고 무책임한 사람 ●숲과 멀리 수평선을 보는 시야가 넓은 사람과 나무와 땅끝, 당장의 눈앞의 것만 보는 사람 ●해보겠다고 하는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사람과 안 된다고 하는 소극적이고 패배적인 사람 ●강자에게 강한 용기있는 사람과 약자에게 강한 비겁한 사람 ●사람을 소중히 하는 사람과 돈을 소중히 하는 사람 ●부지런한 사람과 게으른 사람 등등…


 


마라톤코스 42.195 킬로미터를 보폭 일 미터 씩으로 뛰어도 왼발 오른발 사만 이천 백 구십 다섯번을 쉴 틈없이 바꾸어 내딛으며 남보다 조금이라도 더 빠르게 뛰어야한다. 제자리에서 깡총깡총 뛰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앞으로 힘차게 밀고 나가야 한다. 가파른 언덕도 힘들여 달려 올라가야하고 내리막 길도 조심해서 뛰어 내려가야한다. 출발점부터 골인점 사이를 달리는 동안 모든 판단과 결정은 자기 스스로 해야한다. 숨도 발도 자기가 조절해야한다. 포기하고 싶을 때 격려도 응원도 자기가 해야한다. 앞서 달리는 선수를 성급하게 치고 나가고 싶은 유혹의 함정에서도 흔들리지 말아야한다. 이토록 힘들게 자신을 극복하며 극기의 장을 달려갈 때에 자칫 한 발만이라도 헛 디디면 발목이 부러지고 땅바닥에 나동그라진다. 그동안 남들보다 아무리 열심히 앞서 달려왔어도 골인지점 불과 몇미터 앞에서 넘어져 일어나지 못하면 모든 것은 허사가 된다. 마라톤은 뛰고 싶은 사람은 뛰고 구경 할 사람은 구경만 해도 되지만 인생은 그렇지 않다. 뛰기 싫어도 뛰어야만 하는 것이 인생이다. 50년을 날수로 계산해보니 고작 1,8262 날이요 43,8288 시간이요 2629,7280 분이다. 백년을 살아보아야 겨우 오천만分을 사는 것이다.


 


나보다 잘나고 잘 하는 사람들 많은데 /나 하나 쯤/이야 하는 생각은 버려야한다. 그런 태도라면 처음부터 그 자리에 끼지 말았어야한다. 사람만의 능력에 의지해 이끌어 가는 세상에 완전한 것은 없다. 그러나 완전에 가까이 가려고 최선은 다 해야 할 것이다.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니다.‘옥에도 티가 있다’라는 식으로 변명을 하려고 하면 안된다. 망치다, 망하다의 亡. 이 글자는‘죽다’라는 뜻이다. 죽은 곳에서는 시체 썩는 냄새가 난다. 그림과 사회도 마찬가지다. 한 점 한 점, 한 사람 한 사람이 연결되어 선을 이루고 선이 또 면을 이루고 모양을 이루고 색과 더불어 조화를 이룬다. 이 가운데 한 점, 한 사람이라도 잘못 찍히면 그림은 사회는 망치는 것이다. 망친 것들은 쓰레기다. 죽은 작품들이다.

이런 망치고 망한 것들을 버젓이 내어놓고 보고 듣고, 읽고 배우고, 사고 팔고, 먹고(食) 입고(衣) 살라고(住)하면 안된다. 우리의 주변에서 추악하고 시끄럽고 위험한 것들, 망한 것들은 모두 걷어버려야만 한다.‘시작이 좋으면 끝도 좋다' 그럴듯하지만 이것도 잘못된 말이다. 시작만 좋을 수도, 중간이 나쁠 수도, 막판에 아주 나빠질 수도 있다. 시작부터 끝까지 전체가 모두 중요하다. 우리의 삶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일은 한결같이 부지런히 지극정성으로 해야만 한다. 세상의 모든 일은 내 일이 아니라 하나님의 일이다. 하나님의 일을 하라고 이 땅에 우리를 보내신 것이다. 


 


사람이 사람의 선과 악을, 옳고 그름을 나눌 수도 없고 정죄 할 수는 없다. 사람은 누구나 완전하지 않기 때문이다.‘내가 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불륜이다.’라는 말이 있다. 사람은 눈을 가지고 보되 대부분이 자신에게 유리한 편향된 시각으로 세상을 보고 있다. 프로이던 아마츄어이던 그 자격은 내가 가리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께서 알곡과 가라지를 구별하시듯이 반드시 가려내실 것이다. 머나먼 인생길, 나그네의 갈 길을 조심조심 정성껏 가야만한다. 하는 둥 마는 둥, 하는 척 마는 척이 아니라 맡은 일, 정말로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해야만한다. 기본을 열심히 배우고 연구하고, 기초를 튼튼히 갈고 닦고 쌓는데 부지런하고, 정신을 올바로 꿋꿋이 세워 모두 프로정신으로 이 세상을 가꾸어 나간다면 우리 밴쿠버 교민사회는 그야말로 천당 바로 아랫동네 999당이 될 것이고, 우리 모두는 남의 나라에 어쩔 수 없이 빌 붙어 사는 이방인이 아닌 행복한 이 땅의 주인이 될 것이다. 한 세상 사는 매 시간 시간이 무척이나 재미있고 너무 짧아 아쉬울 것이다.


 


The_Tao.jpg

2 Comments
鄭宇東 2008.03.21 06:57  
이 화백의 화첩에서
생명속에 온데로 굽이쳐 흐르는 정맥피와 동맥피
DNA로 남겨진 상고대의 다정한 유산 빗살무늬를 봅니다.

이원일님의 글에서
일상의 次元과 感覺을 초탈한
目外眼, 耳外聰, 口外言, 臭外香, 膚外觸을 구하는
최고의 지혜에 이르고자하는 반야의 노력을 읽습니다.
정영숙 2008.03.21 09:57  
감미로운 배경음악을 들으며 장문을 읽어 내려가면서 내가 미처 깨닫지 못했던 잠언을 읽었습니다. 삶의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그림의 해석은 아마추어 수준도 못되는 제 실력으로 어찌 알겠습니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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