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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

단암 2 1111
《기다림》

    진주에 물건 떼러 가신 엄마를 해 거름 녘부터 기다리는 동안 어둠이 옥산과 사림산 기슭을 타고 슬금슬금 내려와 주위 분별마저 어려울 때 저 멀리 용시막골 모퉁이를 돌아오는 버스 지붕의 삼색전구 불빛과 휘황한 라이트는 그날의 마지막 희망이었음에 요란한 경음도 뒤 따르는 흙먼지도 한꺼번에 반가운 버스가 마침내 멈춰 서고 미처 멈추지 못한 폭풍 같은 흙먼지는 매캐한 냄새를 풍기며 앞서 가는 사이에 마치 안개 속에서처럼 멀미에 시달린 피곤한 모습으로 차에서 내려오시는 엄마를 안도의 마음으로 함박웃음과 함께 맞이한 그 때의 정류장처럼 시공이 갈라진 그대와 나 사이에도 시간 멈춰 세울 수 있는 정류장이 있으면 무한의 세월을 기다려서라도 그대를 만날 수 있겠는데 아무래도 시간은 그래줄 것 같지 않아 그대의 시공 속으로 내가 들어가기 전에는 무망한 것 같으이 다만 그대가 다시 시공을 오가는 문을 여닫는 일만 하지 않는다면 한 가닥 희망이 없지도 않을 것 같은데 그러면 내가 부지런히 달려갈 텐데 그대가 오기만을 기다리지 않고 내가 달려가면서 그대를 기다리는 방법도 있는데   

2008. 5. 19  단암.
2 Comments
바다박원자 2008.05.26 15:24  
단암님!
 오랜만에 오셨군요.

 그 놈의 기다림....
  영혼이 이승으로 떠난 뒤에도 이어지겠지요
기다림은 목이 타는 그리움입니다.

 글로 자주 뵙게 되길 빕니다.
단암 2008.06.02 12:52  
바다 선생님! 자주 인사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어찌된 일인지 갈수록 몸도 마음도 여유가 없어집니다. 항상 그리는 것은 한가함과 즐거운 나른함인데 서울은 아니 우리나라는 그렇게 살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 것 같습니다. 활력이 너무 넘쳐 그에 따른 피로도 넘칩니다. 건강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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