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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일

열린세상 4 784
내가 듣고 보고 스쳐가며 어울려 사는 동안 그 사람이 살아가는 자세와 세상일에 이바지하는 모습을 볼 때 내가 존경할 수밖에 없는 천생 시인인 사람과 나중에 알고 보니 아마도 밤마다 한 이부자리에서 잠들 시인 한 분을 지난 해 말 어느 남쪽 바닷가 항구의 갯내 나는 3층 건물에서 철썩이는 파도보다 더 큰 울림으로 다가오는 우리 가곡의 합창 속에서 만났는데 그 시인은 조곤조곤하고 조그맣지만 정감 있는 목소리로 자기의 [시처럼 음악처럼]을 낭송하였고 시인 부부 두 사람이 시골의 한적한 바닷가 작은 마을에 산다기에 그래서 나는 속으로 언제 한번 가보지하며 돌아와 그 시인이 사는 마을 이름을 기억 속에 떠 올리며 그곳이 어디며 그 곳에 가려면 어느 길로 가면 될 것인가 생각하며 인터넷으로 그 시인 내외가 산다는 마을을 찾아보기도 하며 따뜻한 봄날이면 꼭 한 번 찾아 가 보아야지만하고 지났는데 해가 바뀌고 정월도 채 다 가기 전 어느 날에 내가 일하는 사무실로 그 시인이 내게 보낸 우편물이 도착하였는지라 보니까 <유귀자 산문집 [마음만 맞으모 사니라]>고 인쇄된 봉투인데 아마도 새로 낸 시인의 책인가 보다 생각하고 스카치테이프로 봉한 봉투의 날개 겨드랑이 밑을 똑똑 칼끝을 부러뜨려가며 쓰는 칼끝으로 그어서 열어보니 아 놀라지 마시라 내가 그 시인을 처음 만난 그 자리에서 살펴보고서 탐을 내었던 그 시집이 들어있더라 얼핏 책을 쥐고서 앞뒤로 파르르 넘기면서 짚이는 데로 뒷부분에 있는 어느 시인이 쓴 시평을 읽었는데 그 글에 내가 앞에서 말한 내가 아는 천생 시인의 이름을 보았고 아 이 시인이 그 시인하고 동반자구나 생각하니 정말 어울리는 분위기의 두 사람이구나 생각하여 다시 보게 되더라 책 속에는 내 이름을 쓰고 서명을 하였고 그와 함께 아름다운 [통영운하 야경] 그림이 있는 우편엽서에 인사말을 써 놓아 정말 반갑고 고맙고 기쁘고 즐거운 마음이 내 가슴에 그득하게 되면서 그럼 나는 어떻게 인사하지 생각하여 보니까 마땅히 시인을 기쁘게 할 그 무엇이 내게는 없어 이렇게 그 사연을 적어서 사진과 함께 내 블로그에도 올리고 우리를 만나게 한 사이트에도 올리고 그 내용을 적어서 시인에게 편지로 보내야겠다고 생각하다가 종래에는 아 나의 글에 곡을 붙인 시디도 한 장 보내야지 생각하게 되고 또 [마음만 맞으모 사니라]는 꼭 사서 읽어보고 다음에 시인을 만날 때 그 글을 읽은 소감으로 이야기를 시작하여 보리라 작정하였다.
4 Comments
노을 2008.01.18 15:58  
그 만남이 얼마나 좋으시면
이렇게 숨차게 숨돌릴 사이도 없이
저간의 일을 써놓으셨을까요.
제목이 참 좋군요.
마음만 맞으모 사니라....
열무꽃 2008.01.18 15:59  
시처럼 엄악처럼^^^
이요한님 덕분에
통영 방파제 옆 3층에서 만났던
유시인으로부터 따뜻한 소식이 왔군요.
鄭宇東 2008.01.24 15:43  
통영의 유귀자시인은
거제출신의 YS 전 대통령이 외교부를 애교부, 길을 질로 발음했듯이
그의 시집 시처럼 음악처럼을 열무꽃님께 엄악으로 들리게 했나봅니다.
또 통영의 누구가 나의 꽃노래가 좋다하기에 정말 그런 줄로 착각하고
다시 한번 노래 부르다가 피아노의 간주부분에서 헤메이니
유시인께서 자기가 좋아하여 평소 애송하는 시라면서
김춘수시인의 꽃을 낭낭히 잘도 낭송하여 주어서 등에 땀나는 어려운
국면을 면하게 배려하여 주신데 크게 감사드립니다.
홍양표 2008.01.24 17:18  
열린 세상의 고운 마음, 봉사, 겸손으로
자신을 낮추는 님의 생과 글이 모두 시로 마음깊이 와 닿습니다.
마산 모임의 사진 봉사를 비롯해서 온갖 일들을 다하시는 열린 마음.
마음만 맞으면 살리라. 마음맞는 사람이 열린세상, 또 유귀자,
그리고 모든 내마노의 사랑하는 가족들입니다.
유귀자님, 제게도 보내주시면 고맙겠네요.
"마음만 맞으면 살리라"를.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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