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뚝새
굴뚝새/ 김순진
찬밥 한 그릇
신김치 숭숭 썰어
무쇠 솥에 안치며
짚불을 넣으니
굴뚝새 한 마리
포르르 굴뚝을 빠져나와
어둠을 산란하며
뽕나무 덤부사리로 숨어든다.
대젓가락으로 집을만한
건건이 하나 없는 밥상
무청쪼가리짠지 하나를
산돼지라도 잡은 양 꿰어
김치죽 만찬이 열리면
아버지는 벌레 먹은 콩을 씹듯
서글픔을 깨물며 한숨을 내쉬고
꺼질 듯 팔랑이는 가물한 등잔불에
아이들은 그림자처럼 풀쩍 자라더니
에미 잊는 새처럼 날아가
제 둥지를 돌보지 않는다.
찬밥 한 그릇
신김치 숭숭 썰어
무쇠 솥에 안치며
짚불을 넣으니
굴뚝새 한 마리
포르르 굴뚝을 빠져나와
어둠을 산란하며
뽕나무 덤부사리로 숨어든다.
대젓가락으로 집을만한
건건이 하나 없는 밥상
무청쪼가리짠지 하나를
산돼지라도 잡은 양 꿰어
김치죽 만찬이 열리면
아버지는 벌레 먹은 콩을 씹듯
서글픔을 깨물며 한숨을 내쉬고
꺼질 듯 팔랑이는 가물한 등잔불에
아이들은 그림자처럼 풀쩍 자라더니
에미 잊는 새처럼 날아가
제 둥지를 돌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