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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내 고향 설날

esther 5 1583
올 설날은 또 비가 오려나.......지난 성탄에도 비가 오더니......

내 고향의 설날에는 해마다 눈이 왔는데....... 
한국의 설날을 알리가 없는 미국사람들은  아무런 감각도 없이 하루를 보내고  있다.
한국에는  지금 교통체증으로  전국이  흔들거리고 있는데.....  변함없는 하루 일과를 마치고
컴퓨터 앞에 앉아 그 나마 한국적 설날을 느끼고 싶어  뉴스도 보고 내마음의 노래에도 방문했다.
여러님들의 고향 이야기와 고향 사진을 보니 눈물이 핑~~~~ 돌았다.
나이 탓인가 왜 이리도  고향이 그리워 지는지.....(?)  20 년의 타향살이가 이렇게 가슴에 사무치도록 고향이 그리워질 줄이야......한국에 계시는 분들은 그래도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찾아갈 고향이 있지 않는가...... 언제나  갈 수 있고... 물론 요즈음이야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지만 ....  컴퓨터 앞에서 울고 있으니까 막내딸이 " 엄마, 왜 그래 " 한다.  고향의 설날이 그리워서 우는 이 엄마의 마음을 알리가 있겠나.....???

내 고향 뒷산은 칠보산이라고 (7개의 보석이 뭍혀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고향사람들은 아직도  그 말을 믿고 있음) --- 어릴적 개구장이 친구들과 보석 찾으러 간다고 산속 깊이 들어 갔는데
큰 동굴을 발견하고 그 동굴에 들어 갔다가 호랑이가 나올까봐  도망쳐 나왔던 기억이 있음 ----
* (주) 지금도 그 동굴의 위치를 기억하고 있음.
 
멋진 산을 배산으로 하고 앞으로는 형산강을 배수로 하는 아름다운 곳이었다.  넓게 펼쳐진 논,들판
에 내린 눈을 밟으며  집집마다 세배 다니던 기억이 난다.... 우리집은 사남매였고 아버님께서
중간이셔서  새벽 일찍 일어나서 부모님께 세배하고 먼길을 떠났다.(?)  제일 먼저 할머니댁을
방문하고  제일 큰집부터  차례로 다녔다...... 동네  어르신네댁도 방문하고  한바퀴 돌고 나면
밤이 되었다.  그 때는 차도 잘 없었으니까 모두 걸어서 다녔다... 물론 어릴때니까  세배보다는
세뱃돈에 더 관심이 많았었다.... 누가  더 많은 집을 가느냐에 따라서 그 해 수입(?)이 결정 되었으니까.......  집집마다  맛있는 강정도 실컷 먹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요즈음이야 흔한 것이 과자 이지만 그 때는 모든 것이 왜 그리도 귀했는지......?  그래서  더 맛있었는지도 모르지만......지금도  그 강정맛은 잊을 수없다.  미국에서 태어난 우리 아이들에게도
세배의 의미를 가르치려고 세배를 하러 집집마다 해마다 데리고 다니는데  이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세배보다는 세뱃돈에 더 관심이 많은 것은  어쩔 수 없나 보다.

우리가 어릴적에는 왜 그리도 추웠는지....털장갑에 털모자,  털마후라를  해도 온몸이 꽁꽁 어는것 같았다.....그래도 세뱃돈 얻는 재미에 열심히 다녔던 것 같다.  그 때는 따로 용돈 생기는일이 잘 없었으니까......어떤집에는  곶감도 주고,  식혜도 주었던 것 같다.  추운날에 먹었던 얼음 식혜가 어쩜 그렇게도 맛있었는지......지금도 입맛이 당겨진다....쩝쩝 (!!!)

설빔을 입으려고 설 전날은  잠도 설쳤던 기억이 새롭다. 요즈음처럼  옷을 아무때나 사 입을 수 있으니까 옷 귀한 줄도 모르고 부모님께 감사하는 마음도 적지만, 그 때는  설빔이 크나 큰 선물이었다. 초등학교 설날에 입었던 빨간 쉐터가 아직도 눈앞에 생생하다.

시골에 살았던 나는 도시에서 오는 이웃집 언니, 오빠들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나도 따라서
서울에 가고 싶었다.    지금 같으면 시골이 훨씬 더 좋겠구만......

아른한 내 기억속의 설날이 이 토록 그리워지는 것은  함께 할수 없는 외로움 때문일거다.

설날 아침에는 고운 한복을 입고 가서 미국사람들에게  한국의 설날을 알려줘야지...덜 외롭게...!!!

5 Comments
deborah 2003.01.31 23:54  
  에스더님,맞지요? 딸을 나면 붙여주리라 생각했던 이름입니다만,시아버님이 어려워 말도 못 꺼내고..지어주신 이름 받아서 '수진'이가 된 저의 큰 딸은 이름이 흔하다고... 삼천포로 빠졌습니다. 외로워 하지 마시고 고운 한복 입으시고 설 기분 내시지요! 떡국도 끓여 드시고...참 떡 살 수 있나요? 몰라서...
좋은 추억 갖고 계시네요^*^  평안하십시오!
미리내 2003.02.01 06:55  
  안녕하세요^^
멀리서  이렇게 소식을 전해주시는군요,.......

그러네요..지금은  서울보다는 시골이  훨~~좋지않겠습니까,물좋고  공기맑은
시골이  얼마나  좋을까요,,
저도  나이가  지금보다 조금더 먹으면  시골에 가서  살고픈 마음입니다,

에스더님^^
혹,,칠보산이 어디메 있는가요,.
옛날에  저도 마찬가지였네요,,시골에 살았기에.서울에서 혹 손님이 오시면
많이 부러워하였거든요,,

우리네들이야  어릴적 추억이라도 있고  그리워하는 마음이 있지만,
지금에 아이들에게는 그런 아련한 추억들이  있을까요,

우리네들이  자랄적에는 자연이라는 것들이 있어좋았지만  지금은 물질 만능시대가
아닌지요,,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은  누구나 다가지고 있답니다,,
에스더님^^
고운 한복입으시고  향수에  흠뻑취하여보세요..
내~내 건강하세요,,
오숙자 2003.02.01 08:59  
  이역에서 맞는 설은 모국에서 맞는 설 보다 훨씬 향수적이고 그리움과에 가득한 설 일거에요....잠시 유학중에 짧은 경험에 비할수는 없어도... 내가 자라온 마을 그 시절 들이 에스더님께 파노라마 처럼 그려질 모습이 상상 됩니다.

그러나 여기 음악을 사랑하는  많은 동호인 들이 항상 따듯하게 이웃하고 있지요,
그 축복에 감사드리며 ....올 한해에도 건강하소서.
음악친구 2003.02.01 18:17  
  LA에 사는 제 친구도 이 맘때면 더 힘들어 하는걸 느낍니다.
전 그럴때마다 " 그렇게 그리우면 와서 살아라~!"합니다.
그 속마음을 알면서도 그렇게 말합니다.

하지만  타국에 나가 사시는 분들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것 같기에.
지금 에스더님의 마음또한 헤아리려 합니다.

제 친구가 그러던데요~
애국자들은 다 외국에 산다고...

맞아요.
다들 열심히 사시는 모습~
너무 든든하고 보기 좋습니다.

건강 하시고, 새해 복 많이~ 무지 많이 받으세요~
바다 2003.02.01 21:32  
  에스더님!
이렇게  고국을 생각하시는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설날 아침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그 멋진 도시 애틀란타를
새아기씨처럼 옷고름 살짝 입에 물고 꼭 걸어보시길...

늘 건강하시고 새해에도 좋은 작품 많이 쓰시고 복 많이 받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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