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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 위에 쓰여진 너의 사랑편지

김형준 4 780
사랑하는 이에게,
아 낙엽들이 굴러가고 있다. 바람이 차갑게 인다.
너의 얼굴이 떨어지고 있는 낙엽 위에 그려져 있다.
'사랑해, 사랑해!'하고 가을을 끌고 가는 바람이 말했다.
'고마와, 고마와!'하며 흘러가는 강물이 기뻐 대답하였다.

푸르디 푸르던 너희 잎사귀들도 이젠 다시 땅의 일부가
되기 위해서 쓸쓸히 수분을 다시 엄마에게 돌려주고 가는구나.
하긴 나무의 일부가 되어 있던 때도 너희는 땅에서 벗어날 수 없는 존재.
땅이 있기에, 빛이 있기에 너희의 존재가 빛났었구나.
그래, 너희가 조용히, 기꺼이 가 주어야 다음 세대가 자신의
시간을 뽐낼 수 있지 않겠니. 사랑도 그와 마찬가지인 걸.....

함께 영원히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건 상록수의 사랑.
차라리 진한 푸른 색으로 주어진 시간을 함께 하다
황금색의 멋진 디자인을 대지에 선물하곤 가차 없이 가자꾸나.
벌레 먹어 어쩔 줄 모르는 상태로 오래 있기 보단
때가 되면 미련 없이 진한 키스 한 번 해 주고 번지 점프를 하자.
또 아니 땅 속 깊이 숨어 있다가 다시 나무의 영양분이 되어
비록 바로 다음 생은 아니더라도 몇 생을 기다리다 보면
화려하게 꽃이 되고, 생명의 기운이 넘치는 잎사귀로 피어날지......
4 Comments
김형준 2007.10.27 20:37  
낙엽들과 함께 걸어가고 있다. 빨강, 노랑, 황갈색...
색색 잔치에 온 천지를 감싸안아가고 있다.

죽음....

죽음의 계절이 올 것이다.
그래도 영원한 삶을 기억시켜주는 색은 남아 있을 것이고.....
김형준 2007.10.27 20:39  
환경을 아름답게 하기 위해 낙엽들은 다 쓸려나갈 것이다.
냄새나는 쓰레기들도 함께 다 가지고 떠나가면 좋겠다.
남을 생각하지 못하는 마음들도 다 실어가거라.....
김형준 2007.10.30 10:29  
죽이려고 하면 무슨 일을 못해.
하지만 코너에 몰린 존재의 행동은 예상 불가....
쓸데 없는 일에 에너지 낭비해서 손해보지 말고,
정상적인 상태로 되돌아 가는 것이 대단히 좋을 듯...
믿건 말건 그건 각자의 맘이고....
하든 말든 자유이지만 그렇게 하면 복이 많고 그렇지 않음..... 음음.....
김형준 2007.11.02 06:04  
낙엽이 처절히 피를 흘리고 있다.
그토록 가슴을 강렬하게 울리던
해와 바람의 자식들이 어찌도 저리
큰 아픔을 휘몰아오고 있는가.
그대로 낙엽을 밟으며 친구하며 사랑함이
너무도 소중해 행인들의 눈치는 보지 않고
무릎 꿇고 다 말라버린 쓸려가버릴
낙엽들에 내 자그마한 코를 내어주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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