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계곡 황금 날개타고   
(On the Golden Wing out of the Valley of Desperation)
                         
                                              김형준


전쟁의 소식 포연 속 피냄새 짙게 스미는 잔인한 이 날
혼자 어둔 구석에 쭈구리고 앉아 노래 흥얼거린다.
상처난 자연환경 온난화, 대기오염 반격의 칼을 뽑아 들면
빙둘러 서서 이기적 욕망 가면 홀라당 벗어 들고 속죄의 춤 춘다.

마약에 빠져, 술에 쩔어 길바닥서 내뒹구는 친한 벗위해
꽃소식 희망소식 전해주는 맑은 휘파람 소리 정성껏 불어본다.
성폭행에 어린 인생 멍들고, 처참한 살인 비명소리 고막 찢기어
찌든 땀방울 섞인 눈물비 내리며 한 서린 애절한 소리 잔잔히 울린다.

물끄러미 한강 내려다보다 아무런 말도 없이 떨어져 시들어간
그 젊고 안타까운 생명꽃 깊은 물 속 절규 찬 함성 큰 파장 일으킨다.
숨진 영혼 옅은 숨소리에 가슴 쥐어뜯다 소망의 하모니카 꺼내어 불며
허무히 사라져간 옛님 모습 저 멀리 떠오르는 새털처럼 살폿이 보듬는다.

인간 세상 허둥지둥 종말 향해 날뛰는 미친 말처럼 처절히 추락해갈 제
나지막한 둥근 언덕 위 앉아 희망과 사랑의 연 느긋히 띄워 함께 올라간다.
악취 심한 진흙탕에 몸과 맘 내맡기는 바닥 없이 암울한 절망계곡 속으로
뽀얗게 피어나는 소망새 황금 날개 타고 청아한 노랫자락 쉼없이 실어 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