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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곡밥이 되고 싶다

김순진 4 1162
오곡밥이 되고 싶다 / 김순진




나는 이웃에게 당뇨나 각기병을 일으킬 수 있는 쌀밥이다
맨밥만 먹으면 싱거워
청량고추 쫑쫑 썰어 넣은 된장찌개나
간장게장같이 짭짤한
젓가락에 꿰어 여러 입을 베어 물어야 먹어지는 무짠지나
무엇 하나 입에 맞는 건건이가 있어야만 하는
성인병의 주범인 흰쌀밥이다

파리 빨아먹은 밥처럼 힘이 없어 보였으므로
씹기엔 얌냠했으므로
사람들은 나를 오이씨 같은 흰 이밥으로 씹어댄다

차라리 방앗간 석발기가 고장 난 채 빻은
대조리 닳아 없어져 일지 않은
찌그러진 이남박으로도 떠내려 보내며 씻지 않은
그래서 함부로 씹을 수 없는 돌 섞인 밥이고 싶다.

물을 조금 되작되작하게 부어
후 불면 날아갈 것같이 생쌀 씹듯 씹어야하는 딱딱한
밤콩을 두어 이 없는 사람들이 우물우물하는 밥이고 싶다

날마다 변하는 일기만큼이나 변화무쌍한 삶
이젠 현미도 두었다가 흑미도 두었다가
아무 건건이 없이도 물 말고 고추장 풀어
꿀꺽! 마심은 당하지 않으려네

짭짤하여 아홉 가지 나물은 필요치 않으니
그냥 숟가락 하나만 있으면 떠먹고 싶은 밥
한 찬합 싸가지고 소풍가고 싶은 밥
일 년 열두 달 씹지  않더라도 반가운 밥
보름달 보듯 즐거운
오곡밥이 되고 싶다
4 Comments
바 위 2006.02.04 18:46  
  五穀飯 ~!@

많은 지혜로운 건강주심 입니다 *
오고밥 같은 만난
님이여 !
지혜 늘 배움 자주 주십시요...

思考  할수록 좋은 글입니다 ~

도레미파 솔

고맙습니다 ***
김순진 2006.02.05 00:11  
  권운 시인님!
늘 열심히 하시는 모습에서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좋은 말씀의 덧글 감사하구요.
과찬에 기분이 좋으니
저는 아직 그릇이 작은 사람인가봐요.
좋은 시 쓰려고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시인님^^~
장미숙 2006.02.05 19:42  
  우리의 전통음식인 오곡밥은 종합영양제~
저는 오곡밥과 함께 먹는 쌉싸름한 피마자잎 나물을
좋아하는데 김순진 선생님의 시를 보며..
며칠 후 정월대보름이 기다려집니다.
보내주신 <스토리 문학> 꼼꼼하게 독서하며
공부하게 되니 감사합니다~
 
김순진 2006.02.08 07:54  
  장미숙 시인님!
아름답게 사시는 것 같아 좋아보입니다.
이번 보름에는 맛난 오곡밥 지어
이웃과 나눠잡숫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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