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커뮤니티 >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
연주.감상후기, 등업요청, 질문, 제안, 유머, 창작 노랫말, 공연초대와 일상적 이야기 등 주제와 형식, 성격에 관계없이 쓸 수 있습니다.
단, 영리 목적의 광고성 정보는 금지하며 무단 게재할 경우 동의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기존의 회원문단은 자유게시판으로 통합되었습니다.

꿈 길에서 들리는 청아한 노래소리

김형준 5 850
멀리 있는 것만 같은 사람이 또 다시 성큼 가까이 오고 있다.
많은 다른 이들과 함께 한 자리에서 서먹서먹하리 만큼
서로 대화를 하지도 못 하고 그냥 거리를 두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속내를 비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끌리는 마음을 절제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1미터 정도 밖에 되지 않는 거리에서 서로의 얼굴을 보며,
서로의 음성을 계속해서 듣고 있는 데도 왜 마음은 외로웠을까.
확인할 수 없는 마음을 꼭 뚜껑을 열어 보고 싶은 맘은 또 무엇인가.

새벽 1시까지 갔던 길다면 길었던 토론의 끝은 당신이
떠나가는 길이었다. 어둠 속에서 비를 맞는 차를 끌고 가는 당신을
생각하며 안타까웠다.

조심해야 할텐데, 졸음이 찾아오면 어떻게 하나...
어두워서 좁은 길 끝쪽이 보이지 않아서 구르면 어떻게 하나...

기우인 줄 잘 알면서도, 당신이 조심스럽게 가실 것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또 걱정아닌 걱정을 하게 되고 만다.
나의 섬세한 성격 탓인 것을 어찌하리. 쉬이 바뀌지 않는 것을....

잘 가셨을 것을 알면서도 근심이 되는 것은
내 맘이 그대에게 많이 가 있게 때문인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그렇다고 전화로 잘 가셨나 그 다음 날 아침에 당장
확인해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럴 수 있는 관계이든 아니든
삶은 둘만이 사는 것이 아니므로 다른 이들을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늘 웃는 당신의 얼굴을 보면 참 기분이 좋다. 나를 만나도 웃고,
다른 누구를 만나도 웃는 그 얼굴을 보면서 걱정을 하기도 한다.
웃는 얼굴 뒤에 또 다른 찡그린 얼굴이 있는 것은 아닌지,
고통 속에서 신음하면서 'HELP!'를 외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장마비같은, 아니 장대비같은 눈물이 펑펑 쏟아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어찌하리오, 그것이 당신이 살아가는 삶의 방식인 것을.

좋아하는 사람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는 것도
너무 순진하다는 것을 쉬이 드러내는 행위일 것이다.
'수사법을 이해해야 해요!'라고 지나가는 말을 톡 던졌을 때
난 곧바로 '전 말씀하시는 것을 그냥 그대로 믿는답니다!'라 말했다.
더 이상의 말은 서로 오가지 않았다.
맘 속에서 흐르는 감정의 강의 변화를 느낄 수 밖에는 없는 것이다.

배를 만지니 강철같이 단단하다.
기습 공격을 했을 때에는 좀 물렁한 것 같기도 했는데,
이번에는 준비하고 있었는지 정말로 단단하다.
팔도 만져보니 예상보다 단단했다. 물론 과대한 힘을 준 것이다.
'간지럼 안 타요?'라고 말하는 당신을 간지러 보았다.
전혀 간지럼을 타지 않는 것이다. 아무리 긁어대도 끄덕이 없다.

'원래는 간지럼을 많이 탔었어요.
헌데 그것은 마음의 문제인 것을 알았어요.
'간지럽지 않아!'하고 맘 먹으면 정말 간지럽지가 않은 거에요.'한다.

그래, 모든 것이 마음 먹기에 달린 것이다. 누군가가 상처를 줄
의도를 가지고 말이나 다른 방식으로 공격해 와도 가볍게 넘길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면 큰 마픔을 겪지 않아도 된다.
헌데 작은 공격이 와도 그것에 대한 생각을 버리지 못 하고
오래 '끙끙' 되다간 마음 속에 큰 병으로 자리를 잡을 수도 있다.

오늘도 좋은 교훈을 하나 배웠다. 감사한 일이다.
5 Comments
김형준 2007.07.23 06:47  
  조금은 떨어져서 서로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너무 가까이 다가서는 것은 불길로 뛰어드는 것과 같다.
뜨겁다 보면 자연스레 몸을 사리게 된다. 그럼 더 멀어지고.
차분히 서로를 태우지 않을만큼의 거리는 유지해야 겠다.

그것이 오히려 아름다운 향기를 더욱 오래 지속시킨다.
송인자 2007.07.23 10:00  
  김형준님
참으로 예민한 분.
순진한 분
순수한 분.......인것 같네요.^^
 
김형준 2007.07.24 02:57  
  송인자님,
맞아요.
저는 '예순수' 그 자체이랍니다.

사랑이란 자유로 부터의 도피가 아니라
자유와 함께 흐르는 빛이겠지요.
김형준 2007.07.25 02:49  
  마음 속 깊이 아끼는 사람의 글이 오랜만에 떴다.
그저 그렇게 놔두고 싶다.
인연이란 억지로 붙잡는다고 떠나가지 않는 것이 아니다.
가는 인연은 그냥 가도록 내버려두고 싶다.
지친 것일까, 아니면 순리를 따르려는 것일까.

맘은 아직도 그대에게 머물러 있지만
몸은 세월의 노래를 흥얼거리며 또 다른 산을 오르고 있다.
김형준 2007.07.27 22:26  
  잊으려 해도 당신은 늘 내 마음 깊은 곳에 자리를 잡습니다.
'그러면 안돼!'하고 밀어내어 보지만 꿈쩍하지 않습니다.
달래드리기 위해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시도 써 보지만
오히려 당신이 나를 위해 부르는 노래를 듣곤 합니다.

차라리 당신을 위해 노래하고 춤을 추렵니다.
생각나면 나는 대로 당신과 껴안고 사랑도 나누렵니다.
즐겁게 실컷 함께 놀면 지칠 날도 오지 아니 하겠습니까.
그럼 떠나시겠지요. 보내드릴게요.
비록 장미의 가시에 찔려 피를 철철 흘릴지언정......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