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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보며

파도 8 1286
          눈을 보며

                  이경종 (유랑인)

희고 시린 눈이 저리 쌓여도
포근하고 따스해 보임은
덮음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작은 편편이 수북히 쌓임에도
풍만한 곡선을 이룸은
모나지 않은 덕을 지녔음일 것이다.

저 차거운 대지 위를
바람따라 쓸려 다니고
각양의 자국들을 선명히 지님은
순종의 미덕과 겸허한 포용을 가졌음일 것이다.

어느 덧 태양아래 녹아 자취를 다함은
온전히 자연의 운행을 따라
떠나갈 때  떠나가는
귀거래의 기쁨을 알고 있음일 것이다.

하,
얀,
이,
승,

하,
얀,
저,
승,

아무 일 없었던,
아무 말 없었던

무한 겁 세월 속
아름다운 아주 작은 탄생.
찰나의 유한 생 끝
경이로운 더 작은 소천.
8 Comments
산처녀 2006.02.10 23:12  
  아무일 없었던
아무말 없었던 눈은 쌓이고
윗말 동네 사는 산처녀는 미끄러워 꼼짝도 못하고
찰나의 유한 생 끝만 기다린답니다 .
流浪忍 2006.02.11 00:21  
  산처녀님~~
비닐푸대 한번 타보시지요~~ ^^
작은 탄생중에 반짝이는 즐거움으로...
고구마는 화롯불에 잘 익어가는데...
미끄러워 꼼짝 못한들 ~~~
무슨 조급함이 있을까요.. ㅎㅎ

건강하게 행복하세요~~
산처녀 2006.02.11 02:57  
  아 그러지 않아도 몇일전 눈온날 손녀를 데리고
비닐 푸대를 타보았어요 ,
우리 아기 눈을 들여다 보더니 " 할머니 눈이 예쁘다 "
그래요 .
어린 마음에도 순수해 보이는 순백의 아름다움을 느끼나봐요 .
금년도 좋은 사진과 글 기대 합니다 .
장미숙 2006.02.11 11:53  
  눈 내린 정경이 눈 앞에 펼쳐진 듯..
유랑인님의 푸근한 마음의 붓으로
잘 그려 놓으신 한 폭의 겨울풍경화에서
저도 깊은 성찰을 하게하시니 감사합니다~
풍금소리 2006.02.11 12:34  
  잘읽어보구가요
안개피어오르는 새벽강 만큼이나...
流浪忍 2006.02.11 12:37  
  어쩌면 이 겨울 이 눈이 끝이 아니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장 시인님 닮은 화사한 봄이 성큼 온거 같아요~
환절기 건강 유념하시고 건필하세요..  감사합니다.

우지니 2006.02.12 02:02  
  눈이 오면 손발이 시려워 아이구 추워 하면서도
눈 내리는 정경에는 모두가 한 마음으로
반가운 마음들이지요.
하얀 눈은 세상을 아름답게 한폭의 그림으로 만들고
일년내내 어지럽고 엉크러진 모습들을
품안에 안아서 부드럽고 포근한 어머니 가슴처럼
다 용서해 주는 자비를 가르치는 교훈을 남기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번 겨울처럼 너무 많이 내리면 안되겠지요.

유랑인님 눈에 대한 아름다운 시
잘 감상하였습니다.  또 다음 편을 기다립니다.

파도 2006.03.19 22:50  
  우지니 님 ~~  원민이 잘 있죠?  보고 싶은데~~
어느 새  봄이네요~~  환절기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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