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그런 사람을 가졌는가?
날씨도 점점 추워지고.. 시원한 것 보다는 따뜻한게 더 그리운 계절이잖아요..
그래서.. 이 시를 읽고 있으면 갓 구워낸 빵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따끈따끈 모락모락~~^^
가을이라는 계절이랑 많이 어울리는 시예요.. 제 생각에..^^
그대는 그런 사람을 가졌는가?
함석헌
만릿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맡기며 맘 놓고 갈 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이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도
'저 맘이야' 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꺼지는 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만은 제발 살아다오' 할
그런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불의의 사형장에서
"다 죽어도 너의 세상 빛을 다하여 저만을 살려두거라"
일러줄 그런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 때
"저 하나 있으니" 하며 빙긋이 눈감을
그런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의 찬성보다도
"아니" 하고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