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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기운을 느끼며

임승천 11 1058
  오늘 하루는 오랜만에 시골에서 모든 것을 잊고 봄기운을 가득 느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조제선"시인이 사시는 충남 공주시 의당면 중흥리로 무조건 향했습니다. 춥지 않은 날씨에  곳곳에 잔설이 있었지만 양지 바른 곳에는 풀들이 파랗게 자라고 있었습니다. 전화를 하니 반가운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오랫동안 함께 시낭송을 운영한 인연으로 지금까지 시적 교류를 이어오고 있답니다. 중흥리에 도착하여 차문을 열고 밖에 나가니 공기가 너무 좋았습니다. 바로 조제선 시인을 만나 "중흥저수지"로 가서 둑길과 저수지 주변 오솔길을 걸었습니다. 도중에 토끼나 고라니의 배설물이 곳곳에 보였습니다. 저수지는 아직 얼음이 얼어 있었지만 봄기운이 점점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중흥저수지의 봄은 분명 푸르고 아름다울 것입니다. 조제선 시인은 겨울 철새가 많았는데 지금은 저수지가 얼어 보이지 않으니 너무나 가엽게 느껴진다고 했습니다. 자연을 사랑하는 시인의 순수한 마음이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이어 "박재삼" 시인의 묘소를 찾았습니다. 동네 사람들에게 물어 찾아간 묘소는 동쪽을 향해 있고 따사로운 햇볕을  가득 쬐고 있었습니다. 원래 삼천포의 시인이었지만 "강경훈" 시인이 박재삼 시인이 살아계실 때 돌아가시면 자신의 선산에 모시겠다는 약속을 그대로 지켜 이 곳에 모시게 되었답니다.너무나  아름다운 시인의 마음입니다. 가장 한국적인 정서를 노래한 박재삼 시인, 살아계실 때의 모습을 그리며 그분의 위대한 시사적 업적을 생각해봤습니다.
  다음으로 동혈사를 찾았답니다. 아주 조그만 절로 한 사람의 모습도 볼 수 없었지만 인경소리만이 봄바람에 조용히 소리를 내고 있었답니다. 아주 조용함 속에서 또 하나의 내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오르는 계단을 따라 진달래가 뜨거운 봄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멀리 보이는 저 남쪽 어디쯤 봄이 오고 있겠지요."조제선" 시인 집에서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고 마곡사쪽으로 차를 몰았습니다. 제 가곡 작품의 배경이 되었던 통천포를 지나게 되었습니다.배나무들이 돌아올 봄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산자락마다 봄기운이 가득했습니다. 물길을 따라 드라이브를 하고 집에 돌아와 어머니하고 뒷동산에 올라 그 옛날처럼 냉이를 한 웅큼 캐왔습니다. 냉이의 독특한 냄새가 가득합니다.
  오늘 하루는  너무나 편안하고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동호회원 여러분 모두에게 봄기운 알리고 싶어 이렇게 적었답니다. 좋은 가곡 많이 들으시고 "국민 1인 1애창가곡 갖기 운동"에도 적극적인 동참을 기대합니다.
 
11 Comments
장미숙 2004.02.16 23:10  
  좋은 여행이셨군요.
여기 내마음의 노래에도
선생님께서 가져오신 봄내음이 가득합니다~
오숙자.#.b. 2004.02.17 00:45  
  임승천 선생님,
봄 나들이를 다녀 오셨군요
더우기 박재삼 시인 묘소도 다녀오시구요,
박 시인님 돌아가시기 몇해전 명보극장 옆 다방에서 인류학 교수와 함께 몇차례 만나 뵙고 냉면도 함께 드시고 시와 음악 얘기 나누며 시집도  주시었던 일이 이제는 지난 추억이 됐습니다.

냉이의 봄향기가 문호리 까지 전해 오네요~~
서들비 2004.02.17 09:56  
  시인의 봄은 시로 다가오는군요.
 참 부럽습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아름다움을 읽을줄 아는 마음의 눈과
 고운 봄을 나누어주시는 마음.........^^*
바다 2004.02.17 10:29  
  임승천 선생님의 글을 읽으니 저도 봄나들이를 가
온누리에 가득한 봄을 가슴에 담아 오고 싶군요.
여기서도 남자분들의 자유를 봅니다. 부럽습니다.
whlee 2004.02.17 17:00  
  50여전 제 고향소식 전해주시려 봄마중 다녀오셨군요
가슴이 뭉쿵합니다. 고향의 모습을 시인의 글로 옮겨주시니..
중흥리,도신리,태산리,용현리가 옹기종기 모여있는 부락입니다
제 어릴적 고무신 끌고 다니던 고향의 논두렁,밭두렁이 눈에 선합니다
감사합니다

임승천 2004.02.17 17:30  
  장미숙님, 오숙자 교수님, 서들비님, 바다님,whlee님, 봄기운을 가득 전해 드립니다. 새로운 생명의 소리가 가까이 들리는 것 같습니다. 우리의 가곡도 많은 분들이 사랑해 주어 새로운 생명을 가질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습니다. 돌아올 봄, 아름다운 꽃향기로 다가오길 기원합니다.감사합니다.
꽃구름언덕 2004.02.17 20:52  
  임시인님의 그런 날들이 또 다른 작품의 소재가 되겠네요.
저도 매화꽃핀 섬진강가 지리산의 봄을 보고 왔는데
노래를 지을 언너를 아직 고르지 못하니 선생님의
봄 작품을 기대나 해야지요.
행복한 봄날 되세요.
아까 2004.02.18 07:29  
  임승천 시인님.

전 아직도 봄이 오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되는 줄 알고 있었습니다.
벌써 새싹?
아직은 겨울인데?

시인님의 봄소식을 접하고 자세히 보니 정말 새싹이 돋아나고 있었습니다.
어머니와 냉이를 캐셨다구요?
한폭의 그림입니다.
올봄에 냉이국을 4번 끓였답니다.
그런데 두 녀석은 냉이 냄새가 역겹대요.
강제로 먹였습니다.
저희집 애들은 인스턴트 음식에 길 들여진 애들도 아닌데 왜 냉이 냄새를 맡지 못할까요?
추억이 없어서일까요?
아직은 미각이 발달하지 못해서 일까요?
오늘 저녁엔 냉이 된장국을 끓여야 겠습니다.
봄소식 감사드립니다.
시인님의 봄소식이 아니었더라면 새싹 구경 한번 못하고 땀 흘리는 여름을 맞이할 뻔 했습니다.

유랑인 2004.02.18 12:35  
  좋은 곳에서 좋은 벗을 만나셨군요..  제 처가가 유구라 마곡사 통천포 그쪽은 자주 가보는데 좋은 곳이죠?  좋은 시감을 담뿍 담아오셨으리라 기다려집니다..
김건일 2004.02.18 13:33  
  임승천시인을 선거를 통하여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많이 미안 했지만 사람을 처음에 잘 사귀지 못하는 나는 이런 기회라도 있었는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만약에 그런 기회가 없었다면 그냥 임승천시인이 계시구나 하고 마음으로만 알고 있었겠지만 사람이 절실히 필요할 때 그 사람의 존재 가치를 더욱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많은것을 배우고 많은것을 깨달았습니다.
가장 바쁜 가운데 임승천시인님의 글을 깊이 음미하며 읽고 있습니다.
나도 시골 출신이라 시골을 너무나 동경해서 시골에다 농장을 마련 했지만 실패에 가깝습니다.
재도전할 생각 입니다. 글을 읽고 마음이 편안해 졌습니다.
임승천 2004.02.20 13:40  
  꽃구름언덕님, 아까님, 유랑인님, 그리고 김건일 시인님. 부족한 글 읽어주셔 감사합니다. 봄기운이 아주 가까이 와 있습니다. 좋은 가곡과 함께 유익한 매일이 되길 빕니다. 하시는 모든 일도 잘 되시길 빕니다. 관심과 사랑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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