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가난하므로 행복하였어라
한 모금의 물도 감사 없이 마시지 않고
한 줄기 햇살도 헛되이 받지 않아
푸른 잎새의 순수한 마음으로
자연을 바라, 나 가난하므로 행복하였어라.
대지의 푸르렀던 시절이 가고 시린 겨울의
헐벗은 계절이 닥쳐와도 꿋꿋이 견디어
진주를 키우는 마음으로 인내하며
봄을 기다려, 나 가난하므로 행복하였어라.
밤하늘에 수없이 반짝이던 별들을 볼 때
어둡고 소외된 긴긴 밤, 인생을 배워
가난한 맘으로 나를 아파하며
고뇌 할 때도, 나 가난하므로 행복하였어라.
행복은 결코 환경에 의해 좌우되지 않음을
깨달은 후, 내 한 몸 벌거벗은 빈손으로도
나 지쳐 울지 않고 내일을 기다려
희망처럼, 나 가난하므로 행복하였어라.
잃어버린 첫 사랑의 슬픈 이야기를 낙엽처럼
태우면서, 내 마음 파도같이 무너질 때도
헤어짐의 긴 그림자를 홀로 밟고 서서
다시 만남 꿈꾸며, 나 가난하므로 행복하였어라.